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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옛길 평해길 2길 미음나루길, 미음나루~덕소역까지 본문

경기 옛길/평해길

경기옛길 평해길 2길 미음나루길, 미음나루~덕소역까지

다보등 2023. 9. 12. 16:40

수려한 한강풍경과 어우러진 인문지성의 길

미음나루길은 조선시대부터 한강풍경이 가장 수려한 곳으로 여겨졌다. 한강을 오가던 배들의 중간 쉼터였던 곳으로 지금도 그 터가 남아있다. 또한 이 일대는 조선시대 지성문화의 다양성이 집약된 석실서원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지성인들의 요람이자 활동지였던 길을 걸으며, 한강 경관을 느껴볼 수 있다.(경기옛길 홈페이지)

미음나루 ㅡ 조말생묘ㅡ 덕소역 ㅡ팔당역(12km)

 

 

 

망우왕숙천길을 걷고 내쳐 미음나루길을 이어서 걷기로 하고 미음나루길 스탬프 찍고 출발이다.

망우왕숙길을 걸을 땐 왕숙천이 왼편이었다면 이번에 왕숙천을 오른편에 두고 걷는다.

이 길은 왕숙천이 한강으로 유입되는 합수머리.

 

 

한강과 왕숙천 두물이 만나는 합수머리이다.

멋지다.

 

미사리 방면

 

 

옛 한강의 3대 나루로 이름난 '미음나루'가 있던 자리로 광나루 못지않게 큰 나루터였다는데 지금은 일대가 수석동 한정식 마을이 있다. 3대 나루 중 하나인 큰 나루터였으니 당시 주변에 많은 주막들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미음나루에서 보이는 미사리쪽 아파트 풍경도 이렇게 보니 아름답게 보인다.

한강과 파란 하늘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 속이라 그런가 보다.

 

수석동 즐비한 식당가

 

 

한강을 걷다보면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아주 잘되어 있다.

나는 천천히 걷고 있는데 쌩하고 사라지는 잔차족을 보면 그 속도가 부럽기도 하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서 양쪽에 즐비한 카페와 식당을 지나 숨을 고를 즈음 고갯마루 좌측에 조말생묘 안내 푯말이 있다.

 

 

 

조말생묘 가는 길은 노선공사로 인해 우회로를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갈 수는 있는 길이니 조말생묘 방향으로 가자고 하였더니, 

남편 왈 : 한여름 풀도 우거졌을 것이고 안전을 위해 가지 말라고 하는 길은 가지 않는 것이 맞다고 하니

나는 끝내 우기지 못하고 그러자 하였다.

세종 때 병조판서를 지낸 조말생과 우리와는 인연이 없는 거로.

 

 

 

우회로는 자전거국토종주길로 경사가 급한 길이라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자전거 탄 이들이 더러는 내려서 끌고 오르기도 한다.

우리는 내려 가는 길이라 룰루랄라 수월하다.

 

덕소역 2.5km 남은 지점

 

덕소역 2.5km남은 지점을 알리는 안내판을 보며 걸음에 힘을 싣는다.

주변에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것들이 소소하다.

덕소 가는 길 한강변에 여러 꽃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황화코스모스

 

 

황화코스모스뿐만이 아니라 해바라기도 많이 보인다.

신기한 건 해바라기하면 해를 바라보는 것이라 알고 있는데 어찌 이곳의 해바라기는 죄다 해를 등지고 있다.

왜 그러냐??

삐졌냐~~

 

 

 

약전 형님을 생각하며 지은 정약용 선생의 詩碑가 있다.

가을날 약천 형님을 생각하며(秋日憶舍兄) 지은 시다.

두 형제의 슬픈 역사가 애잔한 마음을 불러온다.

 

아득히 먼 신지섬도

분명히 이 세상에 있겠지

수평으로 장보고의 바다와 이어졌고

대각선으로 고금도와 마주했네

달은 지는데 소식은 없고

뜬 구름만 저절로 오고 가네

어느 해에 서울집에 모여 앉아

형제끼리 기쁜 얼굴 마주하리

 

형제이면서도 평생을 신뢰하는 벗이자 서로의 멘토로 살았던 정약전과 정약용.

그러나 형제의 만남은 신유박해 유배길 이후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고

정약용은 그토록 사랑했던 형을 다시 만나지 못하였고 형 정약전은 1816년(순조 16) 우이도에서 눈을 감았다.

 

 

미사대교

 

여기까지 걸으면서 보니 한강변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느긋한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시원한 분수를 보면서 잠시 쉬었다. 이리저리 물줄기가 흔들리기도 하고 높이 솟구치기도 한다.

편의점이 있으면 시원한 음료라도 사먹고 싶었으나 눈에 보이질 않아 아쉬웠다.

햇볕 쨍한 하늘과 한강, 휴식을 즐기는 시민들과 우리 부부도 함께 평화롭고 아름다운 한낮의 시간을 공유한다.

 

 

 

미음나루길 시작점에서 1 시간 30여분을 걸어 오후 3시 30분에 덕소역으로 탈출을 하였다.

걸음만큼은 가볍게 서둘러 덕소역으로.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잠시 후 들어오는 경의중앙선을 타고 상봉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

집까지 편하게 잘 왔다.

하지만 집까지 오는 시간이 3시간이나 소요되었다. 전철을 3시간을 타는 것도 걷는 것 못지않게 힘들다.

이런저런 어려움은 있으나 미음나루길까지 걷고 와서 생각하니 어찌나 흐뭇한 하루인지.

평해길이 10길까지 있는데 절반을 완성하였다.

동네 순대국집에서 남편은 또 장수막걸리 한 병을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