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8월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본문

일상스케치

8월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다보등 2023. 9. 1. 21:46

비가 오면 와 쏟아지다가 금방 그치곤 하던 날이었다.
며칠 비가 쏟아지다가 말다가 하더니 오늘쯤은 이제 비가 그치려는지 해질 무렵 하늘이 황금빛이다.
아파트벽면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었길래 내다보았더니 쌍무지개가 떴더라.
이렇게 바로 코앞에서 무지개가 선명하게 뜨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방충망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더니 정말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동그란 무지개가 선명하다.
이때 시간이 오후 7시 03분이었다.
남편과 손자에게도 무지개를 보라고 외쳐 알려주고 차례대로 서서 사진을 찍었다.
무지개는 기다려 주지 않고 잠시 후 서서히 사라졌다.
비록 집안에서 본 무지개긴 하지만 기쁨과 놀라움으로 흥분감이 한참을 갔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라
나 어려서도 그러했고
어른 된 지금도 그러하고
나 늙어서도 여전히 그러할 것이네......
잊고 있다가도 무지개만 보면 생각나는 워즈워드 시
 

 
 
코로나는 마치 심한 감기몸살처럼 목이 아프고 살갛이 아파서 밤새 주무르게 하더니 것도 며칠 지나니 살살 괜찮아졌다.
그렇게 몹시 아프다 괜찮으니 살겠더라.
그러면서 기침만 계속 하길래 다시 병원에 가서 기침약을 처방받아 왔다.
코로나라고는 하지만 약은 내내 감기약을 처방해 주었다.
따로 '이것은 코로나 약입니다' 하고 주지는 않았다. 
5일간 격리해제 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당최 기운이 없다. 잠시 외출이라도 하고 오면 두어 시간은 누워있어야 했다.
세상 낮잠을 자지 않는 나인데 요 며칠 계속 낮에도 자고는 또 밤에도 잘 잔다.
친구가 코로나 이후에 기운 없는 것이 한 달은 가더라면서 수액을 맞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여 내과에 가서 수액을 맞았다. 이제껏 살면서 수액을 맞을 일이 없었는데 이제 이런 것도 적절하게 맞으면서 살아야 할 나이다.
 

 
 
8월 23일, 손자의 여름 방학이 개학을 하였다.(야호~~~ㅋㅋ)
아침이면 와서는 우리집에서 지내다가 학원도 몇 군데 가고 저녁을 먹고 숙제하다가 지들 집으로 간다.
방학 과제가 몇 가지 있던 것 같은데 그중 한 가지는 해가야 한다면서 피자 만들기를 하였단다.
가족과 함께 하는 일 중 음식만들기가 있었나 보다.
지들 집에서 일 차 만들어 보고 손에 익었는지 남은 재료를 챙겨 와서 우리 집에서 한차례 더 만들었다.
피자 도우 반죽부터 일일이 지 손으로 만든다고 주방은 난장판이 되었으나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었다.
피자 모양은 울퉁불퉁하였으나 맛은 의외로 괜찮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맛있게 먹는 모습에 방방 신이 났다. 
 


 
 
코로나를 털고 일어나 보름 정도 쉬었던 수영장 가는 아침이다.
하늘이 어쩜 저리 예쁠 수가 있나!!
혼자서 감탄하며 호들갑을 떨며 사진을 찍었던 아침이다.
이제 밤낮없이 폭염으로 들들 볶던 더위도 살짝 수그러진 것 같다.
바람결에 묻어오는 시원함에 기분이 좋다.
 

 

광명 구름산 추어탕 본점

 
입맛이 없어서 (내딴엔 보양식이라 생각하는) 추어탕을 먹으러 갔다.
광명시에 있는 구름산추어탕은 날이 갈수록 유명세를 더하는 것 같다.
오랜만에 갔더니 주차장이 옆으로 더 넓어졌다. 
이 집에서는 수육과 콩나물무침이 추어탕에 곁들여 나오는데 수육과 함께 콩나물무침이 정말 잘 어울린다.
콩나물무침(살짝 새콤한)을 집에서 흉내 내어 무쳐도 어째 이 맛이 안 난다.
 

 
추어탕은 말할 것도 없이 정말 맛있다.
몇 군데 다니면서 먹어봤는데 역시 구름산 추어탕이 맛있다.
곁들여 나오는 배추김치도 완전 엄지 척이다.
사람이 많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내천을 지나면서 문득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과 흰구름을 배경으로 빨간 고추잠자리가 나는 것 같다.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이 서둘러 떠나길 바라는 내 마음이 가을 하늘 타령도 하고 고추잠자리 타령도 하게 된다.

 

 

8월 마지막 수요일에 수영장 멤버들과 점심을 먹었다.
중식당에서 단체 점심은 처음이었으나 간만에 짬뽕, 탕수육, 깐풍기 등이 나쁘지 않았다.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온갖 수다로 시간을 보내다 3시가 안 되어 헤어졌다.
일주일에 삼일 수영장에서 만나는 멤버들은 나이도 다양하다.
딸이나 며느리 나이대의 삼사십 대도 있는 반면 대부분 50대이고 60대는 나를 포함 3명이 있다.
 

 

 

8월 31일 밤에 슈퍼 블루문이 떴다.
한 달에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블루문이라 하고 보름달이면서 가장 큰 달을 '슈퍼 블루문'이라 한단다.
슈퍼문과 블루문이 동시에 뜨는 경우는 드문 현상으로 오늘을 놓치면 14년을 기다려야 하는 아주 특별한 보름달이다.

8월 2일에 보름달이 떴고 (그날 한 밤중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어찌나 달빛이 밝은지 밤하늘을 내다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오늘 31일 두 번째 보름달 블루문이 떴다.


블루문...
어찌 되었건 생전 들은 적이 없었던 것 같은 새로운 지식이 또 하나 쌓였다.
이렇게 8월이 지나간다.
시원해서 기분 좋은 8월의 마무리다.

'일상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匆匆 - 朱自清  (0) 2023.09.21
늘 그렇듯이 또 하루가 가고  (39) 2023.09.15
시니어 독서치료 '우리 여기 書 만나'  (32) 2023.08.30
이름은 모르지만  (36) 2023.08.15
결국 나도...  (53) 2023.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