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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빗속에 걸은 동해 해파랑길 (해운대-월내고리원자력)#2 본문

물길따라 떠나는 여행/688km 동해해파랑길

빗속에 걸은 동해 해파랑길 (해운대-월내고리원자력)#2

다보등 2011. 3. 3. 13:10

 

빗속에 걸은 동해 해파랑길-이틀째

 

 해운대동백섬-미포-청사포-구덕포-송정해수욕장-공수마을-해동용궁사-동암마을-연화리-대변항-

임랑해수욕장-월내 고리원자력 (28km)

 

 

 

이름하여 동해트레일, 

부산 이기대공원에서부터 두만강변 녹둔도까지, 1400km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을 걸어 보자는 것이다. 해변을 따라 걷게 될 그 길은

관동팔경과 백두대간에 자리 잡은 설악. 금강. 두타산의 명산과 장사, 화진 용화, 원산의 명사십리를 비롯한 천혜의 해수욕장이 즐비하고,

망대해로 펼쳐지는 태평양이 함께하는 천하제일의 도보답사처가 될 것이다. 물론 우리의 발길 닿기를 허용하지 않는 구간이 있어 답사를

완수 할 수 없겠지만. 그러나 우리의 답사에 고무된 많은 사람들이 그 길 걷기를 염원하게 된다면, 어느 날 남북한이 서로 손잡고 그 길도

공동 관광상품으로 개발하지 않을까. 결코 헛되지 않을 꿈을 안고 ‘동해 트레일(해파랑 길)’에 오른다

 

그 머나먼 여정 중 첫 번째 여정이 2월 25일 밤에 부산 해운대에 모여 26일부터 3월 1일까지 4박 5 일간의 일정으로 실시된다.

부산 오륙도 이기대공원에서 고성통일전망대까지 688km....

 

 

 

 

2011년 2월 27일(일)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행여나 혹시나 비가 부산은 피해 갈려나 했더니만 예보는 적중했고 새벽부터 주룩주룩 비가 내렸다.다행이 출발할 즈음은

빗줄기가 가늘어져 다행이라 생각하고 숙소를 나선다.비 온다고 피해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제 건너 뛴 해운대동백섬에서 동해 해파랑길 이틀째

가 시작되었다.숙소에서 오전8시 출발을 하여 해운대 달맞이언덕의 '해월정'을 들렀다. 우리가 걸을때는 해월정아래 솔밭으로 걸을 것이므로 해월정

미리 올라보고 가기로 했다. 하지만 어찌나 바람이 거센지 보는둥 마는둥 한바퀴 휘두르고 버스를 타고 동백섬입구로 왔다.

 

 

 

비오는 일요일 아침....

열정적인 수영맨들이 슈트를 입고 혹은 수영복만 입고 연습에 열중이다. 예전에 조선비치호텔앞에서 미포방향으로 바다수영을 한 경험이

있는 나는 행여 아는 얼굴이라도 있나 유심히 살펴 보았지만 나랑 수영을 함께 하던 팀들은 아니다. 허긴 이곳에서 바다수영을 하는 팀이

어디 한둘이라야지.....ㅋ

 

 

 

영화 '해운대'에서 엄청난 쓰나미에 동강나버린 광안대교의 모습이 멀리 안개너머로 보인다. 누군가 언제 고쳤나고 물어서 다들 웃기도 했다.

 

 

오늘은 누리마루의 APEC하우스가 무슨 보수공사를 하느라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출입이 금지이다.우리회원들도 관람을 했으면 좋을뻔 했는데

아쉽다. 암튼 APEC회의장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은 찍어야지~~ㅎㅎ

 

 

 

 

 

 

 

인어공주까지 보고 정신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해운대해수욕장이다. 다행이 비는 그럭저럭 그쳐 가는듯 했다.

너울성파도가 심한 바닷길을 걸어 계속 전진이다.지난 연말 해운대에서 엄청나게 높은 파도에 반쯤 정신이 나갔었는데 오늘은 그 정도는 아니다.ㅋ

하지만 언제 와도 너무나 아름다운 해운대이다.^^*

 

 

 

 

 

 

 

사진을 찍으며 모래사장을 걷느라 처지기도 하여 일행들은 멀찌감치 앞서 가버리고... 구름재님과 나는  잠깐 호텔들이 즐비한 길로 올라섰다.

유리창에 비치는 소나무숲이 묘한 그림이 되어 주기도 한다.

