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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길따라서

하늘과 바람과 별이 함께 하는 윤동주문학관 나들이

다보등 2017. 11. 22. 20:53

하늘과 바람과 별이 함께 하는 윤동주 문학관 나들이

 

 

 

 

경복궁역 3번출구에서 버스를 타고 창의문에서 내리면 길건너 하얀색 건물 윤동주문학관이 있다. 시인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문과재학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1909-1988)의 집에서 문우 정병욱과 함께 하숙생활을 했다. 당시 시인은 종종 이곳 인왕산에 올라 시정을 다듬곤 했다. 그런 인연으로 종로구는 2012년 인왕산자락에 버려져 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윤동주 문학관을 만들었다.

 

 

 

 

윤동주 자료가 가득한 제1전시실은 촬영금지인지라 사진이 없다.

문화해설사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제2전시실로 이동,

제3전시실에서는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열린우물(제2전시실)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브를 얻어 용도 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하여 중정을 만들었고 '열린 우물'이라 명명했다. 물탱크에 저장되었던 물의 흔적이 벽체에 그대로 남아있어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퇴적을 느끼도록 해 준다.

 

 

 

 

닫힌우물(제3전시실)

또 하나의 용도 폐기된 물탱크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만든 '닫힌우물'이다. 침묵하고 사색하는 공간으로 조성된 이곳에서는 시인의 일생과 詩 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별뜨락(휴식공간)

별뜨락은 방문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카페 정원에서 차를 마시며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벤치에 앉아 서울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시인의 언덕(산책로)

 

 

 

 

 

병원/윤동주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을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는 찾아오는 이,

나비 한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 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아니 내 건강이 속히 회복 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었던 자리에

누워 본다.

 

 

윤동주문학관에 전시된 원고지엔 그가 썼다가 지운 병원이란 글씨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병원'이란 제목을 붙이려 했던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다. (1948년 간행된 윤동주 유고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