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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봉화길 제1길 덕풍천길, 경기옛길 본문

경기 옛길

봉화길 제1길 덕풍천길, 경기옛길

다보등 2024. 3. 7. 22:19

 

역대 조선왕조의 실록(實錄)과 왕실족보인 선원보(璿源譜)가 이운(移運) 되던 길

덕풍천길은 서울에서 경기도로 넘어오는 첫 관문이다. 하남의 앞마당이라 불리는 당정뜰을 시작으로 덕풍천 산책로를 따라가게 되는데, 자연의 정취를 사계의 변화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경기 지역에서 유일하게 평야에 세워진 광주향교를 지나 덕풍천변도로인 고골로를 따라 남한산성 북문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봉화로의 원형노선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특히, 이 길은 병자호란 때 청군과 대치하여 남한산성에서 45일간 항전할 때 보부상들의 희생적인 보급로로 이용되는 등 국난 극복의 현장이기도 했다. 봉화로를 걸으며 역대 조선왕조실록과 왕실족보가 이운되던 역사 보장(保藏)의 흔적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경기옛길 홈페이지)

 

봉화길 제1길 덕풍천길 : 하남검단산역 ~ 당정뜰 ~ 하남시청 ~ 광주향교 ~남한산성 북문 ~ 남한산성 로터리(13km)

 

 

하남검단산역 2번 출구밖 봉화길 스탬프함

 

 

1월 27일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7호선 철산역으로 다시 군자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고 하남검단산역까지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둘레길을 걸으며 좋은 점 중 하나를 꼽자면 생판 낯선 역과 낯선 동네를 와보게 된다는 것도 포함이 된다.

오늘은 5호선 종점인 하남검단산역에 왔는데 봉화길 아니였으면 여기까지 올 일이나 있었겠나 싶다.

하남검단산역 2번 개찰구로 나오면 (지하)하남시홍보관에서 경기옛길 가이드북을 수령할 수 있다.

남편과 나는 봉화길 스탬프북을 미리 경기옛길 홈페이지에서 출력하여 왔으므로 한 권만 수령하였다.

 

봉화길 리본은 하늘색!

 

 

오전 10시 하남검단산역 2번 출구밖에서 봉화길 1길 스탬프를 찍고 바로 옆 은방울공원에서 시작이다.

 

 

 

은방울공원을 출발하여 잠시 후 개울을 건너지 않고 남한강 자전거길로 내려선다.

산곡천과 덕풍천을 걸어 광주향교까지 내내 직진이다. 리본은 거의 광주향교 도착즈음에서야 만날 수 있었다.

그전에 리본보다는 기둥에 부착된 안내가 있다.

 

 

 

봉화길은 작년 11월에 개통된 길이다.

그러다보니 경기옛길은 기존 6개의 길에서 7개가 된 것이다.

남편과 나는 그중 3개 길(삼남길, 평해길, 강화길)은 완주를 하였다.

그런데 오늘 예정에 없던 봉화길을 갑자기 걷게 되었다.

오래전에 가입만 해놓고는 한 번도 나가지 않던 도보 카페인데 봉화길을 걷는다는 공지가 떴길래 어쩔까 고민하다가 신청을 하였다. 함께 걸으면 길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지지만 길 찾는 어려움은 덜어지게 되므로 몸보다는 머리가 편한 쪽을 택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오늘 40명이나 되는 많은 회원들이 봉화길 1길에 나섰다.

깃발 든 리더도 예상치 못한 참가 인원에 많이 놀란 듯.

 

 

 

메타쉐콰이어길이 있었으나 봉화길하고 방향이 맞지 않아 초입에서 보기만 하고 오른쪽으로 지나친다.

「당정뜰 메타쉐콰이어길은 1999년부터 하남시 공사현장에서 버려지는 나무를 살리고자 도시숲인 나무고아원 조성과 함께 기증받은 나무를 공무원들이 식재하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삼아 2007년 덕풍교에서 산곡교까지 1.2km 구간에 메타쉐콰이어와 낙우송 404그루를 식재하여 오늘날 걷고 싶은 산책길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남시)

 

 

 

 

당정뜰엔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가 있다. 마침 한강에는 겨울나그네 고니를 볼 수 있었다.

망원경으로 찬찬히 들여다볼 여유가 없어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지난다.

 

 

 

새들의 보금자리 하남 당정뜰. 당정뜰은 한강 중류의 배후습지이다.

당정뜰에 봄이 오면 자갈밭에서 흰목물떼새가 생명을 품는다.

여름이 오면 갈대숲에서 개개비가 큰 소리로 노래하며 번식을 한다.

가을이 오면 월동지로 이동하는 나그네새들이 쉬었다 간다.

겨울이 오면 터줏대감 큰고니와 오리들이 돌아와 사이좋게 지내고 참수리와 흰꼬리수리가 수시로 방문한다.

당정뜰은 텃새, 여름철새, 겨울철새 그리고 나그네새까지 넉넉히 품는 하남의 소중한 보물이다. (당정뜰 안내글)

 

 

 

덕풍천에는 그늘진 곳은 얼음이, 양지바른 곳은 졸졸졸 햇볕이 따사롭다.

 

 

 

4km 즈음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잠시 쉬었다간다. 인원이 많다 보니 후미까지 꼬리가 길다.

나는 보온병에 준비해간 따뜻한 보리차를 마셨다. 따뜻한 차를 마시니 속이 훈훈해진다.

 

 

 

 

거의 광주향교가 가까울 즈음에서 리본이 보였다.

아마도 남편과 나, 둘이서  걸었다면 리본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걸으며 어지간히 마음 졸였을 것 같다.

