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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조지아 - 아할치혜 도착, 맛있는 음식들 본문

걸어서 세계속으로/코카서스 3국(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 아할치혜 도착, 맛있는 음식들

다보등 2024. 9. 12. 21:53

바르지아 동굴도시를 떠나 3시간을 달려 평균해발고도 1,029m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아할치혜(뜻 : 새로운 요새)라는 도시에 도착을 하였다. 도시는 제법 큰 도시처럼 보였다. 어느 지점에서 차가 멈추더니 숙소로 가는 길에 굴다리가 있는데 우리 버스가 커서 거기를 통과하지 못한다며 내려서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 영문도 모른 채 내리고 보니 평지가 아닌 오르막이었고 캐리어를 끌고 15분 이상 올라가야 했다. 오후 7시가 넘은 시간 서쪽으로 기우는 해는 마침 우리 얼굴 방향이었고 난데없이 캐리어를 질질 끌고 언덕을 오르며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게스트하우스 여주인은 환한 얼굴로 우리를 맞아 주었지만 우린 기진맥진 진이 빠져서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왜 하필 이런 높은 언덕 위에 숙소를 정했냐며 인솔자 욕(?)을 하기도 하고 카페지기 욕을 하기도 하며 급기야 버스기사까지... 한바탕 불만들이 쏟아졌다. 

 

현지 맥주와 복숭아 음료

 

방 배정을 받고 친구들과는 저녁 식사를 숙소에 부탁하고 마당에 자리를 잡았다.

다른 이들은 다들 어디서 무얼 먹는 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숙소에 주문한 음식으로 정말 맛있는 저녁을 즐겼다.

요리 이름을 일일이 다 알지는 못하지만 아할치혜 숙소 마당에서 시원한 밤바람을 즐기며 먹는 음식들이 가히 성찬이었다.

이렇게 푸짐하게 먹고 한화로 5만원 정도 되는 가격이었다.

 

치즈가 듬뿍 들어간 조지아 피자 하차뿌리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저녁을 먹다가 코카서스의 높은 봉우리에 걸려 넘어져서 그 음식이 쏟아진 곳이 조지아라고 한다.

천국의 식탁이 궁금하다면 조지아로 가라는 말이 있고,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은 "조지아의 모든 음식은 한 편의 시다."라고 칭송했단다. 

 

브로콜리 샐러드
고수가 뿌려진 샐러드와 소 혀 요리
소혀 요리
조지아 피자 중 하나인 날 계란을 올린 하차뿌리, 뜨거울 때 계란노른자에 빵을 뜯어 찍어 먹는다

 

조지아 여행 중 어느 식당에서도 주문 가능하던 정통빵으로 조지아 피자라고 알려진 치즈빵 '하차뿌리'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화덕에 잘 구운 빵 사이에 치즈를 듬뿍 넣어 담아낸다. 나는 이 조지아 피자가 정말 맛있었다. 특히 빵을 화덕에 구워 내놓는 피자의 두툼한 빵이 담백하고 부드럽다. 아낌없이 듬뿍 들어간 치즈도 그립다. 

 

 

 

나는 낯선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보니 소혀 요리도 유명하다는데 먹지 못했다. 

또 하나, 나는 여행을 좀 해봤다고 하지만 고수를 먹는 법을 배우지 못해서 이렇게 고수가 뿌려져 나오는 음식을 먹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여행을 하려면 나에겐 필요한 꿀팁 = 낯선 음식과 친해지기 + 고수와 친해지기 ^^

 

양배추잎에 고기를 싸서 푹 끓인 음식(고수가 올려진 ㅠㅠ)
버섯 위에 치즈를 올려 올리브유를 듬뿍 넣어 오븐에 구운 음식

 

 

저녁을 먹고 씻고 나니 밤 10시가 되어간다. 많이 피곤하였으나 아직 밖이 훤하길래 룸메 언니하고 둘이서 숙소 앞 언덕에 있는 성으로 올라갔다.

이곳은 라바티 요새라고 한다.

라바티 요새는 내일 정식으로 관람한다고 하는데 밤 풍경도 놓칠 수 없지.

사실 숙소가 요새 바로 앞이라 은근 좋다. 

좀 전에 언덕을 오르며 난리 투덜거렸지만 숙소 위치는 좋다.

 

 

 

조명에 붉게 물든 성벽의 색감이 아주 좋았다.

이곳은 유료 입장으로 성안을 둘러볼 수 있다고 하니 유료로 둘러볼 곳은 따로 있는 모양이다.

제대로 된 관람은 내일 한다고 하니 밤이 깊어가는 성벽 위에서 아할치혜 밤 풍경만 잠깐 보고 내려왔다.

(사실 이때 커다란 개가 내 주변을 어슬렁거려 긴장되고 신경 쓰여서 더 있지 못하고 쫓기듯 내려온 거다)

 

 

 

6월 7일 아침

해뜨기 전 요새에 갔다가 덩치 큰 개들이 어찌나 많은지 무서워서 다닐 수가 없었다. 어젯밤에 커다란 개가 무서워 쫓기듯 내려왔는데 그땐 개가 이렇게 많다는 걸 알지 못했다. 

개들이 영역이 있는 모양인지 다른 개가 접근하면 서로 짖고 으르렁거리는 통에 무서워서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치다시피 내려왔다. 아니 저렇게 큰 개들이 유적지를 마구 헤집고 다니는데 왜 놔두는지 모를 일이다.

주민들 말에 의하면 개들이 관광객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하는 거랑 다를 게 없다. 

 

 

숙소 발코니에서 바라본 풍경

 

 

아침 조식~

간단하고 소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