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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설산과 푸른 호수 남미의 스위스 '바릴로체'
2014년 1월10일
화창한 아침...
어제밤의 파티로 모두 늦잠을 잤지뭐니... 정신없이 짐을 챙겨 서둘러 버스터미널로 향하고...
오늘은 칠레를 떠나 아르헨티나로 가는 날이다. 지도상으로는 칠레같은 알헨티나엘 가야한다. 잠시 칠레를 떠나 아르헨티나엘 가는거지. 파타고니아를 여행하기 위해서이지...파타고니아땅은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나눠갖고 있기 때문이야. 국경을 넘어 가야하므로 언제나 그렇듯이 야채, 과일 등은 검문이 심하니 남은 것 모두 처리하고...사실 칠레에서 알헨티나로 가는 것보다 알헨티나에서 칠레쪽으로 넘어 올때 검색이 더 살벌(?)하다는.
칠레 국경을 넘어 꼬불꼬불 산길을 올랐다 다시 내려갔다 길은 하염없이 꼬불거리고 높아지는게 산맥을 하나 넘는것 같았어. 근데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까맣게 타죽은 모습이야. 언제 큰 산불이 났나?
2010년 화산폭발로인해 죽은 나무들이란다. 길가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화산재...
2010년엔 남미의 여러곳에서 화산 폭발이 있었단다. 이곳도 그중 하나인 모양이다. 화산 폭발이 있은지 몇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을 보니 화산폭발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는 모습이지.
나중에 알고보니 칠레 뿌에르또 몬뜨에서 알헨티나로 혹은 알헨티나 바릴로체에서 칠레로 넘어 가는 이 길은 세상에 둘도 없는 멋진 국경이라는구나.칠레와 아르헨티나를 잇는 주요 국경이기도 하고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전망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라지. 버스로 휙 지나치기엔 아까운 이곳은 여행사에서 특별한 투어를 만들어 여행자들은 유혹하는 곳이래. 우리는 그냥 버스로 휙 지나갔다만 여행사 투어를 하게되면 하루종일 아름다운 호수와 산을 구경하게 된다는구나. 물론 가격은 비싸겠지?
화산재가 해안가 모래처럼 뽀얗게 쌓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그렇게 도착한 알헨티나 이미그레이션....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
입국 절차는 도장찍고 입국카드 제출하는 것으로 간단하나 많은 사람들로 인해 한시간 넘게 걸렸지.
오후 2시 40분 이미그레이션 출발, 본격적으로 바릴로체를 향하여 속도를 낸다.
설산과 호수가 환상적인 바릴로체에 도착. 택시타고 숙소로 이동...숙소 이름 ...Home Hostel (우리가 그리 바라던 주방을 이용할 수 있는 도미토리야~) 여장을 풀고 우선 환전하러 곧장 밖으로...
우선 환전부터 했어. 미화 500불 환전하니 알헨티나 돈 100원짜리 50장을 주더구나. 이 돈으로 열흘정도 살아질까? 안될까?ㅎㅎ
지난 몇년동안 칠레는 계속해서 성장가도를 달려 온 반면 아르헨티나는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며 폭삭 망해버렸으므로 칠레 페소의 가치는 오르고 아르헨티나 페소의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는구나...
그리고 시가지 구경...남미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마테 잔...알헨티나 사람들에게 '휴식'이란 곧 '마테와 함께 하는 시간이래. 마떼는 마떼잎을 뜨거운 물에 넣어서 우려먹는 녹차의 일종이지. 알헨티나사람들은 우리처럼 티백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테잎 그대로 호박을 타낸 잔과 금속으로 된 빨대를 사용해서 차를 우려 마신단다. 은이나 가죽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마떼 잔은 알헨티나 특산 기념품으로 아주 인기가 높아.
역시 알헨티나는 땅고의 황제 까를로스 가르델의 나라답게 길거리에서 땅고춤을 추는 남녀를 볼 수가 있구나. 우리는 아주 흥분되었단다. 중미를 여행할때도 과테말라 안티구아에서 땅고 강습소를 기웃거리기도 했었고, 쿠바에선 민박집 까사 주인한테 잠시 배우기도 했지만 이렇게 길거리에서 멋진 남녀가 추는 땅고는 알헨티나의 볼거리중 하나인것 같다. 물론 영업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말야. 서서 구경할려다 촌스럽지 않게 보일려고 (ㅋㅋ) 괜스리 슬쩍 지나가며 보고 또보고...길건너가서 또 보고...암튼 마구마구 설레였지.ㅋㅋ
아르헨티나에서의 첫 저녁식사를 바릴로체에서 가장 맛있는 정통 아사도를 먹을 요량으로 추천받은 식당을 찾아왔지. 전직 대통령을 모셨다는 할아버지 주방장이 직접 고기를 굽는 곳으로 유명하다는 El Boliche de Alberto 라는 식당이야. 그러나 시간이 일러 식당문은 굳게 닫혀있더라.ㅠ
한시간정도 주변을 어슬렁거렸지...
