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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과테말라> 화산이 굽어보는 안티구아 - 십자가언덕 본문

중미 3개국여행/과테말라

<과테말라> 화산이 굽어보는 안티구아 - 십자가언덕

다보등 2013. 3. 28. 10:31

<과테말라>화산이 굽어보는 안티구아 - 십자가 언덕

 

 

 

 

 

라 메르세드 교회에서 이색적인 다큐촬영 모습을 구경하고 자리를 떴다. 안티구아의 심장부 중앙공원(Parquecentral)으로 발길을 돌린다. 넓직한 도로는 바닥이 까만자갈로 만들어져 있어 자동차가 지날라 치면 쫘르륵 소리가 요란하다. 도로바닥이 그래서인지 자동차들이 속도를 많이 내지 않고 조심스레 달리는듯 보였다. 걷는덴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좋은 점이 있는 도로이다. 그나저나 햇볕은 쨍쨍이다. 아침엔 제법 춥다 느낄 정도의 기온이었다면 낮시간엔 햇볕이 어찌나 뜨거운지 그늘을 찾아 담벼락에 붙어서 걸어야 할 판이다.

 

 

 

 

중앙공원에 가까워지며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좀전에 까뿌치나스 수도원에 입장료 40께찰이나 주고 보았고, 또 보아야 할 곳들중엔 식민지박물관, 무기박물관, 고서박물관 등이 있으나 무슨무슨 박물관은 이제 그만 보기로 하였다. 대신 교회나 성당은 입장료가 없으니 그쪽을 만나면 볼참이다. 암튼지간에 그저 도로를 따라 도시끝까지 걸어보기로 하였다.

 

 

 

 

 

과일행상을 하는 인디오여인은 스티로폴 박스 뚜껑에 젖먹이 아기를 뉘어두었다.나중에 점심을 먹을 때 봉지에 든 과일을 사먹기도 하였다. 마침 중앙광장 주변에서 혜리를 만났다. 혜리는 효숙이랑 한조가 되어 나섰는 모양이다. 무슨 박물관인가를 들어갔다 나오는 길이라며 적극 추천을 하지는 않는다. 오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그들과 헤어져 이다쌤이랑 가던 길을 계속 간다.

 

 

 

 

 

 

 

중앙공원옆의 대성당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다시 중앙공원으로 돌아왔다. 혜리랑 효숙이를 다시 만났다. 함께 중앙공원앞 패스트푸드점에서 간단하게나마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여 가격이 25께찰하는 모짜렐라 샌드위치와 12께찰의 콜라를 주문했다. 총무에게 받은 100께찰중 입장료 40께찰내고 나니 점심값도 달랑달랑한다. 내가 스마트폰을 꺼내 간단하게 메모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옆자리에 있던 남자가 메모를 건넨다. 무언가하고 보았더니 이 까페의 Wifi Password가 적혀있다. 뜻밖의 친절에 기쁜 표정을 지었더니 그도 뿌듯해 하는 것 같았다. ㅎㅎ

Wifi가 되는 곳에선 카톡질도 할 수 있고 인터넷검색도 할 수 있으니 여행하며 대부분의 숙소엔  Wifi가 잘 되는 편이었다.

 

짠~~! 드디어 우리의 점심인 모짜렐라 샌드위치가 나왔는데....헐~~~

진짜 달랑 모짜렐라치즈만 들어있는 샌드위치다. 야채 한조각없이 치즈만 들어있는 샌드위치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다.ㅜ.ㅜ

할 수 없이 이다쌤이 아까 보았던 아기엄마에게 가서 오이랑 래디쉬를 각 한봉지씩 사왔다. 그거라도 함께 먹으니 그나마 목 넘기기가 조금 수월하다.ㅋㅋ

 

 

 

목메이게 한심한 샌드위치를 먹고 넷이서 거리로 나왔다. 이번엔 함께 다니기로 하였다.

대충 오후4시에 만나기로 한 시간도 되어가고...

