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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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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스케치

이름은 모르지만

다보등 2023. 8. 15. 14:47

우리 집에서 제법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는 식물 중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것들이 몇 개 된다.

오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붙박이들로 대부분 십 년 이상된 묵은둥이들이다.

광명으로 이사오며 대부분 처분하고 그중 오래된 것들만 몇 개 챙겨 이사를 왔고, 후에 꽃집에서 새로 구입한 것들은

왠지 오래지 않아 시들시들 죽곤 하였다.

그러니 이래저래 남은 것들은 십 년 이상 묵은둥이다.

요며칠 나를 행복하게 해준 식물들이 있어 자랑삼아 올려 보았다.

 

 

누가 이름을 알려 주세요

 

 

화분 크기는 손으로 쥐면 손바닥에 속 들어오는 작은 화분이다.

이 작은 화분에 심어놓은 식물은 처음에 심어 놓았을 땐 그냥 잎사귀만 두어 개 있는 것이었는데 어느 날 잎도 새로 나고 하더니 어느 날 잎 가장자리에 저게 뭔가 싶은 새끼들이 조랑조랑 달렸더라.

처음엔 감이 잡히지 않아 뭐지 하고 돋보기로 보아야 했다.ㅋㅋ

이름도 모르는 저 식물이 너무 신기하고 예뻐서 온 동네방네(?) 자랑을 했다.

아마도 저런 모습이 신기하여 어디선가 업어온 것일 터인데 정작 어디인지 생각이 안난다.

화분을 조금 더 큰 데로 옮겨 줘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누가 이름을 알려주세요

 

이 녀석은 사연이 더 길다.

15년 전 서울로 이사 오고 동생이 서울 이사 온 언니 남이섬 구경시켜준다며 갔다가 동생이 남이섬 안에 있는 꽃집에서 사 온 다육이다.

그때 제법 가격이 좀 나갔던 것 같은데 어느 날 동생네 갔더니 처음 예뻤던 모양은 어디 가고 상태가 시원찮았다.

곁가지 하나를 떼어다 우리 집에 옮겨 심었다.

그러고는 그냥저냥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듯 없는 듯 그리 같이 살았다.

십수 년이 지났으니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제법 자라긴 했다.

그랬는데 오늘 갑자기 꽃이 눈에 들어왔다.

느낌이 이상하여 화분을 돌려보았더니 어머어머!!

어쩜 이렇게 예쁜 꽃이라니 나는 정말 놀랐다. 

사실 꽃은 엄지손톱만 하다. 

어찌나 기쁘던지

이것이 꽃이 피는 거였구나. 

꽃 사진을 보내고 설명을 해도 동생은 그런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지 어찌 기억을 하겠나~

꽃을 발견한 지도 벌써 보름이 지났다.

아직은 여전히 꽃이 피어있다.

제법 오래간다.

 

 

 

 

나무 모양이 좋아서 기르기 시작한 벤자민이다.

이것도 13-4년은 되었나 보다.

벌레가 끼면 약도 뿌리고 잡아내기도 하다하다 안되면 가지를 다 잘라버리고 기둥만 남겨 놓기도 하였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부지런히 잎을 내어 멀쩡하게 또 무성해지곤 하는 벤자민이다.

사실 뿌리 채 뽑아 버릴까도 고민한 나무이다. 벌레가 은근히 잘 생기니 감당이 안되어서.

그런데 이 나무는 탱자같은 열매가 달린다. 이 나무를 살 때 처음부터 열매를 맺는다는 말을 들었고

늘 열매를 맺고 떨어지고 하니 우리 집 벤자민이 열매를 맺는 것은 신기한 것은 아니다.

늘 보아오던 벤자민 나무 열매라 신기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데 다들 신기하다고는 하더라.

꽃도 없이 열매를 맺는다.

마치 무화과처럼.

지금은 파란색이지만 좀 있으면 탱자처럼 노란색으로 익는다. 크기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유리구슬만 하다.

먹을 수는 없지만 열매가 달리는 덕분에 아직 우리 집에 남아있는 나무이다.

벌레 때문에 여간 속을 썩이는 게 아니라서 진작에 내쳤을 것인데.ㅎㅎ

 

 

 

어느 날 산책길에서 무궁화가 한창 예쁘게 피었더라.

자세히 보면 볼수록 더 예쁘다.

무궁화도 종류가 꽤나 많던데 익숙한 이 꽃이 좋다. 

오래전에 과테말라 여행 중에 아띠뜰란 호수 근처 마을에 무궁화가 핀 것을 보고 많이 반가웠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이리 예쁘게 피는구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