 

 

 

 

 

 

 

 

앞쪽으로 보이는 달맞이언덕의 빼곡한 집들과 아랫동네 미포가 보인다. 영화 '해운대'에서 하지원이 식당을 하던 곳이 미포선착장이다.

 

 

해운대의 갈매기들은 새우깡을 너무 좋아라 한다. 새우깡을 손에 들은 많은 사람들이 갈매기를 향해 손을 흔든다.이렇게 사람들이 주는 새우깡에

길들여져서 먹이사냥 하는 방법은 잊어버리지 않을까? 설악산 봉정암가는길에 다람쥐도 도망도 안가도 등반객이나 신도들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

있으니....^^;;

 

 

이들은 사람들이 위험하지 않다는걸 새우깡을 통해서 학습이 되었나보다.때로는 아주 가까이 까지 와서 새우깡을 달라고 보채는 놈도 있다.

덕분에 정말 가까이서 갈매기를 볼 수 있었는데 빨간스타킹을 신은 아주 예쁜 모습이다.덩치도 자그마한게 갈매기도 종류가 많다던데 고양이

소리를 낸다는 괭이 갈매기인가? 괭이 갈매기는 덩치가 좀 크지 않나? 그럼 이놈들은 무슨 갈매기일까? 참 예쁘게 귀엽게 생겼다~~ㅎㅎ

 

 

 

 

저 멀리 바다에서부터 쓰나미가 밀려와 하지원과 설경구와 많은 관광객들이 도망가던 길이다.물론 영화속 장면이랑과는 조금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마침 기차가 지나간다는 경보등이 울려서 길한가운데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가 뒤에서 빵빵거리는 차들로 인해 기차가 지나 가는 장면은 찍지를

못했다.ㅋ 역사속으로 사라질 동해남부선 해안철도이다. 1918년 10월 31일에 운행을 시작한 동해남부선은 부산과 포항을 연걸하는 해안철도이다.

현재 복선전철화 사업이 진행중에 있어 해운대-송정구간 이설이 완료되면 아름다운 해안절경으로 유명한 이 구간을 통과하던 열차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달맞이 언덕...문테로드를 오르며 뒤돌아 본 해운대해수욕장의 모습...안개 때문에 선명하지 못한 해운대~~~

 

 

 

문탠로드 3가지 전설, 3가지 이야기....

은은한 달빛 속에서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껴 볼 수 있는 문탠로드에는 세가지 전설과 세가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2.2km 해안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황옥공주. 와우산 대보름달. 청사포 망부송 전설"과 "달 이야기, 보일락 말락 대마도. 역사속으로 사라질 동해남부선의 이야기"와 함께

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달빛을 쐬면서 명상걷기를 할 수 있는 매력 넘치는 산책길 문탠로드.....

 

 

문득 고개 든 밤하늘에 항상 그 자리를 지켜 온 달님이 있습니다.

달빛이 쏟아지는 문텐로드를 따라 달님이 전하는 말에 귀 기울여 보세요. 마음속에 묻어 두었던 "내안의 나"를 만날 수 있도록.....

(바투: "두 대상이 아주 썩 가깝게"라는 순 우리 말)

 

 

 

 

 

 

 

 

 

 

 

 

청사포를 지나 구덕포-송정해수욕장으로 진행한다.

청사포는 달맞이길 아래에 있는 작은 포구이다. 원래 한자명은 뱀'사(蛇)'자가 들어간 청사포였으나 언제부터인가 푸른 모래라는 뜻의 靑沙浦로

바뀌었다. 주변엔 횟집과 붕장어구이집, 숯불조개구이촌들이 즐비하다. 친구들과 가끔씩 조개구이를 먹으러 다니곤 했었으나 오늘은 앞만보고

내달린다.ㅠ.ㅠ

 

 

 

청사포를 지나며 비바람이 거세졌다. 서둘러 비옷을 챙겨 입었으나 바람이 세서 걷기가 힘들다.

 

 

어젯밤 송정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 이곳 해운대청소년수련원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저녁 식사후 송정바닷가에 나와 수건돌리기도 하고

싶었지만...ㅋㅋ 빙둘러 앉아 간단한 음료을 마시기도 하고 나중엔 서서 돌아가며 노래도 하고 모래사장을 걷기도 하며 바닷가에서의 낭만(?)을

즐기던 곳이다.오늘은 비를 맞으며 국화빵이 구워져 나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받아든 따끈하고 자그마한 국화빵 하나에 감격을 하기도 했다.

