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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8월 비오는날 제주올레 19코스 절반 걷기

다보등 2014. 8. 28. 08:30

8월 비오는 날 제주올레 19코스걷기

 

 

 

 

 

2014년 8월 14일

밤부터 비가 왔다.

아파트에서는 듣지 못한 빗소리가 요란하다.그리 나쁘지 않다.

 

오후 늦은 시간 커피를 내리 두잔을 마셨다. 잠 안오는건 순전히 커피탓?인지...그래 커피 탓이지...ㅎ

빗소리를 들으며 밤을 샜다.

그렇게 잠들지 못하고 있자하니 빗소리 또한 장난 아니다.

홀로 게하 거실에서 서성이며 빗소리를 들었다. 마침 평일의 게하엔 나혼자라서 이리저리 서성이는게 가능하였다는...

 

마지막으로 시간 확인한게 3시40분쯤...그리고 잠이 들었...을 것이다...

비몽사몽 6시30분 알람 소리에 잠이 깼다.

다시 숙면모드................

그러나 가숙면 상태로 쭈욱..........한시간쯤 더 누웠다가 일어난다.

일기예보 확인하니 종일 비다.

더 기막힌건 내일도 비란다. 제주로 올때 주말에 비소식 있다는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비는 예상보다 빨리 시작하는구나...이번엔 바쁘지않게 쉬어야지 했던 제주여행이지만 막상 비가 오니 심란하기도 하다.

비 오기전에 오늘,내일 19,20코스 걸을까 했는데 전의를 꺽는군. 우짜지??

 

 

 

 

북촌하늘금에서 차려주는 아침...밥...아니 빵은 와플처럼 생긴 토스트(맞나?), 사과 두쪽, 포도알...쯤?ㅎㅎ

갓내린 커피 한잔....

초간단 따뜻한 아침 식사가 차려졌다.

조식은 그때그때 다르고 매일 다르다고 한다. 이곳에서 삼일을 머물렀는데 조식은 조금씩 달랐다.

그러는 사이에도 가늘게 쉼없이 내리는 비...

마냥 빈둥거리다 11시반쯤 밖으로 나왔다.

우산도 쓰고 비옷도 입고, 카메라를 넣을 작은 크로스가방 그리고 핸드폰과 지갑...나왔다.

 

 

 

제주답지 않게 다행이 바람이 그다지 불지않아 다행이다. 비는 그냥 내내 온다.

북촌하늘금 게스트하우스가 19코스 딱 중간지점이다. 집앞에 있는 올레 표식에 남은 거리 9km라고 적혀있다. 19코스가 전체 18.6km이니 딱 절반이구나.

비는 마냥 오고 심심해지고 그냥 슬슬 걸어서 역방향으로 가보기로 했다. 가는데까지 가보는거지 뭐...그랬다.

 

 

 

북촌하늘금 게하에서 10여분 너븐숭이 4.3기념관이다.

나는 여기서 잠시 너분숭이 사건에 대해 간단하나마 알고 가기로 한다.

 

제주 4.3사건이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서청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독선거.단독정부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북촌리의 너븐숭이의 발단은 1949년 1월 17일 북촌리에서 가장 비극적인 세칭 '북촌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아침에 세화 주둔 제2연대 3대대의 중대 일부 병력이 대대본부가 있는 함덕으로 가던 도중에 북촌마을 너븐숭이에서 무장대의 기습을 받아 2명의 군인이 숨졌다.

보초를 서던 원로들은 군인 시신을 군부대로 운구해 가라는 명령을 받고 들것에 실어 함덕리 주둔부대로 찾아갔다. 흥분한 군인들은 본부에 찾아간 9명의 연로자 가운데 경찰가족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살해 버렸다.

 

 

 

오후 11시 전후, 장교의 인솔 아래 2개 소대 쯤 되는 병력이 북촌마을을 덮쳤다. 무장 군인들이 마을을 포위하고 집집마다 들이닥쳐 총부리를 겨누며 남녀노소, 병약자 할 것 없이 사람이란 사람은 전부 학교운동장으로 내몰고는 온 마을을 불태웠다. 4백여 채의 가옥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 어린 학생들을 일으켜 세워 "빨갱이 가족"을 찾아 내라고 들볶던 군인들은 일이 여의치 않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살하기 시작했다. 주민학살극은 대대장의 중지 명령이 있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 사건으로 북촌마을은 후손이 끊겨진 집안이 적지 않아서 한때 '무남촌'으로 불리기도 했다.

북촌리에서는 1993년에 이르러서야 마을 원로회를 중심으로 4.3희생자 조사에 나섰다. 총 사망자 수는 462명이고 북촌리 위령비에는 443위의 희생자가 각병되어 있다. 이 숫자는 계속 유동적이라고...

 

 

 

 

 

당시 무차별로 죽어간 사람들속엔 3세,4세,6세....의 아기들도 많았다고 한다. 너븐숭이에는  아기무덤 17기를 조성해 놓았다.

누가 가져다 놓았을까?

아기무덤엔 작은 신발 하나가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고 있었다.

 

 

 

 

 

우울했던 기분을 떨쳐내고 나는 다시 빗속을 걷기 시작했다.

빗속에 까만 현무암 돌담이나 푸른 초록이 더욱 선명하다. 잠시 가라앉았던 마음을 추스려 본다.

 

 

 

 

 

 

제주에 참깨농사도 많이 하는 모양이다.

걸으며 보니 깨를 갈무리해 놓은걸 많이 볼 수 있었다.

