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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오름을 사랑한 김영갑이 숱하게 오르내렸을 '용눈이 오름' 본문

제주오름

오름을 사랑한 김영갑이 숱하게 오르내렸을 '용눈이 오름'

다보등 2011. 12. 21. 10:30

오름을 사랑한 김영갑이 숱하게 오르내렸을 '용눈이 오름'

 

 

 

 

 

딱 일년만에 제주도의 오름여행을 다시 시작하였다. 이번엔 혼자가 아닌 딸 혜진이와 함께였다. 혼자서도 좋지만 둘...특히 딸과 함께 하는 여행은 또 다른 위안이 되고 여행의 즐거움을 둘이 나누니 배가 된다. 일주일의 예정으로 나선 제주도여행의 첫 걸음은 제주오름에 반해 제주시민으로 살다 요절한 사진작가 김영갑님이 제주에 눌러 앉게 된 결정적계기가 된 오름 '용눈이오름'으로 향했다. 20년전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던 용눈이 오름은 김영갑의 마음과 몸을 움직였다.김영갑이 마주했을 빛과 바람, 구름을 만나보고 싶었다. 제주도 구좌읍 종달이에 속한 용눈이 오름은 주변 풍광이 매우 빼어난 곳에 있는 오름이다. 용눈이 오름은 용이 누운 형상을 하였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용눈이 오름은 손지봉(손자봉)과 이웃해 있는 오름으로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바로 올라갈 수 있어 정상까지 이르는 시간이 10~15분이면 넉넉하고 정상의 분화구를 도는 시간도 10분 정도면 돌 수 있다. 높지는 않으나 산체는 넓어서 듬직한 감이 있는 오름이다. 산정부는 북동쪽의 정상을 중심으로 세 봉우리를 이루고 그 안에 동서쪽으로 다소 트여있는 타원형의 분화구가 있으며 전체적으로 산체는 얕은 분화구가 세 군데로 무너진 형태로 보인다.

 

 

 

 

 용눈이 오름을 오르며 잠시 뒤돌아 보면 보이는 다랑쉬오름과 아끈(작은) 다랑쉬오름이다.

 

 

 

2005년 루게릭병으로 작고한 사진작가 김영갑이 20년동안 올랐던 오름에서 슬쩍 한번 오르며 그의 마음을 빼앗은 바람의 실체를 어떻게 알 수 있겠나. 그가 그토록 담고 싶어 했던 오름의 빛과 그림자를 보고자 그의 눈길을 따라 용눈이 오름을 오르며 언젠가 올레 3코스를 걷다가 들렀던 두모악에 있는 그의 '김영갑갤러리두모악'에서 보았던 붉은 빛이 도는 오름을 그려보지만 그건 그저 상상일뿐...예전에는 꽃향유가 오름 사면을 다 덮어 보라색으로 물드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지만 최근에는 거의 개민들레 등의 외래종들이 독점하여 자생하고 있고 본래의 자생식물들이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어 안타까움이 드는 오름이 되었다한다.

 

 

 

 

 

 

 

마라도에서 처음 김영갑을 만났다는 이생진 시인은 김영갑의 사진에 일일이 시를 지어 '숲속의 사랑'이란 사진전을 열었다.

"그대는 가고 '숲속의 사랑'은 다시 세상에 나와 바람과 햇살 사이로 그대가 걸어오는 듯 나뭇잎이 흔들리네. 물안개가 시야를 가리던 어느 날, 날더러는 감자밭에서 시를 쓰라 하고 그대는 무거운 사진기를 짊어지고 사라졌지. 나는 오도가고 못하는 오름 길에서 이슬비를 맞으며 찔레꽃을 보고 있었고. 시는 무엇이며 사진은 무엇인가. 나는 시로 사진을 찍지 못햇지만 그대는 사진으로 시를 찍고 있었던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오늘도 오름에 올라가 그대의 발자취를 읽고 있네." 이생진 시인이 2010년 봄에 용눈이 오름에 올라 쓴 '김영갑 생각'이다.

 

 

 

 

 

 

오름은 계절에 따라 시간대에 따라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순식간에 모습을 달리한다. "중산간 광활한 초원에는 눈을 흐리게 하는 색깔이 없다. 귀를 멀게 하는 난잡한 소리도 없다. 코를 막히게 하는 역겨운 냄새도 없다. 입맛을 상하게 하는 잡다한 맛도 없다.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그 어떤 것도 없다. 나는 그런 중산간 초원과 오름을 사랑한다." -김 영갑의 '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용눈이 오름에서 보이는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의 사이좋은 모습....

용눈이 오름에서 내려서면 다음에 찾아 갈 오름이다.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은 작년에도 올랐던 곳이므로 반가운 오름이다.

 

 

오름에 올라서면 아래에서 몰랐던 바람을 만날 수 있다. 것도 심하게 부는 바람을....^^*

 

 

 

 

 

 

 

 

<고사리해장국>

공항에서 이번에 오름여행을 함께 할 일행들을 만나 점심을 고사리해장국으로 먹었다. 걸쭉한 해장국이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음식이다. 돼지뼈를 푹 고아서 만든다고 한다. 모두들 만족한 점심을 먹었다. 순서상 점심이 먼저지만 오름사진을 올리느라 먹거리는 뒤로 밀렸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