국화빵을 기다리며 먹은 뜨거운 오국물과 함께.....^^**

 

 

 

 

와~~~비를 맞으며 걷는 우리들에게 향기로운 국화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송정해수욕장을 지나며 유기사님이 신경써주신 국화차에 마음까지

따스해지며 다시 빗속으로 gogo~~~

 

 

 

공수마을 바닷가 길을 따라 용궁사방향으로 가는 길이다.나는 사월초파일이면 아침 일찍 용궁사를 들르곤 했다. 집에서 가깝기도 햇지만 초파일이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일찍 다녀 가곤 했었다.해동용궁사는 바다를 끼고 있어 절집앞마당까지 바닷물이 들어 오는 경관이 멋진 해안가 절집이라 소문이

나며 관광객들이나 불자들이 많이 찾게 되는 절집이라 언제나 붐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용궁사의 모습이 너무 변해서 마음이 떠나게 되었던 절집

이다.

 

 

 

 

조선 영조 9년(1733) 기장 현감이었던 권적이 관내에서 제일의 명성지로 알려진 이곳에 자주 놀러와 풍월을 읊었다고 한다. 한때 그는 이조참의

였다고 바위에 시(詩)로서 각자를 썻는데 자기의 벼슬인 시랑을 따서 '시랑대'라고 큰 바위에 기념으로 새겨 두었다.

 

 

 

 

용궁사를 지나 국립수산과학원 담을 따라 동암마을로 간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산자원의 조사시험 연구와 수산기술의 지도 보급을 위해 설치한

농림수산식품부 산하기관이라고한다.휴일 아이들과 함께 견학을 가도 좋은 그런 곳이다.

 

 

 

 

 

 

이곳 시랑리바다를 지나며 비바람에 가장 힘들었던 구간이었던것 같다.허허벌판에 비바람을 막아줄 아무것도 없다보니 그대로 노출이 되어

신발속으로 들어 온 물이 질척거리기 시작을 하고....바지를 타고 내려오는 물에 양말이 젖으며 신발속으로 물기가 서서히 젖어 들고....

스패츠를 챙겨갔음에도 불구하고 차안에 두고 내린 바람에....ㅠ.ㅠ

 

 

 

연화리의 손에 잡힐듯 떠있는 작은 섬 '죽도'는 개인사유지라 함부로 출입을 하지 못하는 무인도 아닌 무인도이다. 관리인만 가끔 들어간다고 한다.

70년대 헬기로 연예인들을 실어 나르며 파티를 하기도 했다는 영화같은 섬인것이다.믿거나말거나~~~ㅎㅎ

 

 

 

 

연화리에선 해녀들이 잡아다 파는 해물들이 유명하다.그중에서도 맛있는 전복죽이 인기이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산산님,스칼렛님,

구름재님과 함께 할매집으로 들어갔다. 그야말로 즉석 작당(?)을 한것이다~~전복죽은 주문을 받고 그때부터 끓이기 시작을 한다.30분정도가

소요된다. 날씨가 좋을때는 죽을 기다리며 소라,멍게,개불,해삼 등을 해녀들이 직접 잡아 온 여러가지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도 있지만 이런 궂은 날은 전복죽이 제격이다.커다란 솥채로 들여 온 전복죽은 김이 모락모락~~먹음직스럽기까지~~입속에 씹히는 전복을

느끼며 그 달콤하고 구수한 맛에 빠져 세그릇이나 먹고보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종일 비를 맞으며 걷다보니 뜨끈한 전복죽이 더 없이 맛있었다.

 

 

 

월내 고리원자력에서 오늘 일정은 끝났다. 기장 예술학교가 우리의 숙소이다.마침 전주팀들이 풍물패 발대식을 한다고 이곳에서 한다고 해서

저녁시간 모였다. 아침산님의 열정적인 풍물 강의를 듣고 즉석에서 배워서 하는 솜씨들이 제법 그럴싸하게 들린다. 가을이면 우리땅풍물패의

멋진 솜씨를 들을 수 있겠다. 지금부터 기대가 된다~~~^^*

 

 

 

 

 

 

 

 

 

 내일은 울산 울기등대가 있는 대왕암까지가 하루 일정이다. 온산공단을 지나 장생포 처용암을 보고 방어진까지는 버스로 이동을 한다.

울기등대는 여고시절 소풍을 자주가던 곳이다. 대왕암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군인들이 철통같이 경비를 하던 곳이라 일반인 통제구역이었지만

지금은 일반인들에게 되돌려 주어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오락가락 비가 오는 밤....내일은 또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