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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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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우즈베키스탄

실크로드의 마지막 목적지 부하라

다보등 2016. 12. 4. 14:06

실크로드의 마지막 목적지 부하라

 

 

 

 

 

2013년 8월 13일(여행 25일 차)

 

우리는 사마르칸트를 떠나 부하라로 향했다. 그러나 도시를 벗어난지 채 한시간도 안되어 다시 사마르칸트로 되돌아 와야했다.

일행중 한 분이 차안에서 의식을 잃은 것이다. 작은 도시에서는 병원도 없을 수 있는지라 서둘러 사마르칸트로 차를 돌렸다. 쓰러진 분은 일흔이 넘은 어르신으로 혼자 여행을 오신 분이다. 파키스탄 훈자에서도 혈압이 떨어져서 힘들어 해서 선화씨가 비상으로 갖고 온 약을 드리기도 한 일이 있었다. 어제 새벽에 토사곽란이 있었고 아침을 굶으셨단다. 요며칠 잘 못먹고 힘들어 하셨다고 한다. 서둘러 돌아와서 병원으로 들어가고 우리는 병원밖 도로변에서 기다려야했다. 상태는 우선은 탈수증세가 심해 링겔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란다. 그러나 이 분이 들어 간 병원은 인근에서 가장 큰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링겔을 맞을 수 있는 시설이 없단다. 급하게 길잡이가 어르신을 모시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하였다. 대략 3-4시간이 걸릴 예정이라  우리는 일정상 부하라로 출발하기로 하였다.  

 

 

 

 

뱀이 그려진 병원문을 보며 예전에 읽었던 그리스신화에 병원을 나타내는 표식이 뱀이라는 걸 읽었던 기억이 났다. 그리스인들은 뱀을 지상과 지하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믿었듯이 의사를 삶과 죽음 사이에 위치하는 존재라고 믿었나보다. 병원을 나타내는 표시에 항상 등장하는 뱀이다. 로마 바티칸 박물관에서 뱀이 감고 오르고 있는 지팡이를 들고 있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조각상을 볼 수 있다.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되어 예정된 시간보다 많이 늦은 오후 2시가 넘는 시간에 부하라에 도착하였다.

숙소를 배정받고 제일 먼저 민생고 해결에 나섰다.

누룽지와 된장찌게를 끓여서 늦은 점심을 했다. 밀린 빨래를 하고나니 개운하다.

 

 

한낮의 더위를 피해 숙소에서 쉬다가 오후 5시반 무렵 호텔밖으로 나왔다.

그럼에도 햇볕은 뜨겁기 그지없다. 다행인건 시원한 바람!

 

 

제일 먼저 커다란 연못을 만났다.

'라비 하우즈' 이다.

하우즈는 타직 어로 우물을 뜻하며 라비 하우즈는 '연못(우물) 주변'을 의미한다. 이 연못은 가로 40m, 세로 36m나 된다. 호수 주변을 빙둘러 서있는 나무들은 뽕나무이다. 1477년 식수된 뽕나무를 비롯하여 오래된 뽕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연못 주변엔 식당들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라비 하우즈에서 샤 루흐 운하(타직어로 '칸의 강'이란 뜻의로 약 2,200년 전에 건설된 것이라한다)를 건너 남쪽 방향으로 가면 유대인 공동체가 형성된 구역이 나온다.

부하라 유대인 공동체는 천 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으며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유대인의 초기 정착지 중 하나이다.

우즈벡이 구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부하라에 살던 많은 유대인들이 이스라엘로 미국으로 떠났다. 한때 부하라 지역에 만여 명의 유대인이 살았으나 현재는 약 1,800명만 남아 있다고 한다.

 

 

'굼바스'

굼바스는 원래 복합적인 상가 건물을 구성하는 기다란 건물군을 뜻하며 건물 내에 통로가 있는 건물을 총칭해 부르는 말이다.

하나의 굼바스를 중심으로 부속 건물이 딸려있고 굼바스는 다른 굼바스와 연결되는 통로들이 나있다. 17세기 부하라에는 총 다섯개의 굼바스가 있었다고 한다. 다섯개의 굼바스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비가 오거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다. 부하라를 지나가던 대상들에는 이란 인, 인도 인, 중국 인, 아프간 인, 아르메니아 인, 아랍 인 등 다양한 민족이 있어 동서 양측이 만나면서 굼바스가 환전소 역할을 했다.

 

 

 

 

 

 

1588년이 지어진 첫번째 굼바스. 아직도 튼튼한 건물 아래서 상인들은 좌판을 벌여 물건을 팔고 있다.

 

 

 

 

 

 

 

 

 

또 다른 굼바스 건물군에는 9세기경에 지어졌다는 목욕탕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으며 현재까지 그 역할을 하는 목욕탕으로 원래는 무슬림들이 예베를 보기 전 몸을 세정했던 장소이다.

 

 

 

 

 

 

 

 

 

 

 

 

 

 

 

 

 

 

 

 

 

 

 

미르 아랍 메드레세

미르 아랍의 무덤이 있어 미르 아랍 메드레세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이슬람 신학교이다. 교육 연한이 7년으로 구소련 시절에도 신학교로 인가되어 지금까지 교육이 계속되고 있다. 두 개의 푸른 돔이 아름답게 빛나며 부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메드레세이기도 하다.

입장은 안되는지라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그 맞은편에 '칼란 미나레트'가 있다.

칼란 미나레트는 부하라의 상징이다. 미나레트는 첨탑, 광탑으로 번역되며 본래 역할은 예배를 알리는 장소였으나 사막의 길잡이인 등대와 같은 부차적인 역할도 했다. 높이가 높이인지라 캴란 미나레트는 죄수들의 사형장으로도 활용된 어두운 이력을 갖고 있다. 18~19세기 사형 집행을 위해 자루 속에 사형수들을 넣고 탑 위에서 집어던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죽음의 미나레트'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얻었다. 1884년을 마지막으로 죽음의 집행은 막을 내렸다.

 

 

 

 

 

 

 

중앙 아시아 최대의 이슬람 성원인 캴란 마스지드에서는 만 명이 넘는 무슬림들이 한꺼번에 예배를 볼 수 있다. 입구로 들어가면 성원 중앙에는 커다란 뽕나무가 자리잡고 있고, 그 뒤편에는 예배를 인도하는 무이진이 자리하는 멘바르가 설치되어 있다. 멘바르 뒤편에는 에메랄드빛 돔이 병풍처럼 서 있다. 10,000㎡는 됨직한 직사각형의 넓은 캴랸 성원 내부는 단조롭게 조경되어 있다.

 

 

 

 

 

 

 

 

 

 

 

 

오후 7시가 넘어가며 시원하다.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앉아 있으니 대리석 바닥은 따뜻하다.

가까운 식당 2층으로 올라갔다. 저녁은 끝났고 맥주만 가능하단다. 맥주 3병을 주문하여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하였다.

20불을 환전하였다. 한 다발의 돈이 손에 건네졌다. 환전한 그 순간엔 부자가 된 기분이다. 그러나 쓸라치면 한방에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