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한라산둘레길 8구간 절물조릿대길, 7구간 사려니숲길 본문

제주오름/한라산둘레길

한라산둘레길 8구간 절물조릿대길, 7구간 사려니숲길

다보등 2024. 3. 24. 14:16

 

3월 16일 

9구간 숫모르편백숲길을 한라생태숲에서부터 역방향으로 걷고 절물자연휴양림 정문을 빠져나와 도로를 잠시 걷다 보면 8구간 절물조릿대길로 접어든다. 나무데크로 길이 나있어 작은 풀들을 밟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비나 눈이 녹아 질척거리는 흙길도 밟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어쩌면 도보꾼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고 생태계 보호를 위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 8구간 입구를 들어서면 민오름을 향해 잠시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길은 오른쪽으로 꺾어지고 사려니숲 가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한라산둘레길 8구간 절물조릿대길 3km, 1시간

역방향 코스 안내 : 절물자연휴양림 입구 - 사려니숲 주차장 - 사려니숲 입구(비자림로)

절물조릿대길은 2013년 사려니숲길~봉개 3km 구간 조성된 숲길을 말하며, 2016년 사려니숲길 주차장이 완공 조성되면서 기존 구간을 확장 정비하여 사려니숲길 임도 구간과 주차장을 연결하는 산림문화생태탐방로로 한라산둘레길의 연장된 노선의 하나이다.

 

제주 절물자연휴양림

 

한라산둘레길 8구간 절물조릿대길 입구

 

 

9구간 숫모르편백숲길에서는 한라산둘레길 리본이 보이지 않았는데 8구간에서는 한라산둘레길 빨간색 리본이 여기저기 나풀거리며 길안내를 하고 있다.

 

민오름

 

 

나무데크가 끝나는 곳에서 오른쪽 흙길이 진행 방향이다.

 

 

 

도로를 오른쪽에 두고 숲을 걷게 되어있다.

길이 무척이나 아름다워서 걸으면서 흥겨웠다.

초록이 풍성한 계절을 상상하면서 걸었다.

지금도 아름답지만 역시 숲은 초록이 함께해야 아름답다.

 

 

 

조릿대숲길 코스는 절물휴양림에서 사려니숲길 가는 길이다.

사려니는 '살안이' 혹은 '솔안이' 라고 불리는데 여기에 쓰이는 '살' 혹은 '솔'은 신성한 곳 또는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신역(神域)의 산명(山名)에 쓰이는 말이다. 즉 사려니는 '신령한 곳'이라는 뜻이란다.

 

 

 

숫모르편백숲길에서 노루귀를 만날 수 있었다. 8구간에서는 그 흔한 복수초도 보이지 않았다. 조릿대만 천지더라.

얼레지도 있었으나 꽃이 없어 알아채지 못하고 분홍노루귀만 찍었다.

후딱 찍느라 그마저도 제대로 잘 찍지도 못했다.

 

분홍노루귀
노루귀

 

 

길이름이 절물조릿대길이라더니 이름 그대로 조릿대가 지천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조릿대는 가도가도 따라온다.

조릿대는 대나무 중 가장 작은 대나무이다. 

조릿대는 뿌리로 땅을 고정하며 서식지를 넓혀가기 때문에 침식, 홍수 등을 막아준다. 항암, 항산화, 비만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차, 진액, 추출물 등이 제주도 특산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제주조릿대가 한라산국립공원 전역으로 급격하게 퍼지면서 제주도 토종 식물과 희귀 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한 상태이다.

뭐든 과하면 좋지 않은 법이다.

 

 

 

문득 옆 계곡을 보니 곳곳에 물이 고여있다.

제주도에서는 물이 고여 있는 모습을 보는 게 흔치 않은 일이라 신기하다며 자꾸 아래를 내려다보게 된다.

 

 

 

 

8구간 절물조릿대길이 끝나고 7구간 사려니숲길 구간으로 자연스럽게 접어 들었다.

배고프다며 시간을 보니 시간이 오후 1시가 되어간다. 이곳에서 점심으로 준비한 김밥을 먹으며 30여분은 쉬었나 보다.

