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쥬비리에서 팜플로나/산티아고순례길 3일차 본문
2018년 5월 14일
어제 론세스바예스를 출발하여 쥬비리에 도착을 하고서는 시간이 널널하였다. 오후시간엔 마을을 여기저기 돌아 다니기도 하였으니 말이다. 티끌하나 없는 파란 하늘도 너무 아름답고, 미세먼지 하나없는 싱그러운 공기도 달콤하였다. 미세먼지 범벅인 뿌연 서울을 떠나와 이렇게 깨끗한 하늘과 공기가 너무나 부러웠던 산티아고길.
새벽 6시 알베르게를 출발하였다. 일기예보로는 흐림이라고 떴으나 하나둘 빗방울이 듣기 시작해 우산을 꺼내 들었다. 헤드랜턴에 의지하여 숲길을 걷는다. 여명이 밝아오니 시야가 트여서 좋았다. 어째 생장을 출발하면서 삼일내내 빗속을 걷는다. 두어시간을 걸어 문을 연 바르에서 아침을 먹었다. 커피와 빵이다.
비는 오락가락하다가 오전 9시무렵부터 서서히 그쳤다. 스페인의 5월의 산야엔 온갖 야생화로 인해 꽃대궐속을 걷는 것 같다. 처음보는 야생화가 천지다. 날씨가 좋아지니 덩달아 사진도 많이 찍게 된다. 꽃길을 걸어 팜플로나에 도착을 하였다. 큰도시이다. 예수회에서 운영하는 공립알베르게에 들었다. 시설도 좋고 짱이다. 중식당에서 근사한 코스요리로 점심을 먹고 저녁은 생략하였다. 동네구경을 좀 할까하였으나 너무 추워서 구경이고 뭐고 서둘러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한국을 떠나기전 바짝 깍은 엄지 발가락이 아파 밴드를 붙였다. 산티아고 삼일째인 아직까지는 발바닥에 물집도 없이 발은 멀쩡하다. 너무 피곤하여 잘려고 누우니 이제 5시반이다. 초저녁이라 자기엔 너무 일러 다시 동현언니랑 밖으로 나와 돌아댕기며 아이쇼핑을 하다 맥주를 사들고 들어와 일행들과 조촐한 맥주파티를 하였다. 순례길 3일차가 조용히 지나고 있었다.
쥬비리마을
쥬비리에서 팔픔로나까지는 22.8km
쥬비리의 오후시간을 마을 곳곳을 돌아다녔던 흔적들이다. 파란 하늘과 아름다운 꽃들.
양떼들이 우리를 보고는 멀리서 앞다퉈 뛰어왔다. 무언가 먹을 것을 주는 줄 알았는지 우르르 힘차게 달려와 앞에 멈추었다. 니들이 지천인 풀말고 어떤 먹거리를 원하는거임? 줄게 없어 민망하였던...ㅋㅋ
마을 공동묘지, 납골당도 있었고...
산티아고 길을 걷다보면 마을에 공동묘지를 조성해 놓은 것을 볼 수가 있었다. 묘지옆에 자연스레 주택들도 들어서 있는 모습도 흔한 모습이었다. 우리네가 생각하는 것 같은 무서움은 없어 보였다.
스페인에서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밥 빠예야, 후한 인심의 빵류 바게트
수많은 순례자들이 지나며 나름의 사연들을 알베르게 벽에 붙여 놓았다. 그 사연들속에 익숙한 한글,
깜찍한 한국인 사연...
아침에 일어나서 한두시간 걷다보면 문을 연 바르를 만난다. 어두운 새벽에 서둘러 나선 매무새도 만지고 아침 요기를 하는 행복한 시간이다. 산티아고길에서 아침마다 마시던 커피와 빵은 귀국 후에도 아침 식사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산길만 걷다가 이런 풍경이 나타나면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드넓은 밀밭이 불어오는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그동안의 풍경과 사뭇 다른 너른 들판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중세풍의 다리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고 바람에 햇볕에 발을 맡겨본다. 걷다가 가끔은 이렇게 발을 쉬게 하는 것도 먼거리를 걷기위한 방법이다. 발에 물집 생기는 것도 방지해 준다.
새로워진 블로그 시스템이 나한테 아직은 익숙치 않아 글과 사진을 올릴려면 느리고 잘 되지 않아 짜증이 난다.하~
이쯤하고 2편으로~
'해외 트레킹 > 산티아고순례길 800km'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팜플로나에서 푸엔테라 레이나/산티아고순례길 4일차 (0) | 2020.07.28 |
---|---|
쥬비리-팜플로냐/산티아고순례길 3일차(2) (0) | 2020.07.27 |
론세스 바예스 - 주비리/산티아고순례길 2일 차 (0) | 2020.07.22 |
비바람을 뚫고 피레네산맥을 넘어 론세스바예스로~ (0) | 2020.07.21 |
파리에서 생장으로 가다/산티아고순례길 (0) | 2020.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