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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일렁이는 그림자의 아름다움 본문
'오후가 되면 우리 집 앞 섬진강에는 상류로부터 흘러 내려온 윤슬들이 고인다. 윤슬이 무엇인지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가 물을 볼 때 반짝! 하고 빛나는 그 구슬 같은 알갱이 그것의 순우리말이다.
내가 하루 종일 강가에 앉아 있노라면 햇살의 변화와 함께 윤슬들이 몰려든다. 유리 집은 서향을 향해 있어서 오후가 되면 상류로부터 흘러내린 윤슬들이 재잘거린다. 반짝반짝 반짝반짝! '
/ 공지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슬 ㅡ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반짝하고 빛나는 구슬 같은 알갱이.
그렇다면 바닥에 반짝이는 그림자 구슬 알갱이도 윤슬이라 부르지 않을까?
윤슬처럼 예쁜 단어 볕뉘.
볕뉘 ㅡ 그늘진 곳에 미치는 조그마한 햇빛의 기운,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비쳐 드는 햇빛 한 조각.
캄캄한 방에 창문 틈으로 가늘게 비쳐드는 햇살 한줌.
그림자는 고정된 게 아니라 바람따라 보일 듯 말 듯 가만가만 흔들린다.
일렁일렁 흔들리는 동그란 그림자는 아무래도 볕뉘보다는 윤슬에 가까운 것 같다.
저는 지금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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