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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여행

기이한 만남 '운주사'

다보등 2007. 3. 2. 15:50

3월첫날...

일찍 찾아 온 봄날씨는 길떠나는 이들에겐 더없는 다행(?)이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운주사를 이참에 맘먹고 길을 나섰다.

남도로의 여행은 맘을 들뜨게 하고 풋풋한 보리내음이 나는듯 하다...

 

(문헌에 나타난 '운주사')

천불천탑!!

이렇게 운주사에 천불천탑이란 수식어가 따라붙게 된것은 아마 동국여지승람의 기록 때문일 것이다.

성종12년(1481)에 처음 편찬되고 중종25년(1530)에 증보된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운주사는 천불산에 있고 절의좌우 산마루에 석불,석탑이 각각 일천씩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영조 19년에 증간된 조산사찰사료에 수록된 '도선국사실록'에 의하면 도선국사가 우리나라 지형을 떠가는 배의 형상으로 보고 배를 안정시키기 위해서선복에 해당하는 이곳에 천불천탑을 세웠다고 기록되어 있다.(현재는 석탑 18기와 석불 70구가 남아 있다.)

 

 

 

 

일주문을 지나 산모퉁이 돌아서서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9층석탑이다.

언듯 그동안 보아 온 탑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옹기종기 세워 놓은 불상들...

불상들 또한 흔히 보아 온 모습들과는 많이다르다.

납작한 돌에다 새긴 불상들은 한결 같이 이렇게 커다란 바위에 비스듬히 기대어 세워져 있다.

 

 

 

칠층석탑인 이탑은 상륜부은 유실되었지만 비교적 단정하고 소박한 신라 전형양식을 계승한 석탑이다.

높이는 9.6m이며 제작시기는 고려시대이다.

 

쌍교차문 칠층석탑...

이 석탑의외형을 보면 신라 전형양식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각층 탑신석에 특이한 쌍교자문과 측면의

마름모꼴의 형태를 장식하는 등 국내 석탑에서는 그 유래가 없는 양식을 보여 주고 있다.

높이는 7.75m이다.

 

화순 운주사 광배 석불좌상...

운주사 석불 가운데 유일하게 광배가 있는 불상이다.

제작시기는 양식상 고려시대로 추정된다.

 

 

화순 운주사 석조불감....

석조불감은 팔작형태의 지붕을 갖추고 그위에 용마루등이 조각되어 있는 목조건축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감실내부는 남북으로 통하게 하여 불상 2구가 등을 맞댄 형태로 배치 하였다.

이들 좌상은 단순화 되고 경직된 모습과 도식적이고 평면화된 표현은 고려시대 지방화된 불상양식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석조불감안에 등을 맞댄 쌍배불상은 그 유래가 없는 특이한 형식이다.

앞면의 불상은 손을 아래로 모으고 있는데 반해 뒷면의 불상은 두손을 위로 모아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ㅎㅎㅎㅎ

얼핏 거대한 햄버거 같기도 하고 피자 여러개를 포개어 놓은것 같기도 한 이 탑 이름은 '원형다층석탑'이다...

탑은 전체적으로 이색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러한 원형다층석탑은 고려시대 석탑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무슨 공기돌도 아니고... 주판알을 얹어 놓은듯한 모양의 탑의 이름은 '화순운주사 발형 다층석탑'이다.

일반적 탑의형식을 초월한 탑이다.

현재는 석괴가 4석이나 조선고적도보에 의하면 7석의 괴석이 얹어져 있었다지만 지금은 유실되어 있다.

전혀 색다른 형태의 석탑이지만 눈에 거슬리지 않고 기발한 조영기법을 보이는 석탑이다.

높이는 4.15m이고 제작시기는 고려시대이다.

 

 "명당탑"....

 공사바위(불사바위)에서 내려다 본 운주사 전경....

저 아래에서 부터 이색적인 탑들이 한눈에 보인다.

이 바위위에서 공사하는 과정을 지휘감독하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와형 석조여래불....

운주사의 많은 석불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석불이라 하겠다.

 

 

 

.....우리가 세상의 밑바닥에 처박힌 것처럼 미륵님도 처박혀 있는게야... 세상이 거꾸로 되었으니 상족하수(上足下首)가 맞네,그래야만 우리가힘을 합쳐 바로 일으켜 세울 것이 아닌가.

모두들 그말에 따라서 머리와 다리를 정하고 와불을 새겨 나갔다.어떤 사람은 머리를 코를 눈을 어떤 사람은 배를 어떤이는 팔다리를 새겼다. 미륵님의 형상이 이루어졌다. '자 미륵님만 일으켜 세워드리면 세상이 바뀐다네' 그들은 머리와 어깨와 몸에 달라붙어 힘을 썼다.북은 그들의 힘쓰는 앞소리와 뒷소리에 장단을 맞추었다. 미륵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조금만 더 조금더, 하다가 미륵은 다시 넘어졌다.사람들은 지칠줄 모르고 미륵님을 밀어 올렸다. 그때에 도저히 이 캄캄한 밤의 노고를 참지 못한 사람 하나가 있어 손을 떼고 혼자 떨어져 나가며 거짓말로 외쳤다."닭이울었다!"

 

                                                                             - 황석영 <장길산> 10권 441쪽 -

 

 

 

 

 

 

운주사는 어쨓거나 보통의 절집과는 다른 도교적인 그림이 그려지는 그런 색다른 절집임에는 틀림없는것 같다.

칠성바위를 끝으로 운주사답사는 끝난다.

쉬엄쉬엄 돌아보는데 그리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 넉넉한 그런 맘으로 돌아 봐도 1시간30분~2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다.

 

오랫동안 궁금했던 곳을 둘러 볼 수 있어서 나름 좋았다.

천불천탑을 기대 했던건 아니지만 웬지 아쉬움이 남는 그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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