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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영화,서적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아이웨이웨이:인간미래>

다보등 2022. 3. 25. 13:58

<<아이 웨이웨이 : 인간미래>>는 회화, 사진에서부터 영화, 설치, 건축, 공공미술, 전시기획, 출판 등 전 방위적으로 활동하는 아이 웨이웨이(1957~)의 예술 세계를 소개한다.

1957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으며, 문화혁명기에 아버지가 반우파 운동으로 인해 '하방'(下放, 중국 문혁기에 도시 청년과 지식인들을 농촌으로 보내 농민과 지내게 한 정치 운동)되면서 중국 서부 신장 지역에서 성장했다. 아버지가 완전히 복권된 후 1975년 베이징으로 돌아왔고 1978년 베이징영화학원 애니메이션과에 입학해 1979년 현대미술 그룹 '성상화회'에서 활동했다. 1981년 뉴욕으로 건너가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재스퍼 존스 등의 작품을 접하면서 현대미술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확립해 나갔다. 1993년 아버지가 병환으로 눕자 다시 베이징으로 귀국 하였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인 '베이징 국가 체육장'(종종 '새의 둥지'로도 불린다)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전시 제목 '인간미래'는 그의 예술적 화두인 '인간'과 '(현재보다 더 나는) 미래'를 결합한 것이다.

아이 웨이웨이의 삶과 예술은 존엄한 인간으로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기쁨과 분노를 표현할 수 있는 삶을 누려야 하며 또 그런 삶을 지금부터 앞으로 올 미래세대까지 모든 타인들이 함께 누리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검은 샹들리에, 2017-2021

 

아이 웨이웨이가 가장 중시하는 건 표현의 자유다. 그 자유를 맹렬히 쫓고 지키려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가 됐다. 

중국 정부의 억압에 도전과 도발, 저항으로 맞선다. 이 반골 기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원근법 연구 1995-2011'(2014)연작이다. 백악관 같은 국가 권력기관, 루브르박물관 같은 미술 권력을 지닌 기관 등지에서 건축물을 소실점에 두고 자신의 중지를 펴보이는 일련의 퍼포먼스를 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기존 질서, 위계, 권력, 주류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의미를 담았다. 그 시작은 1989년 6.4항쟁이 벌어진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서 1995년 몰래 촬영한 가운뎃손가락 사진이다.

 

 

 

도자기라는 매체는 '색을 입힌 화병들'(2015)에서 변용된다 신석시 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를 공업용 페인트에 담갔다 빼냈다. 유물 가치 훼손을 어떻게 봐야 하나, '20세기 이후 도시 개발과 현대 도시 건축을 위해 역사적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관행'에 대한 환기로 미술관은 해석한다.

 

'색깔 입힌 화병'과 '한나라 도자기 깨트리기' 퍼포먼스

 

조명, 2009

2008년 쓰촨 대지진 발생 후, 아이 웨이웨이는 지진으로 붕괴 된 학교 건물과 관련된 부패 스캔들에 대해 적극적인 조사를 하였다. 또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모아 무료로 배포했다. 블로그는 2009년 5월 폐쇄당했지만 아이는 트위터와 유튜브에서 활동을 이어나갔다. <조명>은 2009년 8월 12일 아이 웨이웨이가 탄줘런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청두에 갔을 때 새벽 5시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음악가 주오샤오 주저우와 함께 두 명의 경찰에게 둘러싸인 순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2011년 4월 3일에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에서 '경제 범죄'혐으로 체포되었다. 그는 기소없이 81일 동안 구금되었다. 

 

 

 

전시는 지하1층으로 이어진다. 양측으로 걸여 있는 작품은 12간지를 나타낸다. 재료가 레고이다.

레고로 만든 작품이라 하여 언듯 이해를 잘 못했는데 직접 보니 알겠더라.

 

12지신 두상, 2019

 

12지신을 레고로 표현한 <12지신 두상>

레고라는 서양의 재료가 아이 웨이웨이의 손을 거쳐 동양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옥의>는 대나무로 된 12m에 달하는 거대한 인체 형상이다. 제목이 옥의玉衣인 것은 인체 형상이 2000년 전 한나라 시대 황제의 무덤에 사용되었던 옥으로 된 갑옷을 닮았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의 기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흔적으로 남아있다. 인류 문명은 한 줄기 강과도 같이 아주 먼 곳에서부터 흘러 흘러 오늘의 모습을 하고 있다. 누구든지 이 강이 어떤 경험을 해왔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오늘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ㅡ아이 웨이웨이

 

<옥의玉衣>, 2015

 

중국의 전통과 현대 미술을 대립하는 형식으로 표현한 <코카콜라 로고가 있는 신석기 시대 화병>이다.