 

 

법동교 지나 하천을 횡단하고 교산교 지나 우측 돌계단을 오르면 길 건너 광주향교가 보인다.

 

 

 

광주향교 너른 입구에 봉화길 1길 두번째 스탬프함이 있다.

봉화길 지정색인 하늘색 의자가 눈에 확 들어온다.

우리는 이곳에서 점심 대용으로 가져온 간식을 먹었다.

광주향교 문화해설사분께서 우리가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광주향교 안내를 해주셨다.

그동안 둘레길을 걸으며 여러 곳의 향교를 방문하였으나 문이 닫혔거나 개방된 곳이라도 아무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광주향교는 문화해설사님이 기꺼이 안내를 해주겠다며 기다리기까지 하였으니 놀라울 정도였다.

(이런 게 당연한 게 아니고 놀랍다는 느낌이 드는 게 더 놀랍다.)

 

 

봉화길 두번째 스탬프함, 광주향교 입구

 

 

 

광주향교는 고골사거리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데, '고골'이라는 명칭은 고읍(古邑)에서 유래한 명칭이라고 한다. 남한산성으로 광주목 읍치가 옮겨가기 전 이곳에 읍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지명으로 고골사거리와 고골초등학교 등이 남아 있다. 광주향교의 창건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원래 고읍 서쪽에 있던 것을 숙종 29년(1703)에 현재의 위치로 옮긴 것이라 한다. 향교를 구성하는 내삼문. 외삼문. 수복실 등이 있다. 경기 지역에서 평지에 세운 유일한 향교이며 동재와 서재, 동무와 서무를 모두 갖춘 큰 규모의 향교이다.

 

광주향교
명륜당

 

 

광주향교 문화해설사님의 안내로 평소엔 문이 굳게 닫혀있을 대성전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공자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봄, 가을 두 번의 제사를 지낸다고.

광주향교가 원래는 경기도 광주군이었지만 지금은 하남시의 대표적 랜드마크이다.

 

내삼문
대성전
대성전 안 공자상

 

 

 

향교에는 은행나무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공자가 제자들을  '행단'이라고 은행나무 아래의 단에서 가르쳤다고 하여 그런 유래로 많이 심게 되었다고.

향교는 서원과 다르게 국립이고 대성전에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의 위패를 두고 제사를 지낸다.

 

수령 500년 은행나무

 

 

문화해설사님의 친절한 안내에 감사 인사를 하고 향교를 나와 다시 덕풍천으로 돌아와 남한산성 방향으로 계속 직진이다.

 

 

 

 

남한산성으로 들어서는 고골종점에 도착한다. 오늘의 목적지인 남한산성로터리까지 2.7km 남았다.

이때 하산하는 등산객들이 눈과 얼음을 조심하라는 말을 해준다.

현재로선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데 눈과 얼음이라니?

 

 

 

 

연자방아 삼거리에서 후미를 기다렸다가 우측으로 접어든다.

 

연자방아삼거리

 

 

!!!!

남한산성 초입에 들어서자 바닥이 얼음이다.

그러나 아직은 걸을만하였다.

 

 

 

점점 올라갈수록 온통 눈과 얼음나라로 변했다.

 

 

 

???

하~~~ㅠ

반질반질하다.

더러는 아이젠을 신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그냥 버티며 걸었다.

스틱이 있으니 지탱을 할 수 있어 조심스레 걸었다.

 

 

 

얼음왕국을 지나 북문 0.9km 남았다는 계단 앞에 섰다.

계단도 그냥 얼음이라 어디 발 디딜 곳이 마땅찮은 상태였다.

계단 끄트머리를 밟고 스틱으로 버티며 어렵사리 걸어 올랐다.

 

 

 

계단까지는 어찌어찌 올랐으나 계단이 끝나고 이후로는 온통 얼음과 눈으로 덮인 경사도가 있는 길이라 도저히 그냥 올라갈 수준이 아니라 결국은 아이젠을 착용하였다.

 

 

 

 

막판 가파른 오르막에 야자매트가 깔려 있었으나 눈과 얼음으로 야자매트는 있으나마나였다.

엄청 조심하며 북문에 도착을 하였다.

홀가분하게 아이젠을 벗고 스틱도 접어 배낭에 넣으며 후미를 기다렸다.

막판 짧은 구간이었으나 눈과 얼음으로 된 산성길을 오르느라 다들 진땀을 뺐다.

 

 

북문(전승문)

 

 

산성역 근처 동태탕

 

 

후미가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아서 일단 도착한 순으로 북문에서 해산을 하였다.

산성에서 점심을 먹을 사람들은 미리 지정한 순두부식당으로 가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9-1번 버스를 타고 8호선 산성역으로 내려왔다. 오후 4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이라 남편과 나는 산성역 입구에서 동태탕으로 점심 겸 저녁을 먹었다.

다음번에 봉화 2길을 걸으려면 다시 이곳 산성역 2번 출구에서 9-1번을 타고 남한산성로터리로 가야 한다.

우연찮게 예정에 없던 봉화길을 걸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걸으니 길 찾는 수고로움이 없으니 일단 편하다

그리하여 봉화길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도보카페 회원들과 함께 걸을 예정이다(라고 한 달 전에 길을 걷고 와서 이 글을 작성해 놓았다) 

 

그런데 2월 넷째 주에 다음 2길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발을 삐는 바람에 가지 못했다.

그다음 3길도 예정이 되어 있었으나 계속 불참이다.

남편에게 혼자라도 갔다 오라니 절대 혼자는 안 간다 하여 둘 다 취소를 하였다.

카페 회원들과 함께 걷는 걸 선택하였던 처음 생각과 달리 늘 그랬던 것처럼 남편과 둘이서 헤쳐나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