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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덴사는 가장 높은 하늘 길로 가는 순례길 본문

걸어서 세계속으로/겨울 티벳

간덴사는 가장 높은 하늘 길로 가는 순례길

다보등 2016. 3. 14. 14:54

간덴사는 가장 높은 하늘길로 가는 순례길

 

 

 

 

 

 

 

2015년 12월 9일 티벳여행 6일차

지난밤엔 전기방석과 유담뽀의 위력으로 따뜻한 밤을 보냈다. 그러나 밤새 물을 마시느라 잠을 깨야했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잠을 설치긴 했다. 조식뷔페는 며칠째 똑같은 메뉴이다. 토스트, 달걀후라이, 시리얼...다만 과일만 사과에서 바나나로 바뀌는 정도이다. 집에서 가져간 건조 미소된장국이 있어 따뜻한 물에 풀어서 함께 마시니 그나마 뻑뻑한 토스트가 부드럽게 넘어갔다. 어쨌든 뭐든 가져오면 요긴하게 쓰인다. 티벳 여행 6일차인 오늘 우리는 라샤에서 약 50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간덴사를 가기로 했다. 이 곳은 라샤보다 더 높은 곳(해발 4,200m)에 있으니 이제 슬슬 적응되어 가던 고산증을 다시 한번 걱정해야했다. 우리는 인솔자포함 4명으로 티벳에 왔고 다들 고산은 처음이라고 한다. 인솔자까지 처음이라니 하니...더욱이 동행중에 73세인 분이 계셨는데 역시 고산여행은 처음이었고 아무런 준비없이 와서 걱정을 많이 하였다. 심하진 않으나 생애 처음 느끼는 고산증세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다행이 내가 고산증예방약을 처방받아 간게 있어 나눠먹었으니 이 분들이 그나마 안심이 되었던것 같다.

 

 

 

 

 

 

 

 

라샤에서 두시간여 가다보니 자동차는 곱창같은 꼬불랑길을 허덕이며 오르기 시작한다. 사람도 허덕이고 자동차도 힘겨웁다. 해발 4,200m 꼬불거리는 길을 지그재그로 수십구비를 올라가다보면 지끈지끈 두통이 다시 시작이 되었다.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며 지그재그로 오르다보니 불현듯 신기루처럼 사원이 보였다. 방코르산 위에 있는 해발 4,200의 간덴사는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다. '기쁘다' '즐겁고 유쾌하다' 라는 뜻을 가진 간덴사는 정말 이름 그대로 '기쁨' 그 자체였다.

 

 

 

 

 

역시 높은 곳이긴 하다. 라샤와는 또 다른 분위기이다. 주변에 희끗희끗 성에인지 눈인지 얼음이 깔린 능성이 이어진다. 이런 능선은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진다. 하늘은 또 왜 이리 파란지...눈이 시리다...

 

 

 

 

천연스레 도로에 서있는 야크들...몇번 경적을 울려봐도 쉽사리 물러나지 않아 창문을 열고 소리소리 질러서야 아주 천천히 길을 내주었다.

그 모습조차 어찌 그리 마음이 푸근한지 모르겠다.

 

 

입장료는 50위안이다.

 

 

 

 

 

노란색의 담벼락이 어찌나 강렬한지 눈을 뗄수가 없다. 붉은색 역시 정말 아름다웠다. 티벳의 사원은 색채감각이 정말 뛰어나다.

황색과 붉은색, 흰색, 검은색, 파란하늘...오방색이다.

 

 

 

 

간덴사원은 현재 티베트 불교 최대 종파인 겔룩파의 창시자 '총카파'가 1409년 건립한 겔룩파 6대 사원의 총본산이라고 한다. 해발 4,500m 고지에 있는 사원이다. 전성기때 3,500여 명의 승려로 그 위용을 자랑했으나 1959년 중국 인민해방군의 침입으로 철저하게 파괴되어 폐허가 되었다. 이 때 많은 승려들이 인도로 망명했다고 한다. 지금은 300여 명의 승려들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의 건물들은 1990년대 이후에 재건축된 것들이다.

 

 

 

 

 

 

 

 

 

 

 

 

 

 

 

 

 

 

단체 사진?

단촐하게 4명이 티벳엘 왔다. 인솔자 한명에 여행객 3명....너무 적은 인원이라 당황스럽긴 하였다. 관광시즌이 아닌고로 관광객 없는 호젓한 여행지에 단촐한 인원의 일행들 너무 조용했다는...ㅎㅎ

 

 

 

건물의 창마다 밖으로 걸린 커텐은 바람에 살랑거리는데 그 미적감각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티벳 건물의 특징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폼새가 치맛자락이 날리는 것 같은 묘한 아름다움을 연상시킨다.

 

 

 

태양열을 한껏 받는 주전자바닥이 햇볕을 받아 번쩍이고 있다. 물은 금방 끓을것 같다.

 

 

 

 

 

사원입구에 문 대신 걸린 커다란 걸개(이름은 모르겠다)는 야크털로 만든 것이라 한다. 많이 두꺼웠으며 방풍, 방한이 되어 실용적인 물건처럼 보인다. 티벳의 상점에서도 출입문에 걸린걸 흔히 볼 수 있다.

 

 

 

 

 

간덴사에서는 천장(조장)터를 볼 수 있다. 티베트에서도 화장, 매장, 수장 등 다양한 장례방식이 있지만 천장이 주된 장례방식이다. 시신을 모셔놓고 천장을 주관하는 라마승의 불경이 끝난 후 천장사가 시신을 뼈와 살을 토막토막 뜯어 골라 놓으면 고원의 독수리떼가 물고 간다. 남은 뼈는 빻아서 보릿가루에 섞어 남김없이 독수리에게 보시한다. 천장은 아무데서나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라사원 위 언덕이나 간덴사원 뒤 언덕 등 정해진 신성한 장소가 있다.

 

 

천장은 시신이 잘 썩지 않은 티베트 고원의 기후와 토양, 즉 자연환경에 순응한 장례방식이며 또한 새들이 죽은 사람의 영혼을 하늘로 데려간다고 믿는 티베트인들의 신앙이 깃든 장례방식이란다. 끔찍하긴 하나 이들의 풍습이니 너무 깊게 생각말고 그저 이해하기로....;;

 

 

 

 

 

왠지 으스스한 기분이 느껴지는 천장의 설명을 듣고 간덴 코라를 향해 가는 길엔 타르쵸가 쉼없이 푸드득 소리를 내었다. 이는 바람이 불경을 읽어 멀리까지 퍼져 나간단다. 쉴새없이 바람에 나부끼는 타르쵸와 달리 코라를 도는 순례자들은 침묵이 이어졌다. 슬로우 모션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 천천히 묵묵히 앞만 보고 걷는다. 나도 그네들을 따라 시리게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타르쵸가 가득한 길을 따라 간덴 코라(순례길)를 시작했다. 한바퀴 도는데는 보통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해발이 높은 곳이라 숨이 차다. 그 어느 코라보다 간덴 코라를 걷는데는 힘이 버겁다. 그러나 나는 어인 일인지 몸이 가볍다. 가끔은 현기증이 나는듯도 하였으나 새털처럼 폴짝폴짝 잘도 걸어 나갔다. 발아래로 라샤강이 흐르는 풍경은 평화스럽고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