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아침 하늘이 분홍이었던 날 본문

일상스케치

아침 하늘이 분홍이었던 날

다보등 2022. 9. 8. 22:42

역대급 태풍 힌남노 소식으로 뒤숭숭하고 긴장감도 역대급이었다.

기어이 남쪽 지역에 많은 피해를 주고 서둘러 떠난 힌남노,

잘 가라~~ 다신 오지 마라!

 

9월 6일 아침

하필 힌남노가 상륙한다는 6일이 남편 건강검진이 있는 날이라 며칠 전부터 걱정이었다.

6일 자정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거제 쪽에 상륙할 것이라는 뉴스를 들으며, 그 아침에 병원을 제대로 갈 수나 있을지 걱정이었다. 혹시나 비바람이 심하여 운전해서 가기에 적절치 않으면 전철로 이동을 해야겠다는 각오(?)까지 하였다.

어쩌다 보니 검진 예약을 미루지도 못하고 당일날 아침이 되었다.

오전 7시, 하늘이 쫌 흐리긴 하지만 비는 안 오니 다행이라며 집을 나섰다. 가다 보니 서쪽 하늘이 파랗게 개이고 있다.

벌써 태풍이 지나간 건가? (그땐 몰랐는데 오전 7시 10분쯤에 울산 앞바다를 빠져나갔다고 하였다)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이대 서울병원으로 가는 길은 엄청나게 많은 차량들로 거북이걸음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출근시간대라 서울 방향으로 나가는 차선은 꽉 막혔으나 마곡동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교차로만 아니면 사정이 나쁘진 않았다.

검진 예약이 오전 8시였으나 8시 20분쯤 병원 도착을 하였다. 

남편을 먼저 병원으로 올라가라 하고 나는 주차를 하고 남편 검진이 끝날 때까지(12시가 넘어서 마치고 나왔다)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며칠 내내 비가 오더니 태풍이 빠져나간 후 너무 맑은 하늘과 흰구름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이대 서울병원.

아들이 다니는 회사에서 매년 부모님 중 한 분을 지정된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하게 되어있다.

하필 이대 서울병원은 집에서 먼 곳인데 신청을 해놔서 할 수 없이 온 것이다. 

작년에 내가 받았고 올해는 남편이 받기로 하였다.

일반 병원에서 하는 공단 건강검진보다 회사 지정병원에서는 검진 종류도 많고 수면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도 무료이다.

 

 

 

 

9월 7일

어제부로 태풍은 지나갔고,

오늘 아침에 해가 뜨는 시간에 하늘이 분홍색이다.

베란다 옆으로 바짝 붙어서  분홍빛 동쪽 하늘을 향해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정말 아름다운 아침 하늘이다.

 

 

 

그동안 그 난리 북새통에도 코로나를 잘 피해 가나 싶었는데 며느리와 손자가 확진을 받았다. 아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아들은 지난 2월에 확진을 받은 적이 있었고 그때도 며느리와 손자는 괜찮았다. 

갑자기 나도 비상이 걸렸다. 당일 오후에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난다는 손자를 보살피다 퇴근한 며느리가 와서 애를 데려갔다. 그리고 둘 다 양성이 나왔다. 그러니 나도 혹시 감염이 되었을 수도 있으니 어제오늘 비상이다. 아침저녁으로 진단 키트로 검사를 하니 다행히 한 줄이다.

컨디션도 이상이 없다. 자꾸 신경을 쓰니 열이 나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하도 뒤숭숭하니 남편이 결단을 내렸다. 이번 추석 차례는 지내지 말자고.

갑자기 내린 결정이라 당황스럽긴 하다. 

오늘 아들네 집에 반찬 몇 가지를 해서 갖다 주고 왔다. 손자가 좋아하는 간식거리도 챙겨서 갔다 주었다.

집 앞에 두고 오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 

 

차례를 지내던 말던 음식은 해야겠다. 요즘은 음식을 많이 하지 않으니 혼자 해도 큰 일은 아니다.

태풍 오기 전에 사다놔야 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토요일에 생선이며 육고기 등 명절 장을 봐 두었다. 

내가 확진을 받은 것도 아닌데 명절 음식을 안 하기도 그렇고 누가 먹던 해놔야 하니까...

 

심난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다.

 

'일상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분 좋은 일, 당황스러운 일  (26) 2022.09.25
속이 다 시원하다  (40) 2022.09.21
8월 중순, 일기 모음  (24) 2022.08.23
오징어 실채로 만들어본 밑반찬  (14) 2022.08.22
안양천 상류 비온 뒤 모습  (18) 2022.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