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드뎌 남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곳 '합강정'에 서다 본문

물길따라 떠나는 여행/남강 460리를 걷는다

드뎌 남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곳 '합강정'에 서다

다보등 2012. 3. 17. 12:40

드뎌 남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곳 "합강정"에 서다

남강도보기행 마지막

 

 

 

 

낙동강과 남강, 두 강이 만나는 곳 벼랑길 낙동강가에 합강정이 있다. 합류지점인 낙동강의 남지읍이 한눈에 잡힐듯 가까이 보이는 산길을 걸었다. 잠깐이면 되리라 싶었던 합강정은 예상외로 멀었고 숨이 턱에 차도록 꼬불꼬불 고갯길을 올라야 했다. 산모퉁이를 돌아서면 몰아치는 차가운 강바람과 한바탕 씨름을 하여야 했고 다시 고갯길을 돌며 바람을 피하기를 여러번 그렇게 산길을 오르다 보니...어느 순간 낙동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남강의 오밀조밀한 강모습이 아니라 바다같은 모습의 낙동강이 떡 하니 우리앞에 나타났다. 예전 낙동강을 걸으며 창아리마을에서 남지장가던 벼리길을 걸으며 그 비밀스러운 숨겨진 비경이 낙동강 사업으로 행여 손이탈까 조바심을 내었던 곳이 강건너 지척이다. 오늘 남지강 가는 벼리길을 걸을 예정이었으나 합강정 갔다오는 시간이 예상외로 길어져 벼리길은 포기해야 했다.

 

 

 

 

 

두둥.....낙동강이 눈앞에 나타났다.

강건너 남지읍이 보이고 더 아래 남지대교가 보인다.

 

 

 

 

 

 

우리가 목적한 합강정과 반대편으로 반구정 가는 길이 있었으나 시간상 생략하고 먼발치에서 그저 반구정 사진만 한장 찍고 돌아섰다.

춥기도 하고...다리고 아프고....ㅠ.ㅠ

 

 

 

 

반구정을 뒤로하고 언덕을 내려 서자하니 가파른 벼랑아래로 합강정의 모습이 보인다.

바람이 어찌나 세찬지 강물에 파도가 일렁인다.

 

 

 

 

 

 

경남 함안군 대산면 용화산 북쪽의 낙동강가의 가파른 비탈길에 있는 "합강정"은 조선 인조 때 간송 조임도 선생이 강학한 곳이라 한다.

간송 조임도 그가 남긴 <간송당문집>과 <금라전신록> 책판은 그의 학자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으로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80호로 지정돼 있다. 합강은 낙동강과 남강이 하나가 된다는 뜻이며 합강정은 그런 지형적 조건을 고려한 작명이다. 코앞이 낙동강인데 마치 거대한 호수처럼 넓다. 합강정 앞에는 두 강물이 하나가 되기 때문에 바위벼랑 아래에는 소용돌이가 인다. 우리가 찾은 이날은 3월의 매서운 바람이 일어 세찬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합강정의 뜨락은 쓸쓸하다못해 버려진듯한 모습으로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여기저기 뜯기고 찟겨진 형국이 쇠락할대로 쇠락한 모습이었다. 그 쓸슬함이란....

 

 

 

 

 

 

 

그 쇠락한 합강정 마루에 앉아 마주보이는 대문을 바라보자하니 감동의 물결이다. 솟을대문이 그대로 풍경속 액자가 되어 절경으로 걸려있다. 액자속에 그림같은 풍경이 그대로 내려 앉아 있었다.가만히 앉아 낙동강 물결을 마주하니 멀리 남지대교가 아련히 보인다. 500년은 되었다는 은행나무가 그나마 쓸쓸한 합강정의 모습을 대변해 주는듯하여 위로가 되었다.

 

 

 

 

 

 

 

 

 

 

 

 

 

 

 

 

 

 

 

 

 

 

 

 

합강정을 돌아나와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다보니 멀리 남강과 낙동강이 몸을 섞는 지점이 보인다. 드넓은 낙동강의 넉넉한 품으로 안겨드는 남강을 마주하며 드디어는 남강기행을 마감하는 시점이 왔다. 지난 1월부터 남강도보기행을 시작하여 3월 서둘러 마침으로 숙제를 끝낸듯한 기분이 들어 일단 시원섭섭하였다.강을 삶을 터전으로 하여 살아 가는 수많은 마을들과 그 강에서 만난 수많은 인물들이 있었고 현재도 진행중인 강을 끼고 살아 가는 사람들...작은 물들이 합쳐져 내를 이루고 다시 강을 만들고 급기야는 드넓은 바다로 향하여 다시 비가 되고 물줄기를 이루며 윤회를 거듭하는 것을 보자하니 인자는 요산이요 지자는 요수라 했던가? 머리속이 복잡하고 가슴이 답답할때 확트인 강이나 바다를 찾아 그곳에서 새로운 각오를 하고 해결책을 찾아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가 싶기도 하다. 바람할미의 시샘으로 3월의 세찬 바람은 완연한 겨울이지만 그래도 봄은 여기저기에서 눈을 틔우고 색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대산면 수박단지의 비닐하우스에선 하우스안의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내뿜는 환풍기 돌아 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공기가 빠져나오는 비닐이 길게 누워 바람에 날리는 진풍경을 보여 주고 있다. 이곳에서 무엇을 키우냐? 물었더니 수박이라 했다.하우스안의 공기가 너무 뜨거워지면 이렇게 밖으로 품어 내야 한다고 한다. 재밌는 모습을 보았다. 따스한 봄볕이 내리쬐는 양지바른 곳에서 냉이며 쑥을 캐는 부지런을 떨어 봄향기 가득한 식탁을 상상하는 즐거움을 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