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옛길 영남길 제6길, 은이성지, 마애불길(2) 본문
현재 오후 12시 58분, 양지면 남곡리를 출발한 지 세 시간 만에 문수봉에 도착을 하였다.
몇 개의 고개를 넘고 넘어 도착한 거다.
바람이 세다. 태극기가 정신 사납게 사방으로 휘날린다.
우리 역시 어디 바람을 피할 만한 곳이 없다. 벤치에서 컵라면과 빵으로 점심을 먹었다.
바람이 불기나 말기나 어찌나 맛있는지.
보온병 속에다 둥글레차 한 개 넣어 우려낸 따뜻한 물이 커피보다 좋았다.
영남길은 마애보살상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내려서자마자 가파른 길에 놓인 나무계단이 끝이 안 보인다.
눈 쌓인 겨울이라면 대략난감인 길일 터.
이내 문수산 마애보살상 가는 길이 나타나고 철계단이 바로 앞으로 보인다.
지나치려야 지나칠 수가 없다.
문수산 마애보살상(경기도 유형문화유산)
문수산 마애보살상은 문수산의 절터로 추정되는 곳에서 50m 떨어진 바위면에 조각한 높이 2.7m의 마애불이다. 바위를 잘 다듬어서 양쪽으로 대칭되게 선두 보살상을 새겼는데, 돋을새김과 선으로 새기는 기법을 같이 사용했다.
이 상들의 특징은 상체에 옷(법의, 法衣)이 표현되지 않은 반라상이라는 점인데 이러한 요소는 남쪽 지역의 불상에서 보이는 특징으로 경기 지방에서는 그 예가 드문 형식이다. 대담하게 단순화시킨 모습과 얼굴, 손, 발 등 표현에서 고려 초기의 양식을 볼 수 있다.
이곳 산 이름이 문수봉인 것으로 미루어 왼쪽은 문수보살, 오른쪽은 보현보살로 추정된다. 보통 중앙에 본존불을 두고 보살상을 양 옆에 두는데 이곳은 본존불 없이 두 보살상만을 조성한 희귀한 예다. 현재로서는 중앙에 원래 주존이 있었는지 혹은 본존불 조성까지 이르지 못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마애보살상에서 내려와 조릿대 군락지를 지나다 보면 문수사 절터로 추정되는 곳에 샘이 있다.
샘터에는 바가지도 몇 개 놓여 있고 물이 졸졸 흘러나오긴 하지만 식수로 적당한 지 알 수 없어서 그냥 지나친다.
절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원삼면 일대는 뭔가(용인반도체클러스트 공사장인 듯) 조성 중이다. 규모가 엄청나다.
헌산중학교 방향으로~
갑자기 나무 사이로 예사롭지 않은 뭔가가 보인다.
용인농촌테마파크!!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많이 보인다. 바람은 차지만 따스한 햇볕이 좋았던 날이다.
산에서 내려오면 왼쪽으로 정자가 있는 말체험학습장 방향으로 영남길이 이어진다.
한적한 농로를 따라 가는 길에 띄엄띄엄 붙어 있는 영남길 안내를 따라 간다.
한식뷔페 입간판에서 왼쪽으로~
작은 산을 넘어와 도로를 만나 왼쪽으로 간다.
이제부터 남은 거리 표시는 없고 다만 6길 가는 길이라는 안내가 있다.
곳곳에 붙어 있는 영남길 이정표를 잘 보고 이리저리 찾아간다. 길을 알려 주는 이정표는 든든하다.
두창초교 버스정류장 앞쪽에 지붕 없는 두창정류소(백암-완행공영버스)가 있다.
6시간을 걸어 오후 4시 05분 종점인 원삼면 독성리(평대사거리)에 도착을 하였다.
돌아가는 버스 시간이 16시 10분 이쪽저쪽이라는 글을 보았던 터라 왔던 길을 되돌아 좀 전에 보았던 버스정류장으로 나르듯이 뛰어갔다.
오후 4시 12분.
버스가 지나갔는지 아직인지 알 수 없어 잠시 고민하고 있는데 10-4번 버스가 나타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다음 버스는 한 시간 후(것도 정확하지 않다)에나 있을 것이므로 천만다행이었다.
40여분 후 포브스병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직진 후 횡단보도 건너 죽 가다가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에버라인 용인중앙시장역이다.
무난하게 잘 걷고 집으로 가는 교통편도 고생하지 않고 연결이 잘 되어 기분 째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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