 

 

 

 

입장료없이 들어 갈 수 있는 곳이라 들어왔는데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다. 전형적인 스펜식 건물이다. 한쪽엔 페인트칠을 다시 하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지진으로 무너진채 미쳐 복구도 못하고 그냥 방치된 유적들이 안티구아 시내 여기저기 산재해 있었다.

그저 발길 닿는대로 걷다보니 이런 건물들의 이름은 달리 설명을 들을 곳도 없고....자세한건 우리로선 알 수가 없고...

 

 

 

 

그러다 시장이 보이길래 잠시 서성거려 보기도 하였다.

어찌나 햇볕이 뜨거운지 장구경도 뒷전이고 그늘을 찾다가 도로 돌아 나와 버렸다.

 

 

 

 

본젤라또 비스무리한 아스크림가게앞에서 발이 딱 붙었다. 돈도 부족하고 각각 하나씩 사 먹기론 맛도 검증이 안되니 불안한 마음에 작은 컵으로 둘이 하나씩 사서 맛만 보았다. 그러나 괜한 걱정이었고 맛이 괜찮다. 이렇게 하루치 용돈으로 어찌어찌 버티다보니 우리가 여행하며 지출하게 되는 돈을 상당이 절약을 하게된다. 그냥 달러를 썼다면 아마 훨씬 많은 돈을 썼을 것 같다. 공동경비로 각출을 하여 총무가 환전하여 관리를 하고 개인적으로는 필요한 만큼만 환전을 하고 부족하면 다시 환전을 하게되니 환전하는게 귀찮아서도 아껴 쓸 수 밖에 없다. 과테말라에 들어와서는 개인적으로 환전조차 하지 않고 총무에게 그날그날 100께찰씩 받아 썼다. 그렇다고 돈을 쓸때 안쓰고 한건 아니다. 절약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ㅋㅋ

 

 

 

 

 

 

오후 4시가 되어 가는지라 슬슬 지도를 참고하여 십자가언덕 방향으로 향했다.

시내 북쪽의 나즈막한 언덕 위에 십자가언덕이 있다고 한다. 시내에서 저만큼 멀리 언덕위의 십자가가 보였다. 빤히 보이는 곳이라 그리 멀지 않은줄 알았더니 이건 뭐...가도가도 끝이 없다. 보였다가 사라졌다를 몇번이나 반복하며 이 길이...맞나? 싶기도 하였다. 빤히 보였던 언덕은 공원을 끼고 옆으로 빙 둘러서 가야했으니 멀기도 하다.

 

 

 

 

우리는 몰랐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십자가언덕은 절대적 우범지역이라 한다. 특히 외국인들은 표적이 되어 홀랑 뺏기는건 예사고 몇년전에는 혼자 올랐던 여행자가 살해되는 일까지 있었단다. 진짜? 헐~~~

모르면 용감하다고...아마도 우리가 그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십자가언덕을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용감하게 숲길로 오르지는 못했을 듯 싶다.

나중에 보니 다른이들은 택시를 대절하여 십자가언덕엘 간다고 한다. 또 대절한 택시는 내려 갈때도 이용을 해야하니 대기시켜 놓는다고 한다.

혹은 경찰이 여행객들을 십자가언덕으로 함께 대동하여 안내를 하는 그런 시스템도 있단다. 참나...우린 왜 그런걸 몰랐을까?가이드북 어디에서도 조심하라는 말이 없었다.가이드북 라틴아메리카편은 절대적으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어쩐지 경찰들이 여기저기 서 있길래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다 이유가 있었다.ㅋ

 

 

어쨌든 우리는 수 많은 계단이 있는 곳으로 용감하게 걸어 올라왔다. 십자가언덕이라 오르는 길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라며 농까지 해가며 말이다. 암튼 은근 힘든 계단을 열심히 올랐다. 힘들기는 하지만 하하호호 재밌게 웃으며 오르는데 계단 중간에도 경찰이 서 있었다. 경찰이야 뭐 순찰중인가 보다했다. 이곳이 범죄가 들끊는 우범지역이라 그러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고...

