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알랭드 보통 <불안> 본문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불안을 극복하거나 욕망을 채우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력은 하더라도 우리의 목표들이 약속하는 수준의 불안 해소와 평안에 이를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247

40만 부 특별 판매 기념 교보문고 단독 리커버판 출간.
이번 리커버판에는 러시아 출신의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의 추상화 작품 <No. 3 / No13, 1949>를 표지에 사용해 현대인의 미묘하고 불안한 심리를 전면에 드러내는 데 포인트를 두었다는 출판사 측 설명이다.
교보문고에서 이 책을 보고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 표지에 혹해서 잠깐 망설이다가 이게 무슨 소용인가? 어차피 책장에 꽂혀 있으면 그게 그거지. 늘 그렇듯 도서관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불안 하나 정도는 품고 있는 것 같다. 불안에 대한 원인을 찾아내고 그것에 대한 해법을 생각해 보는 책이 알랭드 보통의 '불안'이다.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 미래에 대한 불안,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불안 같은 것들.
'불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만든 구조적 현상' 즉 사회적 지위와 타인의 시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남들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재정립할 때 불안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불안을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라, 이해하고 다뤄야 할 철학적 문제로 바라보게 한다.
- 지위로 인한 불안은 비통한 마음을 낳기 쉽다.
-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 --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 -- 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이다.
-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다.
-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겨 우리 자신과 비교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질투할 사람도 늘어난다.
- 자신의 지위가 평생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 그 지위가 자신의 성과와 자신이 속한 조직의 경제적 성공에 의존한다는 것-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불안의 좋은 치유책은 세계라는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는 것,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예술작품을 통하여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다.
- 영혼에 필요한 것을 사는 데 돈은 필요하지 않다. (소로우 '월든')
-지위에 대한 불안의 성숙한 해결책은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한다.
- 누구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에 따른 자유로운 선택이다.
-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는 지위의 위계를 없애려 하지 않았다.
- 이 다섯 집단은 성공과 실패, 선과 악, 수치와 명예의 구분 자체는 유지하면서, 무엇이 각 항목에 속해야 하는지를 규정하려 했다.
가볍지 않은 내용이라 단번에 읽혀지지 않는 책이었다. 읽을까말까 끝까지 망설이게 한 책이다. 어려운 책을 대하면 편안한 책을 찾게 되는 유혹이 찾아왔다. 나에겐 버거운 책이었지만 책이란 게 또 읽다보면 읽혀지긴 한다. 반납일을 연장하면서 그래도 두 번을 읽긴 했다. 두 번째는 좀 건너건너 읽고 싶은 부분만 읽었다. 독서는 언제나 이해의 완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
불안을 없애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대신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 그리고 그 감정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는 것 같다. 불안을 없애려 하지 말고 그것을 "살아 있는 증거이자 성장의 신호"로 보라고 말하고 있다. 불안은 인간의 결함이 아니라 의미를 추구하며 살아가려는 존재의 증거이다. 우리는 그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만 조금 평온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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