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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동굴 도시 우플리스치케 본문

걸어서 세계속으로/코카서스 3국(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고대 동굴 도시 우플리스치케

다보등 2024. 7. 25. 21:54

아나누리 성채를 뒤로 하고 이번엔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간다는 말을 들으며 이게 이래 설렐 일인가? 했다.

코카서스 여행 닷새만에 이렇게 단체로 식당에 가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이번 여행은 조식만 제공하는 컨셉이라 점심이나 저녁은 각자 알아서 먹었으니 단체로 식당에 들를 일은 없었다. (첫날 비행기 환승 관계로 키르기스스탄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샤슬릭 전문식당에 들르긴 하였지만)

 

앙리 마티스를 연상케 하는 식당 담벼락

 

 

초록이 무성한 나무 아래 야외 자리에 알아서 자리잡고 먹고 싶은 것도 알아서 주문한다. 이동 중이라 단체로 식당에 오긴 하였으나 인술자는 식당에만 데려다 주었을 뿐 모든 건 알아서 주문하고 계산한다.

조지아에서는 (메뉴판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태블릿으로 주문하는 곳이 많았다. 이곳에서도 태블릿으로 주문을 하는데 우리의 젊은 총무 지혜가 발 빠르게 후다닥 주문 완료.

태블릿 주문에 익숙치 않은 분들은 식당 종업원이나 인솔자가 메뉴 선정을 도와주었다.

 

포크와 나이프를 겹쳐서 내놨다

 

포크와 나이프를 겹쳐서 내놨길래 이상하다며 우리끼리 상황을 추측해 본 바에 의하면 포크와 나이프가 접시에서 따로 놀지 말라고 한 것 같다고 이해했다. 물어볼 수도 없다. 사실 우리가 그러하듯 이들도 영어에는 익숙지 않아 영어로는 대화가 안 된다.

그리고 기다림 끝에 주문한 식사가 나왔다.

혹시 몰라서 고수를 빼달라고 주문한 샐러드는 소박하게 작은 접시에 토마토와 오이 그리고 희한하게 풋고추 한 개가 올려져 나왔다.

 

고수를 빼달라고 특별히 주문한 야채샐러드, 오이와 토마토

 

 

제일 만만하던 피자(이후로 참 여러 번 먹었던 것 같다)

두툼한 피자 속에는 치즈가 엄청 많이 들어 있어 맛있었다. 약간 짭조름하였으나 맛에 지장을 주진 않았다. 

 

고수가 들어간 고기탕?

 

 

따뜻한 국물을 먹자고 주문한 갈비탕에 생각지도 않은 고수가 들어있어 나랑 지혜는 먹지 못하였다.

쯔와디(샤슬릭)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소금, 후추, 와인으로 간을 한 후 숯불에 구워낸 바비큐요리이다. 우린 소고기로 주문하였다. 

 

소고기 샤슬릭
소고기 샤슬릭과 야채 구이
잎 중간에 열매가 달린 신기한 나무

 

이파리 중간에 길게 열매(꽃인가?)가 달렸다.

무슨 나무인지 정말 궁금하고 신기하였다. 이 나무를 나중에 도시에서 가로수로도 만났다.

 

 

 

 

푸짐하게 만족한 점심을 먹고 다시 이동하는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대부분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버스는 두어 시간을 달린 것 같았고 오후 4시의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에 어디엔가 차가 멈추었다.

 

 

 

잠결에 도착한 곳은 우플리스치케 고대 동굴 도시라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뜨거운 햇볕을 피해 우선 양산 펴기 바빴다.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던 곳.

이네들은 뜨거운 햇볕이 개의치 않은 모양이다. 모자를 쓴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우플리스치케는 조지아(그루지아) 중부 고리의 동쪽에 자리한 동굴도시다.

건축의 특색과 최고最古 문화층의 토기로 보아 B.C 1000년대 전반에 일어났다고 추정된다. 조지아의 연대기에는 동東 조지아에서 가장 견고한 성곽도시의 하나로 되어 있고 9~ 11세기에는 조지아 중요 도시의 하나였으며 잠시동안 그 수도이기도 하였다. 건축에는 고대 조지아의 목조건축을 모방한 자취가 보인다. 1957년부터 조직적인 발굴이 행해졌다.

 

 

 

우플리스치케는 조지아 말로 '신의 요새'라는 뜻이다. 쿠라 강변 높은 바위 지대에 지어진 것으로 초기 철기시대부터 후기 중세시대까지의 다양한 구조물을 포함하고 있으며, 조지아에서 가장 오래된 정착촌으로 여겨지는 곳이라고.

기원전 5세기 경부터 토속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살던 곳으로 이후 태양신을 숭배하는 종교도시로 발전해 갔다. 11세기에는 지중해, 흑해와 카스피해,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던 실크로드 교역로 상에 위치하면서 주요 거점지로 번성하여 한때 2만 명의 인구가 거주한 거대 도시기도 하였다. 기독교가 조지아에 전파되면서 이 동굴도시에는 기독교 색채가 묻어 나오기 시작하는데, 도시 정상에 위치한 바실리카 성당이 그 대표적인 예다. 

 

 

 

트빌리시가 이슬람에 의해 점령되었던 8-9세기에는 이곳이 저항세력의 중요한 방어요새로 조지아의 거점으로 다시 부각되기도 했으나 14세기 몽골의 침략을 받은 이후 동굴 도시는 버려졌으며 외세의 침입이 있을 때에 임시 대피소로 이용되는 정도였다. 1920년 발생한 지진으로 동굴 도시의 취약한 부분은 대부분 무너져 내렸으며 남아있는 부분도 위험에 처해있어 2000년에 보전을 위한 조지아문화유산기금을 추진하고 있다. 동굴 도시에서 발굴된 여러 시기의 금, 은, 청동으로 만들어진 장신구와 도자기 등은 현재 트빌리시국립박물관에 보관되어있다고 한다.

 

 

 

암벽 사이 가파른 철계단을 이용하여 올라가야 동굴도시에 접근할 수 있다. 

터키 카파도키아가 기독교인들의 은신처였다면 이곳은 사람들의 집단거주지이다.

 

 

 

쿠라 강변 높은 언덕에 있는 동굴도시 바위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풍경이 한가롭고 아름답다.

초록의 풍경이 멀리까지 보이는 풍경은 많은 외세침략에 시달린 동굴도시와는 달리 평화롭기 그지없다.

높은 곳에 서있으려니 바람이 세서 모자 끈을 최대한 줄여 목에 꽉 잡아 묶어야 하였다. 그도 저도 아닌 맨머리는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려 정신이 없었다.

 

이런 풍경 너무 좋다
자주 마주치게 되는 도마뱀

 

 

 

 

동굴도시 정상에는 9-10세기에 돌과 벽돌로 축조된 붉은색 2층 성당이 있어 초입에서부터 눈에 뜨였다.

거대한 암석 위에 홀로 우뚝 서있는 교회는 멀리서도 범상치 않아 보였다.

 

 

 

 

드넓은 동굴 도시 흔적을 보면서 한창 때 2만 명이나 살았다니 놀라운 규모다

 

Church of Prince
트빌리시로 흘러 가는 쿠라 강
동굴 도시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