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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의령군에서 함안군으로 넘나들며 남강따라 걷다 본문

물길따라 떠나는 여행/남강 460리를 걷는다

의령군에서 함안군으로 넘나들며 남강따라 걷다

다보등 2012. 3. 15. 09:00

의령군에서 함안군으로 넘나들며 남강따라 걷다

 

 

 

 

바람이 차다. 어제 정암나루에서 하루를 마감하며 솥바위전설을 들었다. 솥바위 인근에서 국부가 났으니 하나는 삼성 이병철이요, 또 하나는 럭키(엘지의 전신) 구인회라 하였다. 오늘 아침 걷기에 앞서 이병철 생가를 찾았다.하지만 오전 10시이후에 개방을 하는 관계로 굳게 닫힌 문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나는 그나마 작년엔가 이병철생가를 방문한터라 조금 덜 섭섭하였으나 오늘 처음 방문한 도반들의 섭섭한 표정이 역력하였다. 3월의 꽃샘바람이 의령군 정곡면 호암의 생가가 있는 마을 흙담사이로 메몰차게 불어 왔다. 황망한 발걸음을 재촉하여 버스에 올라타니 버스안 온기가 반가웁기까지 하다. 어제와는 판이한 날씨에 당황스럽다.

 

 

 

 

 

 

 

 

 

아직 어정쩡하게 겨울이 남아 있는 들녘을 걸었다. 여기가 어디쯤인가....

어제와는 판이하게 날씨가 곤두박질을 하였다. 어제는 반쯤 열어 젖혔던 옷들을 오늘은 바람한점 용납 할 수 없다는듯 꽁꽁 싸메고 길을 나섰다. 그래도 옷속으로 날아드는 3월의 꽃샘바람은 인정사정이 없다.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하며 휘적휘적 앞사람을 뒤따른다.

 

 

 

 

 

 

 

 

 

 

 

 

 

 

 

바람은 차고 어디에도 봄은 보이질 않건만 불현듯 양지쪽 산비탈에 생강나무꽃이 피어 있어 반가움에 한달음에 달려가 사진도 찍고 생강냄새도 맡아 보곤 하였다.봄의 전령사 생강나무꽃이 반가웠다. 뜨거운 물에 꽃잎 몇개 떨어뜨리면 생강차가 될려나? ㅎㅎ

 

 

 

 

 

 

 

임진년 삼월 열이틀에 신정일 선생님이 보내 온 메일을 적어 본다.

 

아직 겨울이 남은 남강 변을 헤매다 돌아 왔다.

어딘들 봄이 아니랴만 쌀쌀한 들판과 강변 어디고 간에 봄이 오고 있었고,

봄 강을 흐르는 강물이 내는 소리.

그래, 강이 풍경이고 풍경이 다 책이었다.

그런 풍경을 보고 옛 사람들은 잘 쓴 책이라고 불렀다.

"독서 술을 체득하고 있는 사람은 가는 곳마다

만물이 변하여 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산수 또한 책이 될 수 있고

바둑도 술도 또한 책이 될 수 있으며 달도 꽃도 또한 책이 될 수 있다.

현명한 여행자는 가는 곳마다 풍경이 있는 것을 안다.

책과 역사는 풍경이다.

술도 詩도 풍경이다.

달도 꽃도 또한 풍경이다..."

임어당의 <자연의 즐거움>에 실린 글이다.

 

 

 

 

 

그래 이 세상 어느 것이나 풍경이 아니고 책이 아닌 것이 어디 있으랴.

나도 그대도 풍경이고 우리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책인데,

가끔씩 그것을 잊어버릴 뿐이다.

임어당의 말은 다음으로 이어진다.

"사람은 시처럼 살아야 하고 물건은 그림처럼 보지 않으면 안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림을 풍경으로 보고

화분을 뜰로 보며, 책을 벗으로 보는 것이 종다."

 

그대와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이

풍경이 되고 책이 되는데

이 봄에 읽고 싶은 책은 어떤 책인가?

임진년 삼월 열이틀

 

 

 

 

 

 

 

 

 

 

 

 

 

 

 

 

 

 

 

 

 

 

 

 

남강은 의령읍과 함안군 군북면, 의령군 용덕면, 정곡면과 함안군 법수면, 의령군 지정면과 함안군 대산면의 경계를 이루며 낙동강으로 들어간다. 남강이 드뎌 460리 물길을 접고 낙동강에 몸을 푸는 지점이 지척이다.  함안군 대산면의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가고자 했던 식당이 휴무인지라 스마트폰으로 여기저기 검색을 하여 대산면의 어느 아귀찜집엘 들었다. 그리 유명하지도 맛도 휼륭하지도 않았지만 바람찬 들녘과 강변을 휘젓고 걷다온 우리들은 앞에 놓인 아귀찜을 달고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