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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짧은 대교(大橋) '추풍령 대교' 본문
우리나라에서 가장 잛은 대교(大橋) '추풍령 대교'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
추풍령은 영남에서 충청과 한양을 이어주던 중요한 길이었다. 교통의 요지답게 지금도 경부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4번국도로 자동차와 기차가 내달리고 있다. 하지만 추풍령 옛길의 흔적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구름도 자고가는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고개마다 한 많은 사연....그나마 추풍령 노래비의 가사들이 추풍령의 고단한 역사를 증명한다. 추풍령 면사무소앞에 차를 세우고 잠시 추풍령을 걸어 보았다. 이곳으로 지나는 차들은 이곳 주민들 말고는 없는듯 하였다. 추풍령면사무소에서 추풍령대교가 있는 대교삼거리 방향으로 가는 도로양켠에 상점들의 간판이 깔끔하게 달려 있다. 특히 다방간판이 많이 보여 흥미로웠다. 잠시 걷는 길에 다방이 10여군데는 되는 모양이다. 이곳 사람들은 다방커피를 좋아하나? 도라지위스키까지는 아니라도 다방커피맛이 궁금하였다.
추풍령대교라고는 하지만 길이가 17m이다. 이십여 발자욱도 되지 않을 짧은 다리지만 이름은 대교이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잛은 대교인 셈이다. 2001년 당시에 이 다리를 놓으며 얼마나 뿌듯 했으면 대교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싶다.
마침 구름재님이 추풍령노래를 부르셨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추풍령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곳이 추풍령이므로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말이다. 연륜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추풍령면 추풍령대교 삼거리에서 부르는 추풍령 노래가 구슬프다.모두들 함께 노래를 부르는데 한갓진 동네에 뭐 볼 것이 있어 사람들이 저리 우르르 몰려 다니나 싶었던 마을사람들은 또 뜬금없이 길에서 부르는 노래에 멀찌감치서 흘끔거린다. 그네들에게 우리는 참 한심한 사람들로 보일라나?ㅋㅋ 그러기나 말기나 신쌤이하 모두들 흥겨웠다. 살푼 살푼 비 내리는 추풍령면에서 잠시 해찰을 하였다.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 가는
추풍령 굽이마다 한 많은 사연
흘러 간 그 세월을 뒤돌아 보는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흐렸구나 추풍령 고개~~♪"
추풍령은 죽령, 조령, 화령과 함께 충청도와 경상도를 잇는 4대고개였다. 그러나 다른 고개에 비해 높이가 낮기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관방으로의 역할이 미약했던 것 같다. 관방이라 방어진지 또는 요새 개념으로 임진왜란 때에 왜군이 한양으로 올라가는 지름길인 조령과 추풍령을 선택했다. 왜군은 이들 두 고개를 넘어 충주와 청주로 진출한 다음 한양으로 입성했다. 조선 후기 최고의 문장가인 다산 정약용은 '추풍령을 넘으며'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이 시에서 다산은 임진왜란 때 이 고개를 지키지 못했음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지금은 길이 추풍령을 넘어 대전과 천안을 지나 서울로 이어지지만 옛날에는 청주와 죽산을 지나 한양으로 이어졌다.
' 태백산 소백산이 산세도 장하구나
달리던 용의 머리 여기에서 수그려
북쪽으로 통한 시내 황간으로 달려가고
서쪽으로 뻗은 산은 적상산을 에워쌓네
봉마다 우뚝우뚝 성벽은 쌓았다만
이 재가 요새란걸 어느 누가 안단 말고
청주 고을 큰 들판 천리에 트였으니
추풍령 빼앗기면 멱살을 잡히리라 '
-발췌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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