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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부산서부터 시작된 해파랑길이 어느덧 관동8경으로 들어서게 되다/동해해파랑길 본문

물길따라 떠나는 여행/688km 동해해파랑길

부산서부터 시작된 해파랑길이 어느덧 관동8경으로 들어서게 되다/동해해파랑길

다보등 2011. 6. 10. 18:39

부산서부터 시작된 해파랑길이 어느덧 관동8경으로 들어서게 되다/동해해파랑길

 

 

 

 

 

어젯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이틀째를 맞이한 아침. 출발전에 단체사진을 찍으러 잘 생긴 소나무밑으로 모였다. 

'칠보산청소년수련원'이 우리가 이틀 묵은 숙소이다.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수련원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학교 운동장옆으로 몇그루의 수려한

소나무들이 일품이다. 그 소나무 아래에서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처럼 사진을 찍었다. 칠보산은 병곡면 금곡리에 샘이 있는데 중국사람 두사충

이 이 물을 마셔보고 이 산에 반드시 일곱가지 보배가 있으리라 하여 불리게 되었다는 칠보산. 칠보(七寶)는 돌옷(돌에 난 이끼),더덕,산삼,황기,

멧돼지,구리,철이라고 하며 특히 이곳의 철은 지남석으로 가루는 뼈가 부러진데 좋다고 한다.

 

 

 

수련원 뒤로는 칠보산이 버티고 있으며, 앞으로는 동해바다가 코앞이다. 고래불해수욕장과의 거리가 불과 10분정도인 멋진 곳이다.

물론 오래된 학교인지라 시설은 좀 빈약한 편이지만 교사뒤편 수돗가에서 양치질하는 재미도 나름 좋았다면 뭐.....^^*

 

 

2월부터 시작된 해파랑길이 한달에 한번 2박3일간의 일정으로 걷기 시작한지 벌써 다섯번째....

6월초 연휴를 이용하여 5월에 이어 일주일만에 다시 동해를 찾았다. 6월은 그러니까 두번을 오게될 참이다. 그렇게 어제 종일 걷고 이틀째인 것이다.

모래를 걷는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뜨거운 햇볕과도 싸워야한다. 그리고도 거친 바위를 넘나들어야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

서운 저력을 가진 도반들이다. 그냥 보기엔 여리디여려(??) 보인다만 내공이 보통들이 아닌 것이다....ㅋ^^*

 

 

 

 

 

 

 

 

 

 

 

 

 

오늘은 월송정(越松亭)서 부터 시작을 할 참이다.

경북 울진군 평해읍 월송리의 월송정은 신라시대 화랑들이 이곳의 울창한 송림에서 달을 즐기며 선유하였다는 정자이다. 관동8경의 하나로

'月松亭'이라고도 쓴다. 명승을 찾는 시인.묵객들이 하나같이 탄복한 곳이라고 한다. 정자는 고려시대에 이미 월송사부근에 창건되었던 것을

조선 중기 연산군 때에 관찰사 박원종이 중건하였다고 하며 오랜 세월에 퇴락한 것을 향인들이 다시 중건하였으나 한말에 일본군이 철거해

렸다. 1969년 재일교포들이 정자를 신축하였으나 옛 모습과 같지 않아서 해체하고 1980년 7월에 현재의 정자로 복원하였으며 현판은 최규하의

휘호로 되어 있다.

 

 

 

 

 

평해 월송정/李行

"동해의 밝은 달이 소나무에 걸려 있다

소를 타고 돌아오니 흥이 더욱 깊구나

시 읊다가 취하여 정자에 누웠더니

단구의 신선들이 꿈속에서 반기네"

이행은 조선초 개국 공신 권근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며,

또 권근의 시를 보면 "빠른 말을 타고 달리면 세상사 모든것을 촘촘히 보지 못하며, 느린 소를 타면 빠짐없이 볼 수 있다..."라는 싯귀가 있는데

딱 우리에게 맞는 말인것 같다. 세월을 뛰어넘어 그때나 지금이나 '느림의 미학'을 느끼는건 일맥상통하나보다.^^*

 

 

몇년전 유지태와 김지수 주연의  "가을로"라는 영화에서 이곳 월송정에서 촬영된 부분도 있다.

결혼준비를 위해 삼풍백화점으로 간 민주(김지수)는 거짓말처럼 무너져내린 백화점과 함께 사라지고...

10년이 흐른후 현우앞에 '민주와 현우의 신혼여행'이라는 노트가 배달이 되고,약혼녀 민주가 남긴 다이어리를 따라 가는 길.....

오래전 본 '가을로'라는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 월송정이었다.

 

 

 

 

 

월송정에서 나와 길게 난 해안선을 따라 걷다보니 구산해수욕장을 지나며 구산항에 다달았다.

가는 도중에도 아예 신발을 벗어들고 걷는편이 나았다. 시원한 바닷물에 발담그고 걷노라며 세상시름 모든것은 남의 일인양 무서울게 없다.

그저 묵묵히 걷다보면 새로운 각오가 생기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거창한것 까지는 아니라도 어떤면에서는 나를 곰곰히 내려다볼 수 있는 시

간이 생기는 듯하다. 내 앞에 혹은 뒤에서 함께 걷는 도반들이 살가운정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바람직한 생각들이 머리속을 비집고 들어온다.ㅎㅎ

 

 

 

 

 

 

 

경상북도 울진군 기성면 구산리해안에서...

 

 

 

 

미역말리는데도 맥주병이 동원이 되었다.ㅎㅎ

나중에 보니 어떤곳은 소주병을 같은 쓰임새로 미역을 받치고 있는 곳도 있었으니....ㅋ

 

 

 

무엇을 낚는지 궁금하여 물어보았더니  놀래미를 잡는다고....

놀래미는 노래미를 일컫는 말이라 한다. 광어와 함께 대중적인 생선 중 하나라고.....

 

 

 

 

도로번호도 없는듯한 포장된 길이 바다를 바싹 옆에 끼고 꼬불꼬불 이어져있다.

조금은 지루한듯한 포장된 길이지만 바다물빛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연신 눈길은 바다속으로 빠져 들곤한다.

물속에 자리한 이름모를 해초들은 그냥 손으로 건져내어 먹을 수도 있을것 같다. 동해,남해,서해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있지만 바다는 동해

바다가 최고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환상의 바닷길이다. 그중에서도 어제오늘 걸은 이 구간의 바닷물이 젤루 아름답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말미잘과 조개들....

 

 

 

내 그럴줄 알았어~~

어느 순간 머핀과 더미가 물속으로 풍덩~~

내내 파란물의 유혹에 가슴설레하더니만 기어이 일을 내고 말았다.

작년 여름 송광사계곡에서 물속으로 풍덩해버린 나의 엉뚱함에 너도나도 물속으로 들어오더니만 이제 이곳 동해바다에선 또 엉뚱한 면을

머핀이 연출하였다. 통쾌함이 뜨거운 해안가에 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