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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입하 즈음에 피는 이팝나무 꽃 본문

일상스케치

입하 즈음에 피는 이팝나무 꽃

다보등 2024. 5. 12. 14:49

 
저마다 좋아하는 계절이 다르겠지만 나는 온 세상이 푸르러지고 온갖 꽃들이 피는 봄이 좋다.
봄이 오고 거짓말처럼 가로수에 새순이 돋고 꽃쌤추위 속에서도 꽃들이 피어나고 5월로 들어서자
어린이날이 입하(立夏)다.
 
우리 동네는 가로수로 이팝나무가 심겨져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도 이팝나무가 많다.
여름에 들어섬을 알리는 입하에 피는 대표적인 꽃이 이팝나무 꽃이다.
벚꽃이 한창일 때도 이팝나무는 그저 묵묵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나무들 보다 느리게 새순이 돋고 봄비가 잦은 어느 날 하얀 이팝나무 꽃이 폈다. 갑자기!
벚꽃이 지고난 자리를 이팝나무 하얀 꽃들이 거리를 밝혀준다.
이팝나무마다 무겁게 꽃이 달려서 가지가 휘청거린다. 이건 좋은 징조이다.
하얀 쌀밥이 그득하니 올 가을에도 풍년일 것 같다.
 

 
 
이팝나무의 이름이 입하立夏라는 절기에서 왔다는 이야기와 쌀밥을 닮아서 그렇다는 이야기 중 후자에서 비롯되었다고 알고 있다. 조밥을 닮았다는 조팝나무가 있는 걸 보면 이팝나무도 이밥에서 나온 게 아닐까?
 
이밥에 고깃국을 먹고 비단옷을 입으며 고래 등 같은 기와집에 사는 것이 소원이던 시절이 그리 오래지 않았다. 이밥은 ‘이(李)씨의 밥’이란 의미로 조선왕조 시대에는 벼슬을 해야 비로소 이씨인 임금이 내리는 흰쌀밥을 먹을 수 있다 하여 쌀밥을 ‘이밥’이라 했다. 이팝나무는 이밥나무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생각된다. 꽃의 여러 가지 특징이 이밥, 즉 쌀밥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다음백과)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 전의 우리 선조들이 자연스럽게 붙인 이름을 오늘날의 기준으로 어원을 찾아내기란 애초부터 어려운 일이다. 둘 다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더더욱 쌀농사의 풍흉과 관계가 있으니 나름대로 음미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초봄에 노란색, 분홍색 꽃이 많이 피는데 날이 더워지면서 점점 흰색 꽃이 많이 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한다.
녹음이 짙어지는 숲속에서는 이파리들이 겹쳐져 있기 때문에 어둡게 보인다. 이럴 땐 색깔이 화려하고 눈에 잘 띄는 것이 아니라 밝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흰색이 유리하다. 곤충의 눈에 잘 띄게 하는 전략이다.

 

 
 
어린이날 연휴내내 비가 오고 
이팝나무 꽃은 다 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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