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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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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정통 실크로드 신장자치구

걸어서 허무마을 속으로

다보등 2021. 8. 27. 16:50

2014년 8월6일

산에서 내려와 허무강을 건너 마을 속으로 들어가 본다. 대체적으로 마당이 엄청 넓다. 가축들을 넣어야 해서인지...

동네 이곳저곳을 걸으며 봐도 사람 만나기는 쉽지않다. 카페를 겸한 객잔들이 눈에 보이긴 하나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냥 동네 끝에서 끝으로 걸으며 한가롭게 구경을 했다. 하늘과 구름과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아름답고 기분좋은지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물가에 앉아서 점심으로 삶아온 감자를 먹었다. 오늘 허무촌에 식사비(개별 매식)가 비싸다길래 지레 겁먹고 어제 저녁에 미리 삶은 감자다. 오전에 일행중 누군가가 마당을 뛰노는 닭을 보고 백숙 가격을 물어보더니(당시 10만원이 훌쩍 넘는)너무 비싸다며 절래절래 고개를 돌리던데 점심으로 백숙을 선택했나 모르겠다. 

허무촌을 휘돌아 가는 강물처럼 시간은 왜이리 빠른지. 아쉽게도 우리는 오후 2시30분쯤에 다시 카나스로 돌아가야 한다. 노을지는 모습도 보며 한가롭게 하루쯤 머물러도 좋을 그런 마을이다. 

 

허무강을 따라 통나무를 인 뽀족집들이 즐비하다.

한겨울 눈이 잘 흘러내리게 하여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 특성상 겨울나기에 걱정없는 지붕인 듯.

 

허무촌의 이동식 우체국
마당에 놓여있는 세면대
무얼 말리는지 당시엔 알았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양젖으로 만든 치즈던가?

 

오후 3시가 되어 가는 시간, 이제 일행들은 카나스로 출발을 했다.  그런데 올 때와는 전혀 다른 길이다. 

완전 오프로드? 거친 산길을 거침없이 달린다. 마치 놀이기구라도 탄 듯 길길이 뛴다. 다들 호들갑스럽게 재밌다고 야단법석!ㅋㅋㅋ

그래서 포장 도로를 다시 놓고 있는 모양이다. 아침에 지났던 공사중인 도로가 완공이 되면 이 길로 다닐 관광객은 없겠다. 울퉁불퉁 길이 엉망이지만 어쩐 일인지 이런 길을 좋아하는지 다들 깔깔거리며 만족해 했다. 마을도 예쁘고 경치도 죽여주는데다가 이런 원시적인 길 주변 풍경이 완전 아름다워 맘에 쏙 들어했다.

 

자동차에 놀라서인지 근사한 말들이 냅다 달리기 시작을 했다. 덩달아 신나했던 우리들.

 

 

한참을 달리던 차들이 일제히 멈춰섰다. 차단기가 내려져 있다. 무슨 일이지?

통과를 시켜주지 않는다. 알고보니 오전에 공사중인 도로를 가느라 입장료를 내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때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매표직원도 없었고. 허무는 입장료를 내야하는 마을이란다. 기사들이 입장료를 안내고 갔다올려다 딱 걸린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허무로 들어가는 길이 원래는 이 길인 모양이다. 현재(2014년 8월) 공사중인 도로는 통상적으로 통행금지인데 우리는 이른 아침 공사관계자들이 출근전에 들어간 거였다. 한 30분쯤 잡혀 있다가 기사들이 입장권을 사오고 나서야 통과를 시켜줬다. 그니까 나올 때 입장료를 낸 셈이다. 눈치를 보아하니 우리들 머리수보다 적게 사는 걸로 합의를 본 듯 싶다.

 

다들 잘 계시죠? 오래되어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오지여행의 일행이었던 사람들...

 

아름다운 계곡을 이리저리 덜컹거리며 허무촌을 빠져나왔다. 인솔자의 무책임한 일로 상처를 받은 우리는 허무하게 허무를 간다했더니만 절대 허무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너무 아름다운 마을을 돌아나오며 다들 만족한지라 가지말라(?)고 억지를 부린 인솔자를 용서해 주기로 하였다. 그래 가서 또 따지면 뭐하겠냐며...남은 일정이나 잘 지내자며...그 또한 무슨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이해해 주기로 하였다.

사실 맘에 드네 안드네 뭐라뭐라 했지만 이후로도 이 인솔자와 여러 차례 여행을 더 다녔더랬다. 오지여행은 그만한 사람도 없다. 아마도 코로나가 물러가면 또 다시 같이 다닐 일이 많을 것 같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