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눈 내리는 풍경...눈이 주는 푸근함 본문
12월 18일
광명동굴길 걷는 중에 언듯 먼지같은 눈이 날리기 시작을 하였다. 오후 2시경부터 눈이 내린다는 예보를 미리 알았던 터라 눈이 시작될려나 보다 생각을 했다. 그 전에 미리 걸을려고 하였으나 어쩌다보니 늦게 나선 길이라 산중에서 눈을 만났다. 부지런히 걸음을 빨리하여 광명동굴 광장에 도착하니 어느새 온통 하얗게 변했다. 눈이 온다해도 오나보다 했는데 갑작스레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이 내릴 줄 몰랐다. 그저 눈이 내린 것 뿐인데도 주변의 풍경이 이렇게나 동화나라로 변한다는 것이 신기하다. 덩달아 마음도 어린아이처럼 설레이고 들뜨게 된다. 눈이란 참 신기방기한 그 자체이다.
내쳐 집으로 갈 수도 있으나 모처럼 눈도 내리고 하여 이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따뜻한 커피를 마시기로 하였다.
그러나 눈 기분을 내는 건 내 생각이고 눈이 쌓이기 전에 쓸어 낸다. 쓸고 난 자리에도 계속 눈은 쌓인다.
내가 자리를 뜨고 본격적으로 하산하는 길엔 더 많은 눈이 내렸다.
이런 낯선 풍경...
빨간 열매와 초록 잎사귀...그 위에 쌓인 눈...
영판 크리스마스 트리다.
동화같은 풍경이지만 현실은....사진 몇장 찍는 동안 손이 너무 시려서...ㅋㅋ
광명동굴을 벗어나 하산길엔 더욱 맹렬하게 눈이 내렸다.
앞 선 발자국은 금방 눈에 사라졌다.
이렇게 눈이 날리는 날...익숙한 나의 공간이라 생각하였던 이 길이 낯설다.
그럼에도 왜인지 아이마냥 들뜨고 기분이 좋다.
요란하게 내리는 눈과 그 속에 묻힌 풍경을 볼 때 느껴지는 이 낯선 느낌이 좋았다.
저녁엔 과메기와 방어회로 거하게 한 상을 차렸다.
주말이기도 하여 미리 과메기를 준비해 놓고 아들네를 초대했는데, 아들네가 오면서 방어회를 포장해왔다.
덕분에 저녁 상차림이 풍성해졌다.
시작은 과메기였으나 방어회가 주인공이 되어 식탁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뜨끈한 어묵탕을 끓였었다.
손자가 어묵탕을 좋아하는지라 겸사겸사 끓였지만 이런 날 뜨끈한 어묵탕도 좋았다.
과식을 부른 눈내린 날의 저녁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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