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 본문
<미래는 망설이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빨리 사라지며
과거는 영원히 조용한 모습으로 서있다.> 독일시인 실러
오늘 저녁에 구리 사는 후배가 사진을 보내왔다.
퇴근하려는데
"우박이 난리 났어요!!!!"
우박에 맞고 떨어진 나뭇잎들 때문에 물이 안 빠져서 신발도 흠뻑 젖었단다.
무서워서 혼났단다.
사진으로 봐도 우박이 많이 떨어졌다.
우박 크기가 제법 크다.
맞아도 아플 것 같다.
꽃집을 지나는데 다양한 국화들이 줄지어 선을 보이고 있다.
화분 하나쯤은 집에 들고 가고 싶은데 해마다 가져다 놓고 보면
보기보단 어수선하고 신통찮아서 관뒀다.
추석을 지나며 한동안 감홍(사과 종류) 수확을 하느라 바빴던 10월이었다며 후배가 감홍사과 수확하는 사진을 몇 장 보내왔다.
사과를 딸 손이 없어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투입해야 제때 사과 수확을 할 수가 있단다.
외국인 노동자들 아니면 식탁 위 상추 하나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세상이라며 혀를 찼다.
우리가 잘 아는 부사는 더 늦게 수확을 한다. 겨울에 먹을 수 있는 사과가 부사이다.
지난 21일에는 대청호오백리길 16-17구간을 걸으러 갔었다.
그곳 벌랏한지마을(충북 보은군 회남면) 한 농가에서 마늘을 샀다.
마늘이 작아도 육쪽마늘이다.
봄에 다 못 팔고 남았다는 마늘이 처마밑에 한가득이었다.
아저씨가 푸석하게 썩은 것은 골라내고 실한 것으로 담아 가라며 마당에 다섯 접을 내려놓았다.(한 접이 100개)
그중 네 접을 간추려 반 접씩(50개) 담고 보니 두 접 반이 나왔다.
반 접을 사 와서 다음날 남편과 둘이서 오며 가며 한나절을 깠다.
마늘 껍질을 다 벗기지 않고 겉에 큰 껍질만 살짝 까고 그대로 냉장고에 보관을 하면 오래 보관도 된다 하여
열 개만 통마늘로 남겼다.
남편은 퇴직하고 있어 보니 별별 집안일을 다 시킨다며 궁시렁거리면서도 시키면 또 다 한다. (사실 며칠 전에 쪽파를 까 달라고 했더니만 더 그런다)
그렇게 깐 걸 갈아서 냉동고에 보관하여 두고 먹으면 된다길래 믹서기를 꺼내 갈아 보았다.
아뿔싸!
믹서기 특성상 액체를 넣고 갈아야 하는데 마늘만 넣고 돌리니 갈리지 않는다.
머리가 안 돌아가니 손발이 고생이라고 처음엔 한꺼번에 돌릴 생각으로 큰 믹서기를 동원했다가 갈리지 않길래
작은 믹서기는 통통 튀며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작은 믹서기로 옮겨 돌리니 역시 갈리지 않는다.
액체없이 갈리지 않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다.
이 마늘을 어쩌나 고민이 되었다.
생각해 보니 예전에 도깨비방망이로 마늘을 갈았던 생각이 나서 깊숙이 들어가 있는 도깨비방망이를 찾아 마늘을 갈았다.
예전에는 마늘을 많이 두고 먹기도 하고 김장 때는 직접 갈아서 하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마늘을 많이 사지도 않을뿐더러 김장용은 간 마늘을 사다 쓰니까 이렇게 대량으로 갈아 보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라 도깨비방망이는 생각지도 않고 믹서기만 있는 대로 묻히고 갈리다만 마늘을 이리저리 옮겨 담느라 사서 고생을 했다.
AC~
손자가 안 먹는다고 나에게 준 팝콘을 한 자리에서 다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대파도 들었고 크림치즈도 들었으니 맛없으면 반칙이지~
요즘 뭐든 맛있다
살이 찔 것 같아 걱정인데 손이 자꾸 간다.
가을엔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는데 "어찌 내가 말(馬)이 될 상인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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