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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 자리를 내어 준 고운 모습의 담장이 있는 남사리 본문
나무에게 자리를 내어 준 고운 모습의 담장이 있는 남사리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 예담촌을 찾았다. 예담이란 옛스런 담이란 뜻을 가진 말이란다. 작년 5월 처음 이곳을 찾았을땐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다. 남강도보기행을 나선 이번길에 다시 남사리 예담촌을 방문하였다. 2월의 예담촌은 적막감이 도는 황량한 풍경이었지만 파란 하늘을 향한 나목의 모습이 담장과 어울려 멋스러웠다. 천왕봉에서 일백여리를 흘러와서 우뚝 멈춘 수려한 봉우리 이구산과 그 아래를 휘감아 흐르는 사수(남사천)가 조화를 이룬 가운데 넓은 들과 울창한 숲이 주위를 둘러친 천혜적 자연 승지로 쌍령교구의 모습을 이루고 있는 이 마을이 산청 남사 예담촌이다. 예담촌이란 오랜 세월을 묵묵히 지켜 온 옛 담의 신비로움, 전통과 예를 중요시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담겨진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고풍스러운 남사마을의 상징처럼 팔자형으로 서로의 깍지를 낀 회화나무가 인상적인 담장을 끼고 골목안 깊숙히 들어서면 사랑채와 안채가 200년의 시간을 두고 지어진 마을의 대표 가옥인 이씨 가옥이 있다. 우리가 찾은 이날은 굳게 대문이 잠겨 있어 안을 볼 수는 없었다.
520년이나 되었다는 향나무의 엉킨 실타래 같은 나무둥치가 예사롭지 않은 이 나무는 1706년(숙종 32년) 아버지를 해치려는 화적의 칼을 자신의 몸으로 막아 낸 영모당 이윤현의 효심을 기리기위해 나라에서 효자비를 내렸으며 후손들이 사효재를 지었다. 성주 이씨 집안과 마을에서 제례를 올릴 때 향으로 사용하였으며 그 효심을 후손들에게 전하기 위해 이 향나무를 심었다라고 적혀있다.
<산청 남사마을 옛 담장 >등록문화재 제281호
남사마을의 옛 담장은 마을 주민들이 남사천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강돌을 사용하여 쌓았다. 담장 하부에 길이 50~60cm 정도의 큰 막돌로 2~3층을 쌓은 다음 그 위에 돌과 진흙을 교대로 쌓아 올렸다. 담 높이는 2m 정도로 높은 편이다. 지리산 길목에 있는 남사마을은 18세기에서 20세기 초에 지은 전통 한옥 40여 채가 남아 있어 담장과 한옥이 어우러져 고품스러운 풍경을 자랑한다.
나무를 위해 살짝 옆구리를 들이 밀어 담장을 쌓은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재치가 넘치는 집주인의 넉넉한 마음자리를 보는듯 하여 기분이 좋았다.
강돌을 이용해서인지 모양은 제 각각이나 동글동글한 돌들이 정겨운 모습이다. 오래된 담장을 새로이 보수를 한 모습도 여기저기 보인다. 아무도 없을 것 같은 담장끝에서 왁자하니 한무리의 관광객들의 활기찬 모습도 가라앉은 남사리의 2월 한낮 분위기를 띄워 주니 그리 나쁘진 않다. 가지만 남은 담쟁이들도 어느날인가는 파란 잎들이 돋아 나리라. 머지않아....
높지막힌 올라 앉은 대바구니(?)의 용도가 궁금하여 물어 보았더니 닭장이라한다. 병아리가 깨어나면 마당에서 해코치를 당하니까 저리 높은 곳에 두고 어미닭만 출입을 한다고 한다. 거참..병아리들이 멀미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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