그나마 뭣도 모르는 우리가 네명이 함께 올랐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지 뭐...ㅋㅋ

 

 

 

이런저런 불길한 소문이 있거나 말거나 시내 북쪽 크루스라는 언덕 위에 10m높이의 커다란 십자가가 서 있다. 그 아래로 질서정연한 안티구아의 시가지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안티구아 시내가 한장의 그림엽서처럼 아름답다.

 

 

 

시가지 저편으로 불끈 솟아있는 아구아화산(Volcan de Agua 해발 3,766m)이 인상적이다. 안티구아에서 무려 2000m나 치솟아 있는 이 화산의 자태는 우람하기 이를 때 없다. 아마도 이 화산이 없었다면 안티구아의 모습이 허전할뻔 했을 것 같다. 그런데 십자가 언덕 주변엔 사랑을 나누는 커플이 많이 눈에 뜨인다. 민망할 정도로 노골적인 애정 표현에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참 난감하기까지 하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그들의 애정행각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이런저런 그날의 풍경을 놓고보면 지금 생각해 봐도 소문처럼 그리 살벌한 곳은 아닌듯 한데 말이다. 허긴 뭐 겉으로 드러날 정도면 폐쇄시켜야지....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앉아 놀다가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가부키 KABUKI'라는 일식당이 괜찮다는 가이드북을 참고하여 찾아갔다. 우선 식당에 들어서자 마자 'Gallo'를 시켰다.

과테말라의 국민음료(?) Gallo는 우리가 즐겨 애음하던 맥주이다. 우리가 가요(Gallo)를 여러병 주문하자 식당주인이 그러지말고 큰병으로 주문하라며 큰병을 권한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네 마트에서 파는 대용량 맥주 피처를 생각하면 된다. 시원한 맥주 한잔에 행복감이 밀려 온다.ㅎ

 

식사가 나오자 우리는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돈까스를 주문했는데 정말 한국에서 먹는 맛 그대로였다. 돈까스의 크기도 커다랗고 미소된장국에 거기다 밥도 넉넉히 나왔다. 얼마만에 보는 쌀밥이냐? 밥도 찰지다.ㅋㅋ 완전 대박이다~.

그런데 커다란 돈까스를 먹느라 너도나도 밥이 남았다. 밥을 두고 갈려니 너무 아까워서 쥔장에게 밥을 싸달라고 했더니 선듯 포장해 준다.

그렇게 포장해 온 쌀밥(?)은 이튼날 우리들 가방속에 있던 김으로 주먹김밥을 만들어 코반으로 이동하는 길에 점심으로 톡톡히 큰 몫을 하였다.

 

 

 

 

 숙소 바로 옆에는 살사교습소가 있었다. 강습시간이라도 문을 열어 놓고 있어 지나는 누구라도 안을 들여다 볼 수가 있다. 오후 5시에 무료강습이 있다하였으나 늦게까지 돌아 다니다보니 무료강습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수였다. 어떤땐 문앞에 서서 수업중인 그들을 구경하기도 하였다. 일대일 강습이다. 자세히 보니 수강생은 신을 벗고 수업을 받는다. 발을 밟을 우려가 있어서인가 보다. 밤늦은 시간 가부키에서 돈까스를 먹고 숙소로 들어 오던중 예의 그 살사 강습소에서 한국 남학생을 만났다. 스펜어를 배우기 위해 안티구아에 온지 두달이 넘었으며 살사강습을 시작한지는 열흘째라고 하였다. 댄스교습소에서 우리를 만난게 부끄러운지 아주 쑥스러워 했다. 그러나 쑥쓰러워 할 것이 아니다. 중남미를 여행할려면 살사정도는 기본으로 어느 정도는 출줄 알아야 더욱 멋진 여행이 될 성 싶었다. 안티구아엔 스펜어 학원이 참 많다. 이곳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스펜어를 공부하고 중남미 여행에 나서는 여행객들이 많다고 한다. 저렴한 숙소에 저렴한 학비...스펜어 공부에 짬을 내어 춤까지 배울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럽다는 생각이 물씬물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