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폭우와 폭염으로 정신없던 7월이 지나갔다 본문
세상에나 이렇게 더울 수가 있나?
한여름이니 한낮에 더운 건 당연하다지만 더워도 너무 덥고 거기다 그냥 밤낮없이 덥다.
또 장마라고 하지만 비가 내렸다 하면 억수같이 쏟아지곤 한다. 그러니 감당하기 어렵게 비 피해도 엄청났지.
8월은 좀 나을까 싶지만 택도 없어 보인다.
여전히 전국이 폭염주의보다.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지구가 끓고 있다.
10년은 된 우리 집 에어컨이 요즘 종일 열일을 하고 있다.
너나없이 에어컨을 틀지 않고는 살 수 없는 폭염인데 이러면 지구가 점점 더 아플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에어컨이고 뭐고 안 틀 수가 없다.
일전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엘 갔다가 병원 가까이 있는 구로시장엘 잠시 들렀다.
마치 중국의 한 시장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구로구 일대에 중국교포나 중국인들이 많은 동네라는 걸 잠시 잊었다.
이때가 음력 오월 단오 전이라 중국 단오절 음식인 쫑즈(粽子)를 파는 가게들이 많았다.
쫑즈는 전국시대 초나라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이 간신의 모함을 받아 결국 강에 투신을 했을 때 주민들이 슬퍼하며 그 시신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물고기 먹이로 대나무 잎에 밥을 싸서(쫑즈) 강에 뿌렸다는 것을 기원으로 하는데, 굴원을 추모하는 마음이 지금까지 전해 오고 있다.
6월 여름으로 접어들며 모감주나무에 노란 꽃이 폈었는데 꽃 진 그 자리에 꽈리를 닮은 열매가 달렸다.
주렁주렁 달린 열매를 보며 저것이 먹는 과일도 아닌 것이 쓸데없이(?) 실하게도 달렸다.
모감주나무 꽃이 피면 장마가 온다며 장마나무라고도 한다는 걸 연꽃 님 한데 들었는데 아닌 게 아니라
그 후에 정말 장마가 시작되었다.
비가 한바탕 내리고 그친 오후에 잠시 산책을 하였다.
초록초록한 풀들이 그려놓은 이런 모습이 예뻐 보였던 날이다.
아이슬란드!
언젠가 오로라를 보러 가자고 코로나가 시작될 때 친구들과 적금을 들었는데 제법 통장이 두둑해졌다.
이제 맘만 먹으면 언제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아 미리 정보라도 알아둘까 하고 책을 몇 권 빌려왔다.
사실 이 책 말고도 이후로도 몇 권을 더 가져다 보았다.
책을 읽다 생각해 보니 역사 유적지도 아니도 그저 대자연을 즐기러 가는데 뭔 책을 이렇게 열심히 보아야 하나
싶어서 책 보기는 관뒀다.
언젠가 가게되면 아이슬란드에서 차를 렌트하여 운전을 도맡아 하겠다는 후배가 있으니 일단은 든든하다.
도서관 가는 길에 작은 공원을 지나면서 보니 '뱀 출몰지역'이라는 주의 안내가 있다.
어머나!!
이런 도심에 웬 뱀 이래?
누가 뱀이 나타난 걸 보고 신고를 했나?
그럼 그 뱀은 잡았나?
무서버라~~ㅠ
최대한 가볍게 아침을 먹기로.
날도 덥고 하니 하루 두 끼만 먹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데
남편은 기어이 세끼를 다 먹어야 한다.
제라늄이 볼품없이 키만 크고 어수선하여 몽땅 잘라 버렸더니 여기저기서 싹이 났다.
이번엔 제대로 예쁘게 자랄는지 모를 일이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이런 제과점이 있다는 것도 몰랐지만 이 빵을 사는 데 매일 아침 오픈런을 해도 사기 쉽지 않다는 귀한 빵이란 걸 몰랐다.
수영장 멤버들이랑 점심을 먹는 날에 요즘 직장에 나가게 되어 수영장에 나오지 않는 친구가 있는데,
그녀가 일부러 이 날에 시간을 내어 빵을 사 와서 한 봉지씩 나눠 주었다.
오랜만이라 그저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근황을 물으며 점심을 먹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라는 거창한 빵집 이름이 신기하긴 했지만 그런가 보다 했다.
나중에 서야 알고 사례를 하고 또 했다.ㅋㅋㅋ
혹시 ‘서울시 종로구 런던동’을 들어보셨나요?
'런던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종로구 안국동에 위치한 ‘LONDON BAGEL MUSEUM’이라는 베이글로 너무나 유명해진 빵집 때문입니다.
이 집 주인이 런던을 길게 여행하다가 버러우 마켓 인근에 있는 ‘Monmouth Coffee(런던에서 드립커피로 유명한 카페)’를 자주 찾게 되었는데, 그 집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게 바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랍니다.
그녀 덕분에 이런 유명 빵을 먹어 보게 되었다.
내가 아는 베이글과 뭐가 다른가 먹어 보니 엄청 쫄깃하다.
요즘 소금빵이 유행이라서 인지 니 입엔 조금 짭쪼름하다.
크림을 듬뿍 발라 먹으면 훨씬 맛있을 것 같은데 크림이 없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다.
달빛이 방으로 환하게 비치던 어제는 8월 2일로 음력 16일이었다.
달빛이 어찌 밝은지 불을 끄고 누웠다가 일어나 하늘을 보았다.
달을 싸고 있는 구름이 요상하여 사진을 찍었다.
참으로 이상하고 아름다운 밤하늘이었다
8월 달력을 넘기니 입추도 보이고 말복도 보인다.
낮이 짧아졌다.
알게 모르게 계절은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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