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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노인 '조몬스기'를 만나러 가는 숲속에서 만난 월령공주 본문

걸어서 세계속으로/일본

성스러운 노인 '조몬스기'를 만나러 가는 숲속에서 만난 월령공주

다보등 2018. 2. 28. 22:51

성스러운 노인 '조몬스기'를 만나러 가는 숲속에서 만난 월령공주

 

 

 

 

 

야쿠시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1997년 작품 월령공주(원제 : 모노노케 히메)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자연과 인간의 대립과 화해, 공존이 주제였던 이 작품은 야쿠시마의 실제 풍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관객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몬스기 등산로를 눈길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다 언듯 월령공주의 상징인 노란 코다마(숲의 정령)가 있었다.누군가가 나무가지에 메달아 놓은 것인 모양이다.  반갑고 신기하여 가던 길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대롱대롱 메달린 고드름이 넘나 귀여운~~^^

같이 간 일행들중 노란 월령공주를 보았다는 사람이 없었다.

월령공주는 작기도 했지만 트레일을 살짝 비껴 메달려 있었는데 그걸 미쳐 보지 못한 모양이다.



 


 

 

 

 

너무 멋진 나무들이 많아서 그저 감탄사가 그칠지를 않는다. 1,000년 이상 되지 않은 나무는 야쿠스기란 이름을  붙일 수 없다는데 트레일 곳곳에 야쿠스기란 이름을 단 나무들이 즐비하다. 숲은 정말 아름답다. 정령들이 깃들었을 것 같다.

비록 雪이 쌓여 걷기는 힘들었으나 雪이 있어 더욱 운치있고 멋있다.

나무들에 치렁치렁 수북히 메달린 이끼들도 멋짐의 대열에 한 몫 단단히 한다.


 



야쿠시마의 상징이라고도 할수 있는 조몬스기!!! 드디어 도착을 하였다!

선사시대인 조몬시대부터 7천년이 넘게 살아온 나무라고 해 유명세를 탔지만 사실 그것은 많이 부풀려진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실제 수령이 2천년 정도이란다. 2천년은 어디 적은 나이인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무수한 그 세월을 지나 온 조몬스기는 야쿠시마 사람들에게 '성스러운 노인'으로 불리며 신성시되고 있다. 경외의 눈으로 우러러 보게 하는 조몬스기이다.


 



오랜 옛날 깊은 바다로 부터 화강암이 융기해 형성된 거대한 바윗덩어리와 같은 야쿠시마. 야쿠시마의 삼나무들은 그래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자라는데 5년이 넘게 걸린 만큼 성장이 느리다고 한다. 천천히 자라는 만큼 강인하고 단단하기 때문에 한때는 무차별한 벌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온갖 생사고락을 직접 겪고 또 목격하면서도 긴 시간을 묵묵히 살아온 나무들의 곁에서 아웅다웅 소란스러운 인간의 짧은 생을 돌아보게 된다.

 

 




정작 어렵사리 조몬스기앞에 왔건만 조몬스기는 날씨가 흐려 자세히 보이지도 않았다. 가까이 갈 수도 없었다.

7천년이네 2천년이네 하는 세상사를 다 아는 나무 성스러운 나무...눈길을 뚫고 예까지 왔으나 극적인 어떤 것은 없었다.

그러나 경이로운 나무다. 세상사를 다 아는 성스러운 나무아래에서 잠시 묵념을 하였다.

 


 

 

 


하산하는 길은 올라 올때랑은 180도 달랐다.  같은 길이건만 내려다 보는 외길은 어디다 발을 둘지 어찌 해야할지 쩔쩔매게된다.

거의 나무 계단으로 된 등산로는 폭이 좁아 발 하나가 절반정도 걸쳐지니 맘 놓고 발을 디딜수가 없어 옆으로 까치발로 디뎠다.

한짝이지만 얻어 신은 아이젠이 있어 거기에 살짝살짝 힘을 싣고 내려왔다. 스틱이 없었으면 어쩔뻔~~ㅠ

 

 


 

 


하산중 도시락을 먹었다. 오늘 아침 새벽에 배달되어 온 도시락이다.

어제에 이어 두번째 도시락...어제 밥이 너무 많았다는 의견들이 분분하여 오늘은 2인 하나씩이다. 도시락이 2인 한개씩이다 보니 모자란듯 하였다. 비스킷과 초콜렛으로 열량을 보충하며...종일 눈길을 올라 오느라 체력이 방전될 지경이다.

 

 



길은 점점 거시기 하지만 주변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하산길에 윌슨그루터기안에 다시 들어가 보았다. 하트를 찾아 다시 한 번 사진을 찍고...

 

3,000년된 고목의 밑둥안이다. 안에서 올려다 보면 하늘이 하트모양으로 보인다고 연인들의 성지라는 이름도 있단다.

정령이 있다고 믿어 그루터기안에 신사를 마련하여 정성을 들일 수 있게 해놓았다.



 

 

다시 시작된 철길...ㅠ

 

 

오래전 벌목에 쓰였던 협궤철도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철도이다.

협곡을 따라 협궤철도를 걷게 되는데 몇시간씩을 철도를 따라 걷다보니 정말 피곤하고 힘들다.

사람을 위한 길이 아닌 동물을 위한 길이기에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그냥 묵묵히 철도를 걸어야 한다고...한다.(싫으면 트레킹을 안오면 되는거지...하는 정책인가...보다ㅠ).

 

 




















 

 

 

아침에 지나며 보았던 소학교와 중학교 터를 다시 지나고...


 











아~~~정말 정말 철도 땀시 지친다 지쳐~~ㅠㅠ

 

 




레일이 끝나는 곳에 아침에 출발했던 입구가 나타났다.ㅠ

모든 것이 좋았건만...레일은 정말...ㅠ

 


 

 


 



수고했습니다~~~♡

 


 



눈길 산행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10시간을 꽉 채운 날이었다.

눈이 없었더라면 시간은 많이 단축되었을 것 같다. 철길따라 걷는 거리가 몇시간이라 너무 지치게 했다.

오전에 흐린 날씨로 시야도 좋지 않았으나 오후가 되면서 밝아지니 마음도 한결 좋았다.

힘은 들었으나 아름다운 산행을 하였다.

애니메이션 월령공주에서 아름다운 숲에서 완전 귀여운 코다마(숲의 정령)들이 나무사이에서 무수히 많이 나타나는데 아마도 오늘 산행에서도 코다마들이 우리를 졸졸 따라 다녔을 것 같다.

 

 

사진 : 네이버블로그 '프론티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