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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라도에서 아헤스 28km/산티아고순례길 12일차 본문

해외 트레킹/산티아고순례길 800km

벨로라도에서 아헤스 28km/산티아고순례길 12일차

다보등 2020. 10. 7. 10:51

2018년 5월 23일

오전 6시 출발

흐린 하늘, 악간 추운듯한 아침 공기,

소란한 새소리가 아침 공기를 가른다. 상쾌한 바람, 며칠간의 여정과 같이 N-20 고속도로와 함께 걷는 길.

한시간 반 정도 걸어서 bar에서 커피 한잔으로 아침(어제 삶은 계란을 곁들여)을 해결 한다.

흐린 날씨인지라 걷는데 좋다며 그렇찮으면 더워 고생할 뻔했다며 좋아라 했는데..글쎄 기어이 11시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을 했다. 제법 굵은 빗줄기는 점심 먹을 마을에 들어서며 그치기 시작했다. 식당에는 비를 피해 계속 머물던 사람들이 미쳐 출발을 하지 못하고 있던지라 사람들로 초만원이다. 다행인건 점심시간 이후부터는 비가 개였다는 것.

다시 3.7km쯤 더 걸어서 오후 2시경 아헤스마을로 들어 섰다. 오전 6시에 출발하여 8시간을 걸었으니 오늘은 정말 많이 걸은 날이다. 마을입구에서 산티아고 남은 거리 518km라고 적힌 시설물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내일은 앞자리 수가 400대로 바뀔 것이다. 뿌듯하다.

알베르게는 공립이라는데 10유로나 한다. 와이리 비싸누? 사설인가? 작은 마을이라 알베르게가 두어개 뿐이란다.

수십명이 한꺼번에 묵는 도미토리, 샤워부터 하고 오늘은 처음으로 빨래 생략이다.

오늘은 28km 긴 거리를 걸었다. 피곤하기도 하지만 궂은 날씨인지라 오만가지가 다 귀찮았던 날이다.ㅠ

 

 

 

아름다운 자연 풍경, 크리스탈 같은 개울, 노루와 늑대의 은신처가 되는 숲으로 둘러싸인 이 곳 오까 산은 오랫동안 순례자들을 노린 도둑들이 들끓던 곳이란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서 한 순례자가 도둑에게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빼앗기고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슬픔에 잠긴 순례자의 부모가 간절하게 야고보에게 기도를 올리자 다시 살아났다고(?). 실제로 도메리코 라피라는 이름의 순례자는 이곳 오까 산의 숲에서 길을 잃어 오랫동안 빠져나올 수가 없었는데 숲에서 나는 버섯을 먹고 간신히 살아남았다고 한다.

이런 무시무시한 전설이 있는 오까 산을 오르기 시작을 했다. 요즘에야 길이 좋아졌다지만 옛날에는 이 산을 넘어 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아름다운 꽃, 꽃송이가 정말 작았는데 피기도 정말 많이 피었다.

 

너무 막막하고 길었던 오르막 그리고 내리막...ㅠ

 

별시리 먹을 것을 파는 것도 아닌 간이매점이지만 억수로 반가웠다는...

바나나랑 아기 주먹만한 사과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너무 반가운 간이매점!! 오아시스가 별건가~~
비를 피하는 순례자들로 붐볐던 Bar

 

산티아티아고순례길이 프랑스길과 포르투갈길 두 길이 있는데 어디쯤인지는 모르겠으나 두 길이 만난다. 언제부터인지 포르트갈길 표식이 보이기 시작을 했다.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인 AGES마을이 보이기 시작을 했다.

 

한글만 보아도 반가운!! 외국에서는 애국심이 불끈!

 

오후2시에 아헤스 AGES 마을에 도착을 하였다. 마을입구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산티아고 518km 남았다는 안내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내일이면 앞자리 수가 400대로 바뀔 것이므로~^^

 

오래된 마을 아헤스AGES는 중세 시대 기독교 왕국의 패권을 뒤흔든 중요한 배경이다. 또한 전원 속의 마을이라는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헤스마을에서 먹은 저녁은 아주 맛있고 훌륭했다. 포도주도 양껏 마셨다. 샐러드나 빠예야 양도 푸짐해서 윤기나게 맛있는 빠예나는 남겨서 가져왔다. (남겨온 빠예나는 내일 아침으로 딱이었다.)

많은 인원이 함께 하는 알베르게는 가격에 비하면 그저 그랬다.

순례길 걸으며 처음으로 빨래를 생략한 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