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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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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구석구석~~/경상도

친구를 만나러 하동에 가다

다보등 2023. 4. 19. 13:46

귀향한 지 4년이 된 오랜 친구(언니)의 초청으로 하동으로 가는 금요일 저녁,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오후  7시 30분 하동행 버스가 출발을 하였다.  버스는 빈자리 없이 만석이다. 경상도로 들어서며 언젠가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구례에서 대부분의 승객들이 내렸고, 화개장터와 하동읍에서 남은 승객들이 내리고 마지막 목적지 하동터미널에는 우리 세 명과 다른 승객 한 명만이 내렸다. 하동까지는 4시간이 걸렸다. 밤 11시가 훌쩍 넘은 하동터미널에 구름재 언니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그 늦은 밤에 언니는 부랴부랴 산나물 등을 넣은 부침개를 부치고 엄나무순, 두릅을 데쳐서 내놓았다. 퇴근하자마자 버스를 탄 선화는 배고픈 김에 잘되었다 하고, 나랑 동현언니는 사양할 것도 없이 젓가락을 찾아들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만날 수 없다가 이렇게 만나니 할 이야기가 넘쳐났다. 더군다나 언니의 하동살이는 흥미진진하여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새벽같이 일어난 언니는 우리들 아침상을 차려 놓으셨다. 아침은 생략해도 될 터이지만 대부분 밖에서 사먹게 되고 그러다 보면 집밥 한끼 먹지 못하게 되더라면서 아침을 차렸단다. 

이렇게 다정하고 고마운 언니는 49년 생으로 경남 하동이 고향이다. 하동 고향 친구들이 귀향을 권하여 오래 망설이다 결심을 하고 몇 년 전 하동으로 내려왔다. 고향이긴 하지만 오래 나가 있던 터라 낯설고 물선 고향인데 친구들이 있어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인근에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을 맡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복지관에서 사진이며 기타며 플룻을 배우기도 하고, 원래 서예(초대작가이기도 한)를 하시던 분이라 다시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고향에서의 느린 삶에 대해 자랑이 끝이 없다.

 

 

곧 비라도 내릴 듯 잔득 흐린 하늘이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섬진강이 보인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 장터엔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게 된다. 강 건너편이 전라도 매화꽃으로 유명한 동네이다. 아래로 보이는 하동 송림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다. 전주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하동으로 온 애니언니가 도착(전주에서 하동은 두 시간 거리)을 하고 우리는 짧게나마 송림을 걸어 보았다. 

 

 

경남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 일원에 있는 수령 약 300년의 소나무 숲이다. 하동 송림(천연 기념물 제445호)은 강바람과 모래바람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림으로 섬진강 변 백사장에 소재한다고 하여 '백사 송림' 또는 소나무가 푸르다는 의미의 '하동 창송'이라고도 한다.

하동 송림을 '창송蒼松'이라 부르는 것은 '창(蒼)'이 푸르다.우거지다.늙다 등 여러 의미로 쓰여 '푸른 소나무'라는 의미 외에 노송을 뜻하는 면도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인 내일 섬진강 마라톤이 열리는 관계로 송림 일대 주차장도 폐쇄되었고, 섬진강 일대 도로 교통 통제를 하고 있어 송림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고 순천만국가정원으로 이동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