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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길따라서

고려불화대전 -700년 만의 해후

다보등 2010. 11. 2. 12:44

<국립중앙박물관>고려불화대전 -700년 만의 해후

 

 <출처 : 조선일보>

일반적인 수월관음도가 바위에 걸터 앉은 모습인것과 달리 이 수월관음도는 물방울모양 광배안에 서 있는 자세여서 '물방울 관음'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관음보살의 손가락 끝에서부터 물 위를 스치는 옷자락 끝까지 흐르는 선의 아름다움, 차분하면서도 단계적인 농담으로 효과를 준 색채감이 환상미의 극치를

이룬다. 화면 오른쪽에는 '해동 승려 혜허가 그렸다'는 글씨가 남아있다.

 

<유흥준 국보순례> (81) 물방울관음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려불화대전-700년 만의 해후 ' 에는 내 평생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포기하고 있던 일본 센소지 소장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사진> 일명 물방울관음이 출품되어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는지 모른다.

 

일본에 고려불화가 많이 있다는 사실은 1967년 구마가이가 '조선불화징'에서 그동안 막연히 송나라 불화라고 알려진 70여점이 고려와 조선 초기 불화라는 사실을 고증하고부터이지만 혜허(慧虛)스님이 그린 이 수월관음도만은 일찍부터 알려진 고려불화 명작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었다.

 

1978년 야마토분카간에서 열린 '고려불화 특별전'에 52점이 선보인 것은 한국미술사의 일대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전시회에 물방울관음은 출품되지 않았다. 그리고 1981년 아사히신문사에서 발간한 '고려불화'라는 초호화판 화집에서도 물방울관음은 촬영조차 허락받지 못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도 처음에는 센소지가 출품을 거부했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유물의 존재 여부만이라도 확인시켜 달라는 요청에 간신히 응했는데 이 불화를 꺼내 왔을 때 관장과 학예원이 작품에 큰 절을 올리는 것을 보고 감복하여 마음을 바꾼 것이라고 한다.

 

물방울관음은 과연 천하의 명작이다.

법을 구하기 위하여 찾아 온 선재동자를 수월관음이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하는 그림으로 오른손엔 버들가지, 왼손엔 정병을 들고 서 있는 자세가 고아하기 그지없고 관음은 신비롭게도 물방울(혹은 버들잎)에 싸여 있다.

 

본래 명작들은 사진 도판으로 익혀 온 탓에 작품을 직접보면 무덤덤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 물방울관음은 달랐다.

 

작품앞에 서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아! 숭고하고도 아름다워라 고려불화여!" 라는 찬사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싶어 다시 들어가 하염없이 바라보다 마지못해 박물관을 나왔다. (출처 : 조선일보)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문수보살에게서 발심한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 보살도를 배우고 보현보살의 원과 행을 성취함으로써 법계에 들어간다는 내용으로 대승불교의 보살의 길을 선재동자를 통해 나타내고 있다.

 

수월관음도는 28번째 선지식으로 인도 남쪽 바닷가 보타낙가산에 머물며 중생을 제도하는 관음보살을 선재동자가 찾아 뵙고 법을 청해 듣는 장면을 표현한 것이다.

 

 

 

 

♣...마침 박물관을 찾은 이 날은 비구니스님들이 단체로 관람을 하고 막 전시장을 빠져 나오는 중이었다.

약간은 상기된 표정의 비구니스님들을 보며 마음이 절로 숙연해진다.

조선일보에 실린 유흥준씨의 글을 읽고 한번 찾아오리라 마음먹었던 탓에 스님들의 표정에서 그 감동을 느낄수 있었다.

마침 해설사가 있는 시간이라 다른 사람들틈에 끼어 들었다. 마이크없이 설명하는 터라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아 좀 안타까웠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다시 한번 천천히 전시장을 둘러보며 수많은 수월관음도를 뵈었다. 그중에서 유흥준님이 감탄해마지 않았던 물방울수월관음도...

은은한 녹색 물방울속에 서 계신 관음보살님앞에서 선재동자가 법을 청해 듣는 마음으로 귀를 한껏 열어 그윽한 관음보살의 눈빛으로 오래 머물며

법을 느껴보았다.

 

11월2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일본,미국,유럽,한국 등에 소장된 고려불화 61점, 이들과 비교 감상을 위한

중국,일본 불화 20점, 고려불화의 전통을 계승한 조선전기 불화 5점, 고려불상과 공예품 22점 등 108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 한번 들러 볼 전시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