시간이 되었길래 식당엘 갔더니 벌써 본점엔 자리가 넘쳐나서 근처의 분점(별관?)으로 갔더랬지. 거기도 역시 사람들이 많더구나. 식당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기다렸다는듯이 꽉 차더라. 역시 유명한 곳인가봐.
드디어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쇠고기를 맛볼 수 있었어. 느무느무 맛있고 부드럽고...행복한 쇠고기 덕분에 우리도 행복했어~ㅎㅎ
왜 행복한 쇠고기냐구? 여행하면서 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지평선 위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떼들...인구 1인당 2마리...6천만 마리가 넘는 소들이 아르헨티나에 있다고 하더라. 그 어마어마한 숫자는 한국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가격에 두툼한 양질의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거지.
정말 연하고 두툼한 안심스테이크, 샐러드, 와인 등 대충 일인당 16,000원 정도? 착하디 착한 가격에 육즙이 주루룩 흐르는 스테이크를 먹으며 행복 그 자체였어.
그러나 식당에서의 이런 호사는 이날로 끝!!
이후론 정육점에 가서 안심을 사서 직접 구워먹었어. 알헨티나에선 주로 주방을 사용할 수 있는 숙소여서 가능했지~ㅋ
우리돈으로 만원어치정도만 사면 4-5명이 식당에서 먹은 것보다 더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단다. 아르헨티나 쇠고기가 세계 최고!!ㅎㅎㅎ
이곳에 정착한 스위스 이민자들이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었다는 초콜릿은 이제 관광객의 주머니를 털어 가는 특산품 1순위가 되었다는구나. 하얀 초콜릿에서 검은 초콜릿까지 맛이 다양하고 종류도 어찌나 많은지...
가격은 만만치 않아...깜놀이야~ㅋㅋ
엿처럼 보이지만 이것도 초콜릿...
어젯밤엔 12시가 넘어 잠이 들었어. 그리고 역시나 푹 잘잤지...ㅎㅎ
오늘은 투어를 갈 참인데 오후 2시에 출발이래. 아침을 먹고 호숫가로 산책을 나갔어. 흰눈을 이고있는 산들이 호수를 감싸안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었어.
남미의 스위스라 불리우는 바릴로체...
오전에 시간이 넉넉한고로 여유롭게 알헨티나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마을 바릴로체를 걸어 보기로 했어. 어젯밤과는 다른 모습...
바다처럼 넓고 투명한 호수... 호수 이름이 '나우엘 우아삐'라는구나...만년설을 머리에 이고있는 위풍당당 산들...
여름에는 고원의 상쾌한 바람으로,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으로, 겨울에는 눈덮힌 산으로 사랑받는 곳이래. 지금은 여름인게야...
그러나 이곳이 여름이긴 하지만 사계절 옷이 다 필요해. 거리의 사람들의 옷차림도 여름부터 겨울까지 다양하더라구.
센뜨로 시비꼬
바릴로체 센뜨로의 유일한 볼거리...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알헨티나에서 유명한 아이스크림 체인점으로 바릴로체에도 있다길래 찾아갔지. 알헨티나는 아이스크림이 다양하고 맛있단다. 이렇게 특별히 알헨티나 아이스크림이 다양하고 맛있는 이유는 아마도 알헨티나 이민자의 상당수를 차지했던 이탈리아 사람들의 영향이 아닐까 추측한다고...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맛있게 먹었던 이탈리아의 아이스크림을 상상하며 우리도....맛있게~~
알헨티나 쇠고기를 사서 호스텔 주방에서 요리중....
동네 한바퀴 산책을 하고 마트에 들러서 안심을 샀어. 그리고 야채, 와인을 샀지. 호스텔 주방에서 언니들이 점심을 준비하고...
짠하고~~~~저녁같은 점심이 채려졌어.
양배추랑 양파를 한가득 볶아 놓았는데 고기랑 같이 먹으니 얼마나 맛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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