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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작은 섬 해망산 본문

바람길따라서

작은 섬 해망산

다보등 2010. 7. 19. 13:37

 

작은섬 해망산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 해변에 우뚝 솟은 산이 해망산이다.

강원 동해안에서 유일한 자갈 해변인 삼척시 원덕읍 호산해변이 한국가스공사의 LNG생산기지 조성 사업 예정지로 편입돼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호산리 해망산옆에는 "콰이강의 다리"를 연상 시키는 녹슨 철다리가 서있다.

 

 

해망산에 올라 내려다 보는 호산해변의 모습...

 호산해변은 호산천과 가곡천 등에서 유입된 모래뿐 아니라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을 한 자갈들이 2km 가량의

해변을 뒤덮어 소나무 숲과 함께 독특한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이 일대는 2000년 환경부의 생태자연도 고시에서도 자갈해변 등

지형 경관이 빼어나 보전 가치가 높은 생태자연도 1등급을 받았다. 인근에는 바다와 접하는 해망산이 있어 자연경관이 아름다우며

특히 해망산에서의 일출은 장관이다. 아름다운 경치와 넓은 해변은 단체가 함께 가기 좋은 여행지이였으나  해망산과 함께

제4 LNG 생산기지 건설로 영원히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솔섬>> 

가곡천 상류에서 떠내려 온 모래와 자갈이 쌓여서 섬을 이루고 그곳에 소나무가 자랐다.

수차례의 홍수에도 쓸리지 않고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전국의 사진작가들의 탐방지로 유명하다.

LNG생산기지의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뜻있는 이들의 많은 노력으로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작은섬 해망산    詩/김인자

 

내 맘 깊은 곳엔 아무도 쉬이 오를 수 없는 신령한 산 하나 있지요.

사람들은 말하지요 그건 산이 아니라 섬이라고. 하긴 홀로 뎅그마니 옆구리 바다에 담그고 있는 산을 보면 섬이라는 말도

무리는 아니지만 내겐 단지 섬이거나 산이 아닌 내 의식의 뿌리를 키우게 했던 곳,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더러는 성황당이 거기 있어

해신과 지신들 모여 우글거리거나 아니면 마을을 쫓겨나 오갈 데 없는 정신병자나 문둥병자들이 스쳐 가는 곳이기도 했지만 그곳에서 천일기도를

올리면 소원 이루어지는 곳이라 하여 어려운 사람들 잠시 맘 내려 놓고 쉬는 산이다 보니 그런 말 생겨났겠지요. 누구도 섣불리 밤에 그 산 오르는

사람은 없었지요 낮에도 혼자 오르기엔 머리끝이 서는 곳을 병약했던 나는 뭘 믿고 겁 없이 그 산을 좋아했었는지. 해망산에 올라가 동해의 일출이

만들어내는 물 무늬에 빨려 들어 산곡대기 노송 그늘에서 '파도야 어쩌란 말이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주술처럼 외우던 곳. 노송가지를 흔들고

달아나던 바람은 그 산에 귀신이 산다는 것을 의심치 않게 했지요. 나는 아무도 없는 그 산 오르는 것을 좋아했고 기도가 간절해지면 나도

모르게 울음을 놓을 때도 있었지요. 그런 날은 산을 내려 오는 발걸음도 한결 가벼웠고 사람들은 우리 마을을 이롭게 하는 신들 모두

바다에만 산다고 믿었지만 아는 아니었지요. 아무도 내 생각을 믿을 것 같지 않아서 끝내 말할 수 없었지만 신들은 모두 그 산에

사는 듯 했지요. 누구에게나 그런 산 하나 있잖아요.바다가 흉년 일 때, 아버지께서 몸져 누우실때, 외로움과 배고픔을 벗어나게

해달라고, 아니 그곳을 떠날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던 곳도 내 마음속 신령한 섬 바로 해망산이었으니까요.

 

 

 

 

김인자

 

55년 강원도 삼척 출생

89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詩<겨울여행>이 신경림, 정진규 선생님의 심사로 당선.

그해 시전문지 현대시학 7월호 "시를 찾아서"에 <볼레로>외 9편을 발표하여

조창환 선생님의 추천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