낙오자 3명 발생하여 그들은 택시를 불러 타고 오늘 출발지였던 한라생태숲으로 차량을 가지러 가는 역할을 하였다.

 

 

 

7구간 사려니숲길, 10km

사려니숲 입구(비자림로) - 시험림길 삼거리 - 사려니숲길 삼거리 - 사려니숲길 입구(남조로)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붉은오름까지 이어지는 10km의 숲길을 말한다. 한라산국립공원 동측 경계인 성판악휴게소 동남쪽에 형성된 요존국유림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한남시험림에 위치한 사려니오름의 명칭을 이용하여 사려니숲길이라 부르고 있다.

 

 

오후 1시 30분 7구간 사려니숲길 출발이다.

 

천미천 계곡

 

 

7구간 사려니숲길 지나온 길 3.5km, 남은 길 6.5km 지점.

슬슬 지루하고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사실 눈이 번쩍 뜨이게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 그런 길이 아니다. 계절도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3월이다.

둘레길을 걷자고 비행기 타고 왔으니 농땡이 치면 안된다며 힘을 내본다.

 

물찻오름 방향으로~
물찻오름

 

물찻오름은 현재 자연휴식년제로 출입통제이다.

2023년 1월 1일 ~ 별도 고시일까지.

물찻오름은 원형 화산체로 분화구에 물이 고여서 형성된 호수인 화구호(火口湖)를 가지고 있다. 

물찻오름이라는 이름은 '물을 담고 있는 성(城)'이라는 뜻으로 성(城)을 의미하는 제주어인 '잣'이 변형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화구호는 오랜 기간에 걸쳐 화산체를 이루고 있는 주요 물질인 스코리아가 부식되면서 점토질로 변해 바닥에 쌓이면서 물이 고이는 것으로 화구호로 인해 독특한 경관과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사려니숲 삼거리에 도착하여 본격적으로 삼나무숲을 지나간다.

삼나무는 성장 속도가 다른 나무에 비교해서 빠르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으로 한라산, 오름 등에 식재하였으며 방풍림의 일환으로 감귤농장 등에도 식재하였다. 사려니 숲에도 삼나무, 편백나무가 인공적으로 조림이 되어 있다. 사려니숲에는 삼나무 숲과 편백나무 숲이 있다. 1930년대에 조성된 인공림인 이곳에는 제주도 최고령을 자랑하는 삼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어? 뭐지??

거리가 가까워지는 데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누군가 노루라고 했다.

숲에서 이런 야생동물을 만나는 건 굉장히 흥분되고 기분 좋은 일이다.

 

 

 

노루를 만난 흥분도 잠시 다시 지루하다 지친다 푸념을 하며 그저 로봇처럼 앞만 보고 걸었다. 

빽빽한 삼나무 숲 저 안쪽에서부터 느껴지는 어둠이 놀라워 화들짝 거리다가 것도 잠시 또 로봇처럼 걷는다.

그동안 제주도를 들락거리며 사려니숲을 이래저래 몇 번은 걸은 것 같은데 오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걷기는 또 처음이다. 사려니숲길(10km) 양쪽 어디서건 주차를 하고 걷다가 주차한 곳으로 돌아가야 하니 대체적으로 절반 정도에서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가곤 하였었다. 같은 서려니숲이건만 오늘은 완전 다른 느낌으로 걷고 있다. 관광객으로 왔을 때랑 둘레길 걸으러 온 도보객의 방문인지 지쳐서인지 모를 일이다.

 

 

사려니숲길(남조로) 붉은오름 입구에 한라산 둘레길 숲길센터가 있다.

잠시 들러서 한라산둘레길 지도를 하나 받았다.

 

 

 

 

우리는 6시간 40분(쉬는 시간 포함)을 걸어 한라산둘레길 9,8,7 구간(20km)을 역방향으로 걸어 순조롭게 마쳤다.

다리는 뻐근하고 지치긴 하였지만 색다른 분위기에서 재미나게 걸었다.

 

 

사려니숲 입구 주차차량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