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우리땅 구석구석~~/서울.경기 (154)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늦은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섬여행에 나섰다. 시간은 이미 3시간 되어간다. 흐린 날이라 어둑한 하늘을 바라보며 동섬을고 향한다. 굴업도는 동섬과 서섬으로 되어 있으며 동섬에 덕물산(138.5m)과 연평산(129m) 두 개의 산이 있다. 짧은 오후시간을 감안하여 조금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는 덕물산으로 향한다. 선착장에서 본 목기미해수욕장을 거쳐간다. 해변에는 모래에 묻힌 전봇대가 줄지어 있다. 1920년대 민어 파시가 열리고 술집이 북적일 정도로 한때 번성하던 곳이란다. 지금은 없어진 마을에 전기를 공급하던 줄지어 서있는 전봇대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남아 당시를 상상하게 한다. 콘크리트 잔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묘한 느낌이 들게 한다. 세월의 무상함이라니... 바다 한가운데에 난 모래길을 걸어..

오래전 부터 가보고 싶은 섬으로 점 찍어 두었던 굴업도. 기어이 이번 10월 둘째 주 연휴에 다녀왔다. 굴업도를 갈려면 홀수날, 짝수날 어쩌고 한다마는 시간이 나랑 맞아야 것도 홀짝을 고르는 거다. 아무려면 갈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짝수날이면 어떠하리~~좋기만 하였다. 사실 짝수날 굴업도를 간다는 것은 배를 한시간은 더 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발하는 날 새벽부터 설친 잠을 보충하느라 배안에서 내내 잤으니 시간은 후딱 지나가더라는. 덕적도에서 굴업도 들어가는 배를 갈아타야 하므로 굴업도 가는 이들은 덕적도에 하선을 하였다. 덕적도에서 굴업도 들어가는 환승시간이 1시간반 정도 시간 있어 커피도 마시며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배멀미를 한 건 아니지만 잠시 배에서 내려 땅을 딛고 있으니 것도 좋았다..

강화나들길 14코스를 걸은 후 강화의 핫플레이스라고 소문이 난 '조양방직'에 들렀다. 오래전 폐허가 되다시피 하였던 방직공장은 최근에 카페(?)로 거듭났다고 한다. 1933년, 강화도 지주인 홍재용, 홍재묵 형제가 민족자본으로 처음 설립한 강화 최초의 방직공장이었으며, 1942년 주인이 바뀌게 되기도 하면서 한국전쟁을 거쳐 1958년에 폐업했다. 이후 조양방직은 단무지공장, 젓갈 공장을 거치며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폐허가 되다시피 하였다. 2018년에 조양방직은 새주인을 만나 이전의 새롭고 옛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휴일 오후시간 조양방직 카페 갤러리는 입구에서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큐알코드로 체크를 하고 입장을 하였다. 입구에 들어서자 여기가 박물관인가 카페인가 싶을 정도로..

한국전쟁때 황해도 연백군 주민들이 한강을 건너 잠시 피난왔다가, 남북분단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자 생계를 위해 연백시장을 본따 만들었다는 골목시장이 대룡시장이다. 교동도는 조선시대 연산군 등의 유배지였다가 한국 전쟁때엔 피난민들을 넉넉히 품어줬던 오지 중의 오지 외딴 섬이다. 역사 적으로도 파란만장한 시간을 겪어 온 곳이다. 군사분계선이 가까워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이었던 데다가 강화도에서도 다시 배를 타고 물을 건너야 닿을 수 있어 특별한 일이 있는 이들이나 이곳을 드나들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외딴 섬이 아니다. 2014년 교동도와 강화도를 잇는 교동대교가 놓이면서 강화읍과의 거리도 가까워지고 외지인 관광객도 많이 오다보니까 개방적으로 많이 바뀐 섬 아닌 섬 교동도이다. 교동도엘 들어가기 전에 연..

종로3가역 7번 출구로 나와 종묘 담장을 오른편에 두고 창덕궁으로 방향으로 걸었다. 평소 종로3가역을 이용할 때도 7번출구로 나온 것은 처음이고, 종묘담장을 옆에 두고 걸어 본적이 없었던 낯선길이었다. 담장 앞쪽으로 자그마한 예쁜 가게들이 많았으나 대부분 문이 닫혔다. 오늘이 일요일이어서인지 코로나로인해 손님이 끊겨서인지 알 수는 없지만 활성화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듯 싶었다. 창덕궁 인근의 건축가 김수근의 공간사옥은 담쟁이가 빼곡하여 유럽의 어느 성같은 분위기이다. 현재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운영중이다. 뮤지엄을 찾은 젊음이들이 야외 카페에 빼곡하다. 기웃 들여다 보고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 나왔다. 다시 창덕궁 담장을 끼고 걷다보니 창덕궁 외삼문 아래 쪽에 흐르는 소하천 원서동 빨래터가 나온..

모처럼 남한산성으로 간 날, 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바람과 파란하늘과 흰구름이 환상적인 날이었다. 남편과 나는 걷는 방향을 북문에서 서문쪽으로 걸어 남문, 동문, 북문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를 하기로 하였다. 안내판을 보니 7.7km, 소요시간 200분으로 나와있다. 산행중에도 마스크를 써 달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그러나 오르막을 오를 때는 숨이 차서 잠시 내리기도 하였으나 내내 마스크를 썼다. 대부분의 탐방객들이 마스크 착용을 잘 하는 모습이다. 마스크가 일상이 된 요즘은 마스크를 안하면 그게 더 어색한 일이 되었다. 중간에 잠시 쉬기도 하고 김밥과 고구마 등으로 점심도 먹고 하여 4시간 소요된것 같다. 남문을 지나 동문가는 길은 경사도가 있는 내리막이었다.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이들은 가파른 오르막일 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