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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하늘땅 진안고원길, 피날레 진안천 물길 14구간/완보인증서 본문

하늘땅 진안고원길

하늘땅 진안고원길, 피날레 진안천 물길 14구간/완보인증서

다보등 2025. 1. 5. 17:40

2024년 12월 22일
어제 대설주의보가 내린 13구간을 용을 쓰고 걷느라 삭신이 아프지 않은 데가 없다. 그래도 다행인 게 지난밤 뜨뜻하게 잘 잤더니 멀쩡해졌다. 제대로 몸조리를 잘한 것 같다. 밖을 보니 길바닥은 꽁꽁 얼었다. 동생들이 준비한 아침을 먹고 출발지인 상전면행정복지센터로 갔다. 바깥공기가 생각보다는 많이 차지 않아 조금이나마 안심이 된다.

 
진안고원길!
여름엔 폭우와 함께
가을엔 울긋불긋 단풍과 함께
겨울엔 하얀 눈과 함께
온전히 진안의 계절 풍경을 놓치지 않고 즐겼던 하늘땅 진안고원길이었다.
오늘 전체 14구간 마지막을 걷는 날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마이산에 눈이 내리다

 
● 출발점 : 상전면행정복지센터 ~ 도착점 : 진안만남쉼터 (총길이 : 13.4km, 인증지점 : 연지고개/도치재)
상전면에서 진안천을 따라 진안읍내에 이르는 길이다. 연지고개와 도치재를 넘어 진안이며, 진안천변 길을 따라 마이산을 시야에 담으며 걷게 된다. 읍내에서는 버스터미널과 진안시장, 우화정을 거쳐 진안만남쉼터에 이른다.
 

진안천 물길 14구간
상전면행정복지센터

 
날씨 좋다!
어제와는 180도 다른 맑은 날이다.
영하의 날씨지만 바람이 없어 걷기에 좋은 날이다.

 
눈으로 덮인 운동장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어디서 공(비스무리한)을 찾아와 한바탕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몸은 예년 같지 않으나 마음은 청춘이다.

 
갑자기 눈길 오르막이 나타나고 어제 눈길에 놀란 터라 포기자 생김.
결국 절반은 되돌아 갔고 7명 만이 계속 진행을 하였다.
그러나 사진에 빤히 보이는 오른편만 돌면 오르막은 끝이라고 봐야 한다. 
보이지 않는 길에 지레 겁먹고 포기하다니 안타깝다.

 
 
길은 순하였고 얼마 가지 않아 첫 번째 인증지점인 연지고개 나무말뚝이 나타났다. 
오늘은 거의 평지 수준이라 아이젠이 필요 없는 길이었다.  

14구간 첫 번째 인증지점, 연지고개
남천

중기마을로 접어 든다.
산골 마을답지 않게 집도 산뜻하고 예쁜 집들이 많아 전원주택단지인가 싶었는데 법정 동리인 '갈현리'가 통째로 용담댐에 수몰되면서 새로 조성된 마을이란다. 

 
이 아름다운 길이 온통 우리 차지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어제 진안으로 들어서며 갑자기 야스나리의  <설국>의 첫 문장이 떠오르더니 어제오늘 이 문장은 나를 겨울왕국으로 데려다주는 마법의 주문 같았다.
 

도치재
14구간 마지막 인증지점 도치재 , 1구간~ 14구간까지 완주자 3명!

 
진안고원길 참가 인원은 평균적으로 15명 정도는 고정이었는데 14구간까지 인증 사진을 꼼꼼히 찍은 사람은 3명뿐이다. 진안고원길 참가는 매번 하였지만 인증 사진에 그리 큰 무게를 두지 않은 이들도 있었고, 더러는 오후에 걷지 않고 쉬는 쪽을 택한 것도 이유다.
아무튼 마지막 인증 사진까지 찍은 하산길은 더없이 편하고 뿌듯하다.
뽀드득 부드럽게 눈 밟는 소리조차 기분을 업 시킨다.
오늘은 날씨도 최상이고 분위기도 최상이다.
진안 마이산자락에 눈 내린 날 이틀을 원도 없이 걸었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울 진안이지만 겨울 눈 내린 풍경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산촌에 눈이 오니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길인 돌길마저 눈에 묻혔다.
사립문을 열지 말아라, 누가 나를 찾겠는가
밤중에 떠 있는 한 조각 밝은 달이 나의 벗인가 한다. /산촌에 눈이 오니, 신흠(1522~1628)

상도치마을회관

 
 
첩첩산중 고원 바람을 맞는 곳, 진안고원길은 하늘땅 고샅고샅에서 마을과 사람, 문화를 잇는 길이다.
'북에는 개마고원, 남에는 진안고원.' 이 말처럼 진안땅은 높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다.(평균 고도 300m)
그래서 산이 많고 , 산과 산 사이에 흐르는 물길은 맘껏 굽어진다.
산과 물이 많은 진안땅 곳곳의 자연을 느끼며 고원길 14구간 210km를 걷는 동안 100개의 마을, 50개의 고개를 만나게 된다.  

 

 
5월부터 시작하여(10월에는 울릉도 감) 1박 2일 일정으로 진안고원길을 걸어 12월 드디어 14구간을 완주하였다.
그리고 삼일 후에 완보인증서를 받았다.
303번째 완주자이다. 
그 어떤 둘레길보다 완보증이 빨리 왔다. 완주 기념품으로는 고원길 뱃지와 팔토시가 함께 왔다.
완보인증서, 별 것 아닌 종이쪼가리지만 이 종이 한 장에 진안고원길 모든 것이 들어 있다.
길이야기 친구들과 함께 2024년에는 제주도 한라산 둘레길을 걸었고, 울릉도(독도와 성인봉)를 다녀왔고, 진안고원길을 걸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걷기는 2025년에도 계속된다.
어디를 걸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