 

 

 

마침 웅이네식당이 보인다. 슬슬 배도 고파오고 하니 일단 들어가보자.

식당안엔 중년의 여자 두명이 주문한 식사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주여자다. 이번 여름 장사는 재미를 못봤다고 걱정하는 이야기들이다. 봄에는 세월호땀시 여파도 있었는데...여름되니 태풍도 왔다가고...주말마다 비오고...8월 들어 더욱 좋지않다고...해수욕장을 임대한 이들은 더할것이라고...

해물순두부를 주문했다. 그사이 비가 더욱 세졌다. 혼자 온 나를...더군다나 비오는 길을 걷는 내가 걱정스러운 눈빛이다.

의외로 제주사람들에게 '어째 제주를 혼자왔소?' '뭐 볼것있다고 왔소?'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진짜 아리송하다. 요즘은 혼자오는 올레꾼들도 많을터인디...글구 진짜 볼것이 없다고 생각하는걸까? ㅋ

 

 

 

 

 

 

 

서우봉을 오르는데 우거진 숲을 지날때는 살짝 긴장이 되었다.

빠른 걸음으로 쓩 지났다.(내일 걸을 나머지 길에 비하면 서우봉은 양반이었...ㅠ)

함덕해수욕장이 산아래로 보인다. 사진에서 보았던 물빛은 아니다. 비오는날 코발트 물빛을 바라는건 아닌 모양...

 

 

 

 

 

 

서우봉의 일몰지점은 아주 유명한 모양이다만 오늘은 비도 오고 일몰시간도 아니므로....잠깐 멈추었다가...빛의 속도로 지난다.

 

 

 

 

함덕 서우봉 해변...

 

 

 

 

당최 뭔소린지...

 

 

 

 

 

 

그래...비가 오면 어떠하리...파도가 좀 높으면 어떠하리...

 

 

 

 

 

 

Beautiful Hamdeok...

보다가 잠시 올레 표식을 잃었...다.

한참 후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쩔것인가?

그냥 해안선을 따라 걸어 가본다. 어차피 길은 또 만날 것이므로...

 

 

 

 

 

 

 

다시 만난 올레 화살표...

나는 도로를 따라 걸었고 올레길는 잠시 마을안쪽으로 걷게 되나보다.

 

 

 

남은 거리 15km....

어째 파랑색 순방향 남은 거리만 표시를 해준다냐? 주황색 화살표를 보고 열심히 걷는 역방향 올레꾼들에게도...남은 거리 쫌 알려주시징~~ㅠ

한참을 계산을 해야....총 거리가 18.6km니까...그니까 빼기를 해야하니까....3.6km남았구나....머리야~ㅠㅠ

그래도 이제 힘이 난다. 까이꺼 끝까지 가보자! 이왕지사 이렇게 된것....아쟈!

 

 

비가 오고 있고...하늘은 흐리지만 하얀 모래와 파란 물빛이 곱구나.

 

 

 

 

 

 

 

 

 

 

계속 올레 표식을 따라 걷는다. 없어졌다,나타났다, 사라졌다 나타나는 파란색과 주황색의 리본이나 화살표는 반갑기 그지없다.

비는 여전하고...잦아졌다 거세졌다 반복한다...

조금만 걸을까하고 시작된 길은 자꾸 앞으로 나가고 있다. 어데까지 갈것인가? 누가 나 좀 말려줘~~ㅠ

 

올레쉼터라는 카페에 들러 따뜻한 카페라떼 한잔을 마셨다. 평소엔 시럽 안넣고 마시는데 오늘은 듬뿍 넣어서 마셔본다.

달달한 라떼...좋구나!

30분쯤 가면 만세동산이란다. 그곳이 19코스 시작점이니까 결국은 절반을 다 걷게 되는구나.

다행이 비는 가늘어 졌고 점차 하늘이 밝아진다.

 

 

 

 

 

 

 

 

 

 

 

 

성난 표정으로 집게발을 높이 들었다 놨다~~

짜싸~~~나 그렇게 나쁜 사람아니야~

심심해서 너랑 말터볼까하고....ㅎㅎㅎ

 

 

 

 

 

 

 

 

 

 

우와~~~어쩌지? 하는 찰나에 눈에 띈 돌들...

한켠에 놓여진 진 그 돌을 밟고 건넜다.

다행이다.

어메 고마운거~~~

 

 

 

 

만세동산!!!!!!

빗속에 예까지 왔다는 감격을 누릴 사이도 없이 만세한번 못 부르고...내일이 광복절인지라 행사준비(천막치고 어쩌고...)로 어수선한 만세동산을 서둘러 빠져나와 버스를 기다린다.

네시간을 걸은 길을 버스는 무심하게 15분만에 북촌리정류장에 내려준다....흑...

아직은 저녁시간으로는 빠른지라 밥먹으러 식당으로 다시 나오는게 싫어서 구멍가게에서 컵라면 큰것으로 하나 사들고 게하로 골인!

(내가 컵라면으로 저녁을 먹을 것이라는걸 알고 게하 조평운씨가 김치를 조금 가져다 주었다. 이런 고마운....ㅠ)

 

 

 

 

 

정보지를 얻어다 젖은 신발속을 채운다. 그리고 어두워질때까지 잤다.

이 시점에서 오늘 할일 끝~~~!!!

 

 

 

 

 

 

 

 

 

졸려

라면을 먹었고...캔맥주 하나 마셨고...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죽은듯이 잤다.

그래 마이 피곤하제?

어제는 몇시간 못잤고... 오늘 빗속을 걷느라...고생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