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둘레길 양평 31코스, 양동 농협 정류장~장수폭포 입구 본문
5월 11일
산악회 버스를 타고 양동역에 내리니 오전 9시가 조금 넘었다.
오늘의 출발지인 양동농협 정류장까지는 양동역에서 한달음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진 길이다.
벌써 세 번째 방문이기 때문이다. 둘레길 덕분에 이렇게 여러 번 왔지만 이제는 이쪽 양동 방면 둘레길을 다 걸었으니 언제 또 양동에 올 일이 있을까 싶다.
경기둘레길 양평 31코스 : 양동역 입구 ~ 삼산2리 마을회관 ~ 도전 3리~ 파티마성모의 집~장수폭포 입구 (14.2km)
석곡천과 함께 걸음을 시작하면 조선 육대로 중 평해로 복원길인 평해길 양동구간과 한참 같이 간다. 둑길을 따라 10분 남짓 걸으면 왼쪽에서 계정천이 합류하고, 몇 걸음 더 옮기면 오른쪽에서 단석천이 들어온다. 세물머리에서 몸을 불린 삼산천은 굽이굽이 흘러내려 간현에서 섬강으로 들어간다. 물가를 벗어나 훤칠한 은행나무를 만나고 한갓진 삼산마을 길을 따른다. 당산과 웅덕산 사이 곰지기고개는 양평과 여주 경계다. 고개 넘어 화사한 꽃길 따라 장수마을까지 간다.(홈페이지)
비닐하우스 안에는 부추가 자라고 있고 이정목이 가리키는 오늘 목적지인 장수폭포까지는 13km 거리다.
양평군 양동면 금왕리 북쪽에서 발원하는 석곡천은 쌍학리 양동역 앞을 흘러 삼산리에서 계정천과 단석천을 합친다.
몸집이 커진 석곡천은 이름을 삼산천으로 바꾸고 삼산역을 지나 원주 땅으로 넘어간다.
아까시꽃 향기 가득한 길을 행복하게 걷는다.
꽃향기가 온몸에 배일 것 같다.
기분 좋은 길이다.
이 길은 경기옛길 평해길 걸었던 길이라 길이 눈에 익어 빠싹하다.ㅎㅎ
그때도 이 길을 걸으며 다음에 또 걸을 생각에 살짝 지루한 길이라 생각했는데 계절을 달리하여 걷는 길이라 그런지 길은 눈에 익어 익숙하고 풍경은 사뭇 달라 보인다.
물을 댄 논도 보기 좋고 이양기로 혼자서도 거뜬히 저 너른 논에 모를 심는 걸 보면 볼 때마다 신기방기하다.
삼산2리의 윗배내마을에서 볼 수 있는 500년 된 은행나무는 1982년 5월에 경기도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씩씩한 기상과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는 암나무로 은행을 아홉 가마까지 수확한 적이 있다고 한다. 놀랍고 대단한 나무다.
수백 년을 한 자리를 지키며 여전히 건강하게 서있는 노거수는 경이롭다.
평해길 걸을 때 엄청 헷갈려했던 지점을 통과한다.
다리를 건너 우틀이다.
삼산역 방향 화살표 보고는 직진하는 이들도 있는 걸 보면 헷갈리기 딱 좋은 구간인 셈.
아래 보이는 저 다리를 건너 경기둘레길은 이어지고 왼편에 경기옛길 평해길 스탬프함이 있다.
평해길은 다리를 건너면 안 되지만 오늘은 평해길 스탬프함에 눈길 한 번 주고는 다리를 건너간다.
원주, 문막도 아닌 서울, 양평 방향도 아닌 도로를 건너 직진이다.
이정표에는 당산 등산로 입구라고 적혀있다.
띄엄띄엄 있는 전원주택들은 물 좋고 산 좋은 곳이지만 이런 오지에 사는 건 어떤 걸까?
우짜든동 나는 시골살이를 해도 마을과 어우러진 곳이 좋을 것 같다.
나이 들어서는 나는 그냥 도시가 좋다.
당산 정상, 웅덕산 정상으로 가는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양동역에서 8.7km, 장수폭포 입구 5.7km 남은 지점이다.
개미집을 연상시키는 굴뚝이 이채롭다.
성당인가?
길 위쪽으로 얼핏 성모마리아상이 보이고 나뭇잎 사이로 십자가도 보이길래 길을 벗어나 올라가 보았다.
도전공소의 유래 역사 요약 안내글이 있다.
도전공소 건물은 1957년에 건립되었으며 신자들이 약초와 산나물 등을 팔아 건축자금을 마련하고 나무를 베고 흙을 발라 공소를 지었다. 하지만 공소의 뿌리는 18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에 처음 복음의 씨앗을 뿌린 사람은 정 안토니오와 송선일로 전해진다. 정 안토니오는 당시 서울 용산에서 그의 아내인 임 카타리나와 한 살배기 아들을 두고 살고 있었는데 1869년(기사년) 박해 때 아내가 포도청에 끌러가 순교를 하게 되자 홀로 이곳으로 피난을 하였다. 정 안토니로와 송선일이 원심이(도전리의 옛 지명)에 정착하고 이어서 충주 배일곡에서 살던 양재형이 식구들을 이끌고 박해를 피해 이곳에 이주해 오면서 교우촌을 이루게 되었다.
이후 우도(1865~1913) 신부가 1891년 봄에 원심이에서 신자들과 생활하면서 경당을 짓고 한국의 언어와 풍습을 익힌 후 1891년 10월 전라도 고산 차돌백이 주임으로 이임하였다.
또한 1900년 10월에는 당시 조선교구 제8대 교구장인 뮈텔 주교가 2박 3일간 사목방문하였으며 비슷한 시기에 설립되었던 인근의 교우촌은 모두 폐쇄되어 없어졌지만, 원심이 공소만은 현재까지 마을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 어린 정성으로 유지되고 있는 유서 깊은 공소이다.
본 공소는 본래 원심이(멀고 깊은 계곡) 공소로 불리었으나 1950년 여주본당 관할이 되면서 행정구경의 명칭인 도전리 지명을 따라 도전 공수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2004년 북여주 성당이 설립되면서 현재는 북여주 성당 소속으로 관리되고 있다.
낮 12시 15분쯤에 목적지인 장수폭포 입구에 도착을 하였다.
선두 몇몇 분들만이 장수폭포를 갔다 오는 걸 보니 뜻밖에 내가 너무 빨리 온 거다.
스탬프를 찍고 나도 장수폭포를 갔다 오기로 하였다.
장수폭포까지는 0.3km이다.
폭포는 작고 수량도 적었지만 아담하고 예뻤다.
주변도 깨끗하고 폭포를 보러 온 이들이 앉아 쉴만하게 잘 조성되어 있었다.
다시 원위치하여 배낭에 들어있는 것들로 요기를 하였다.
이곳에서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렸다.
일행들이 어찌 이리 늦나 했더니만 중간에 오다가 점심을 먹느라 늦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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