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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예레반 대표 명소 캐스케이드 컴플렉스 본문

걸어서 세계속으로/코카서스 3국(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예레반 대표 명소 캐스케이드 컴플렉스

다보등 2024. 8. 26. 18:24

숙소에서 걸어서 캐스케이드 광장으로 가는 길은 덥고 은근히 멀었으나 예레반 도심을 구경하며 걷는 길이라 나름 볼거리가 많았다. 어떤 용도의 건물인지 알 수 없는 혹은 짐작으로 알 수 있는 이국적인 건축물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수도 예레반은 기원전 8세기에 건설된 고도지만 수 없는 외침과 지진의 피해로 20세기에 재정비된 도시다.
 

캐스케이드

 
예레반 중심부는 원형으로 되어 있다. 공화국광장을 중심으로 도로가 방사형으로 뻗어 있다. 현재의 도시형태가 만들어진 데에는 러시아 출신이나 아르메니아에 귀화한 알렉산더 타마니안(1879~1936)이 있다. 그는 예레반의 격자형 가로망을 원형 순환로가 감싸는 인상적인 도시로 계획 조성하였으며 정부청사와 오페라하우스 등을 설계해 국민 건축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여러 단의 폭포가 설치되어 캐스케이드라 불리는 건물도 그의 계획안을 바탕으로 2009년 완공한 예레반의 중요한 공공건축이다.
 

 
 
캐스케이드 입구에 알렉산더 타마니안이 테이블을 짚고 생각에 빠진 모습으로 서있다.
아마도 예레반 도시계획을 염두에 두고 몰두하고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 출신 건축가 알렉산드로 타마니안 동상

 
 
캐스케이드 컴플렉스(Cascade Complex)는 언덕 위에 555개의 계단과 7개의 층으로 만들어 놓고 그 앞에 조각 공원을 세워 놓은 유명 건축물이다. 이른바 계단식 정원인데, 각 층마다 분수와 작은 조각품들을 설치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해외이주자들의 성금으로 2009년에 완성된 조각공원은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우리나라 조각가인 지용호 작가의 작품 '사자 2'도 있다.
 

 
 
한국인 조각가 지용호의 '사자 2' 작품이 있다니 찾아 보았다.
지용호 작가는 폐타이어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로 유명하다고 한다.
먼 낯선 땅에서 한국인 조각가 작품을 대하니 자랑스럽다.

Ji Yong Ho (South Korea, b.1978) Lion 2, 2008

 
 
이쯤에서 보아하니 친구 세 명은 힘들고 덥다고 캐스케이드에는 올라가지 않겠다고 한다.
카즈베기 주타트레킹 때 목적지를 앞에 두고 갑자기 그만 올라가겠다고 하던 때랑 같은 분위기다.
한 시간을 걸어와 힘든 건 알겠지만 저길 가자고 왔는데 눈앞에 두고 안 가겠다니.
'그럼 나는 다른 사람들과 올라갔다 올 터이니 시원한 곳에서 쉬다가 혹시 만나지 못하면 숙소에서 보자' 하고 헤어졌다.
잠시 후 돌아보니 또 그사이 맘이 바뀌었는지 따라오는 게 보였다.
손을 흔들어 반기긴 하였으나 마음이 좀 그랬다.
 

 

에스컬레이터가 있다는 걸 모르고 걸어 들어간 1층 입구

 
 
안에는 실내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양쪽으로 전시된 다양한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각 층마다 외부 정원을 감상하고 다시 에스컬레이터로 다른 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형태였다. 정상에 도착하면 한눈에 들어오는 예레반 시내와 멀리 아라랏 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나중에 사 알았다. 처음엔 몰라서 한 층을 걸어 올랐고 그러면서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할 수 있다는 걸 눈치를 챘다. 다행히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걸어 올라가지 않아도 되었다.
 

 
 
매 층마다 야외 정원을 구경하고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음 층으로 이동을 하였다.
3층 정도에서 밖으로 나오니 아라랏 산이 보인다. 정상부에 올라가야 예레반 시가지와 아라랏 산을 더 잘 볼 수 있단다.
 

 

 

예레반 시가지

 
캐스케이드 정상부에 오르면 예레반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로 아르메니아인의 성산인 아라랏 산을 바라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노아의 방주가 정박했던 이 영산은 안타깝게도 1920년 튀르키예의 영토가 되었다. 
기대하며 올라온 정상부에서 아라랏 산을 보는 건 살짝 아쉬웠다. 햇볕도 강하고 시간대가 맞지 않았는지 아쉽게도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에 여행사에서 보내준 자료 사진을 올린다.
 

여행사에서 보내준 사진

 
 
이제 캐스케이드 광장 주변 카페가 즐비한 곳으로 와 적당한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검색으로 맛집을 찾는다는 건 쉽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야외테이블을 찾아 앉았다.
미소로 반겨주며 메뉴를 나눠주는 종업원 덕분에 음식 고르기도 수월하였다.
그동안 다니며 눈에 익은 몇 개의 음식을 주문하였다.
 

 
 
이 모든 것들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캐스케이드는 예레반 대표 관광지답게 음식 가격도 비쌌다. 음식값을 아르메니아 돈으로 지불하고 모자라는 것은 카드로 결제하여 아르메니아 현지돈을 동전까지 남김없이 다 썼다.
왜냐면 내일은 조지아로 가는 날이기 때문에 아르메니아 돈을 남길 필요가 없다. 
 

 
 
이번엔 배도 든든하겠다 숙소로 돌아갈 때도 걸어가기로 하였다.
어두워지는 거리는 또 다른 도시의 모습이다.
 

 

 
 
빠질 수 없는 일용할 양식으로 사과며 체리, 토마토 등 과일 가게에서 다양한 것들을 샀다.
빛깔도 곱고 달고 맛있었는데 거기다 가격까지 저렴하여 매력적.
 

 
 
한 시간 정도 걸어서 밤 10시 무렵에 호텔에 도착을 하였다.
내일은 다시 조지아로 넘어간다. 어느새 여행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빨래하고 씻고 눕자마자 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