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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둘레길 여주 36코스, 도리마을회관~현수1리버스정류장 본문
2024년 8월 10일
지난 5월에 갔다 온 후로 여행과 겹치고 개인적으로 걸었던 코스와 겹치고 하면서 경기둘레길을 두어 달 쉬었다가 8월 폭염 속에 걸으러 나섰다. 이제 60개 코스 중 4개 코스를 남겨 놓았고 이번에 36코스를 걷고 나면 3개 코스만 남으니 이제 서서히 끝이 보이는 가 싶다. 역시 산악회 버스를 타고 출발지인 도리마을회관에 오전 9시에 도착을 하였다.
도리는 여주시 점동면 도리(道里)로 큰말, 새말, 사장골 부락 등이 있다.
도리 늘향골 마을은 녹색농촌체험마을로 감자캐기, 고구마 캐기, 두부 만들기 등 농촌체험을 즐길 수 있는 마을이다.
도리마을회관 앞에 있는 경기둘레길 스탬프함에서 여주 36코스 단양쑥부쟁이 그림이 그려진 시작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단양쑥부쟁이는 충북 단양에서 최초로 발견 되었지만 현재 여주 지역 일부에서만 관찰할 수 있는 한국 고유의 두해살이풀로 일명 솔잎국화라 불리며 냇가 모래에서 자란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식물이다.
여주 36코스 : 도리마을회관~ 세물머리 소원길~신선바위~삼합교~현수1리버스정류장 (10.6km, 난이도 상)
도리마을회관 앞에서 강변을 향하여 걷는다. 홍일선 시인이 살고 있는 '바보숲 명상농원'을 지나면 강변이다. 정비된 강변길을 따르다가 중군이봉 숲으로 들어선다. 중군이봉 산길은 구불구불 1km 정도 이어지고 산길이 끝나면 청미천 하구다. 이 이곳은 남한강에 섬강과 청미천이 몸을 부리는 세물머리다. 세 물길 중 하나 청미천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십 리 가까이 청미천을 따라가면 현수 1리다.
오늘 걸을 길은 세 물길 남한강, 섬강, 청미천이 만나는 곳을 걷는다.
먼저 남한강을 따라 걷는다.
남한강 강변길을 걷다가 중군이봉으로 들어선다.
조금은 가파르고 숨이 차지만 그늘없는 강변길보다는 훨씬 낫다.
하늘에서 신선들이 내려와 바둑을 두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바위 위 작은 웅덩이에 고인 물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데 도롱뇽이 해마다 알을 낳을 만큼 맑다. 이 웅덩이는 천지를 창조한 여신 마고할미의 오줌통으로 쓰던 곳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천지 창조는 원래 여신의 몫이었으나 후대로 오면서 남신에게 자리를 내주고 마로 할미는 마귀할멈으로 격하되기도 하였다는 재밌는 전설이 깃든 바위.
장안4리마을회관 앞 정자에서 한끼같은 간식을 먹었다.
내 옆에 앉은 이가 또르띠아에 양상추랑 오리훈제를 얹어 소스를 뿌려 주는데 오호~~!
이렇게 준비해 와서 즉석에서 만드니 간단하고 참신하다.
한수 배웠다.
청미천은 남한강 지류 중 하나다.
청미천 유역은 너른 평가가 잘 발달해 질 좋은 쌀이 많이 생산된다.
청미천 둑방을 걷는데 붉은 배롱나무꽃이 눈길을 끈다.
저렇게 빨간색 배롱나무꽃은 처음이라 다들 신기하게 보고 또 보았다.
삼합교를 지나 장안 3리 마을 방향으로.
장안 3리 버스 정류장에 달린 선풍기~
선풍기가 작동은 하나 싶어서 돌려 보았다.
시원하게 잘 돌아간다.
한적한 시골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어르신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선풍기를 틀고 더위를 식히는 모양이다.
오늘 목적지인 현수 1리 버스정류장까지 4km 남았다.
이번 코스는 거리가 짧아 일찍 끝날 모양이다.
더운 날을 고려해 산행대장이 짧게 한 개 코스만 잡았단다.
더울 거라 단디 각오한 상태라서 그런지 나는 생각보다는 걸을 만했다.
저녁마다 설거지 마치고 한 시간씩 땀 흘리며 걸은 덕을 보는 건지 나는 정말 지치지 않고 잘 걸었다.
두 그루의 큰 나무가 쓰러졌다.
앞에 있는 나무는 (다리 짧은 사람은 간신히) 넘어가야 하는 거였고,
뒤에 있는 나무는 키 큰 사람은 고개를 많이 수그리고 지나가야 했다.
한적한 농가주택(?)을 만났다. 댕댕이는 사람이 반가운지 짖지도 않고 꼬리만 흔들며 껑충껑충 반겨준다.
잔디 마당 한편에 있는 정자에서 쉬었다 간다.
마당에 지하수를 사용하는 듯한 수도가 있어서 시원하게 세수를 하기도 하고 시원한 물에 수건을 적셔 목에 둘렀다.
차가운 수건을 목에 두르니 '와~~ 더위야 가라~~'다.
그늘 한 점 없는 야속한 길이지만 현사교를 건너며 보는 청미천 풍경이 시원시원하다.
경기 용인시 원산면에서 발원하여 안성시 일죽면, 이천시 장호원읍을 지나 경기, 강원, 충북 3도가 접하는 점동면 장안리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오후 12시 20분 오늘의 목적지인 현수 1리 버스정류장에 도착을 하였다.
산악회 대장 말에 의하면 이렇게 일찍 끝나기는 산악회 생기고 처음이란다.
다른 계절이었다면 두 개 코스는 걸었을 거다.
현수 1리 버스정류장 도착 스탬프에는 '천년도자여주'가 그려져 있다. 여주는 고려백자 가마터와 조선시대 도기소가 있을 정도로 오래된 도자기 역사를 갖고 있다. 수백 개의 도장 공방이 아직도 운영되고 있고, 신륵사 인근 여주도자세상에서는 도자기 관련 전시, 체험 등이 가능하다.
빵빵하게 에어컨을 켜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버스 안은 천국이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라 버스를 타고 여주 시내로 이동하였고, 땀에 절은 옷은 미리 가져간 뽀송한 옷으로 갈아입고 시원한 냉면(1만원)을 먹었다.
여름엔 이만한 음식도 없다.
수육(이만 원)도 몇 점 나눠 먹으며 일찍 끝난 뒤풀이를 깔끔 시원하게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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