 

코카콜라 로고가 있는 신석기 시대 화병, 자기 꽃이 담긴 자전거 바구니

 

 

 

<구명조끼 뱀>은 레스보스 섬에서 난민들이 벗고 간 구명조끼를 연결한 것이다. 그 작품은 <천장의 뱀>(2008)이다. 가방의 주인은 세상을 떠났고, 구명조끼의 주인도 없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이 남긴 흔적에 주목한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들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 일깨운다.

 

<구명조끼 뱀>, 2019, 구명조끼 140벌

 

중국의 고사에 한 화가가 용을 잘 그리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어느 날 실제 용을 보고, 자신이 그간 그려온 것은 뱀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눈앞에 뱀의 형상을 보고 있지만 우리는 이 비극의 실체를 온전히 알지 못한다. 조끼의 주인들, 가방의 주인인 아이들, 그들은 왜 그 고통을 겪어야 했을까?

누구에게 그 책임을 묻고, 어떻게 재발을 막을 것인가? 천장의 뱀은 진행중인 문제를 환기시킨다.

 

 

 

난민과 인권 문제를 다른 아이의 대표작 '빨래방'은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국경의 이도메니 메이크쉬프트 캠프에서 수집한 옷과 신발로 구성된다.

발칸 반도로 이동하는 경로로 알려진 이도메니에서 유럽으로 건너가는 마케도니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캠프가 점점 확장되었다. 2016년 5월 말, 그리스 정부는 이도메니 캠프를 비우고 거주 중인 난민들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난민과 인권문제를 다른 대표작 <빨래방>, 2016,옷걸이에 걸린 옷 579벌, 신발 32

 

아이 웨이웨이는 캠프에 남겨진 물품을 수집하고, 베를린 스튜디오로 가져가서 세심하게 세탁하고, 수선하고, 다림질하고, 목록을 만들었다. 신생아용인 보디슈트부터 특별한 날 입어야 할 것 같은 어린이용 드레스, 알록달록한 물방울무늬의 작은 바지 등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입었던 옷이다.

구명조끼와 철근에서처럼 이 <빨래방>은 지금 여기 부재한 사람들의 존재를 불편하게 환기시킨다.

 

<민물 게>, 2011

도자로 만든 <민물 게>는 아이 웨이웨이가 2010년 상하이 정부가 스튜디오를 파괴했을 때 개최한 연회를 기념하는 작품이다. 민물 게는 중국에서 특별한 요리 중 하나이지만 현대 사회에서 불온한 요소를 대변하기도 한다. <민물 게>는 정부가 내세우는 술로건인 '화해'와 동음 이의어로, 안정을 추구한다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검열을 뜻하는 속어로 사용된다.

 

 

 

마지막 공간에 11편의 아이 웨이웨이의 영상 작품들이 전시 되어 있다.

<부유<, <칼레>, <2003년의 배이징>, <살아 있는 자> 등 영상마다 분위기도 주제도 다양하다.

 

아이 웨이웨이 '나무'

 

<나무>는 중국 북부 산악지대에서 수집한 은행나무, 녹나무, 삼나무 등의 죽은 나뭇가지와 뿌리, 그루터기 등을 조합하여 만든 것이다. 여러 조각을 합쳐서 만든 이 나무처럼 우리가 사는 사회도 서로 다른 개인들이 모여 이뤄진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아이웨이웨이 전시를 보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다른 매체로 간접적으로 볼 수 있지만 마침 내한 전시를 하고 있고,

아이 웨이웨이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작품 세계를 이렇게 직접 보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또 아이 웨이웨이 전시장 옆으로는 <올해의 작가상 2021>전시도 하여 내친김에 감상을 하였다. 

김상진, 박정아, 오민, 최찬숙 작가들의 전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SBS 문화 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현대미술의 가능성과 비젼 그리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작가들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시상 제도라고 한다.

두 개의 전시를 보고나니 머릿 속이 흐뭇하게 충만해졌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어쨌든 보고 싶은 전시를 보았다.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한 날이다~~^^*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 전시는  2022년 4월 17일까지이다. 

서울관 통합권 :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