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박노해 사진전 '다른 오늘' (feat. 라 카페 갤러리) 본문

공연,영화,서적

박노해 사진전 '다른 오늘' (feat. 라 카페 갤러리)

다보등 2025. 4. 10. 22:59

가나아트센터에서 나와 1020번 버스를 타고 이번엔 경복궁역 2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복잡한 세종로를 또 가고 싶지 않아서다. 경복궁역으로 계단을 내려가다 문득 '라 카페를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더라도 이왕에 근처에 왔으니 들렀다 가자 싶었다. 라 카페 갤러리는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500m쯤에 있다.

갤러리 바로 앞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점심때가 훌쩍 지난 시간이기도 하고 라 카페에서 커피라도 한 잔 마시려면 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의도치 않게 혼자 외출을 하였다. 남편은 아침 일찍부터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나가는 바람에 한가롭게 혼자 평창동을 가게 된 거다.

우삼겹덮밥

 

라 카페 갤러리 바로 길건너에 있는 청하식당에서 우삼겹덮밥을 주문했고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에 맛있게 먹었다.

콩나물무침도 맛있었다. 할머니가 하는 백반집이다. 거기다 추억의 요구르트까지.

평소에 요구르트 안 먹는데 오늘은 원샷했다.

 

청하식당에서 보이는 라 카페 갤러리
히어리

 

오!!

카페 입구에 히어리가 있다. 며칠 전 관악산 계곡에서 본 히어리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또 보네!

초록색과 노랑이 잘 어울린다.

 

박노해 사진전은 2층에서 볼 수 있다.

전시실은 작다. 

 

지금까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연구자가 되어야 한다

내가 나 자신을 연구하지 않으면 누군가 나를 연구하고 써먹는다

 

 

멋은 무엇, 그 머시기,

그 무엇이 깃든 신비다.

멋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에 감싸여 있다

 

세상의 그 어떤 위대한 일도

따뜻한 밥 한 그릇에서 시작된다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키 큰 나무 숲을 지나니 내 키가 커졌다

 

나는 이 지상에 비밀히 던져진 씨앗 하나

아무도 모른다

내 안에서 무엇이 피어날지

 

 

오래되고 아늑한 의자 하나

하나의 세계가 탄생하는 자리

 

작은 도토리 한 알에

거대한 참나무가 들어있듯

내 안에는 더 큰 내가 숨 쉬고 있다

 

 

삶은 어디서나 저마다

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꽃이다

 

남김없이 피고 지고

 

사랑은 

나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다

 

걷히지 않는 구름이 있겠어요

잠들지 않는 폭풍이 있겠어요

가시지 않는 불운이 있겠어요

 

알려지지 않았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드러나지 않는다고 위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의 '다른 오늘'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카페 라떼

 

 

전시실에 있는 사진이나 글이 참 좋다. 

박노해 사진전은 처음이 아니다. 몇 번 왔었다. 몇 번 왔다고 친숙하다고 하기엔 그렇지만 친숙한 이 느낌은 

그건 아마도 네이버 밴드 ' 박노해 걷는 독서'를 매일 받아 봐서 그런 것 같다.

매일 아침 사진 한 장과 문장으로 '다른 오늘'을 열어준다.

 

● 박노해 사진전 '다른 오늘'

2025년 6월 29일까지(매주 월 휴관)

무료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