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역사동화 <홍어장수 문순득표류기> /이퐁 본문

공연,영화,서적

역사동화 <홍어장수 문순득표류기> /이퐁

다보등 2021. 7. 10. 21:43

 

이 책들은 손자가 볼 책들이다.

가끔은 내가 먼저 읽기도 한다.

요즘 아이들은(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이런 책 읽기를 싫어라 한다. 움직이는 영상물을 훨씬 좋아한다.

글자가 많은 것도 딱 질색한다. 만화책은 그나마 조금 낫긴하다.

차분히 앉아서 책 좀 읽게 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어떤 땐 내가 먼저 읽어보고 솔깃한 줄거리로 꼬시기도 한다.ㅋㅋ

 

조선 최초로 세계 문화를 경험하다

<홍어장수 문순득표류기>는 다른 책들처럼 모험 가득한 상상의 동화책이려니 하였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정약전이 문순득의 여정을 듣고 기록한 <표해시말>이라는 책을 바탕으로 창작되었으나 상세한 내용은 작가의 상상으로 꾸민 역사동화이다. 정약전의 또 다른 책 <자산어보>가 이 즈음에 쓰여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창작동화이므로 그림도 아주 재밌고 이해가 쏙(?) 된다.

 

 

 

문순득(1777~1847)은 조선 후기에 현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소흑산도)에 살던 홍어 장수였다. 1801년 12월 홍어를 사기 위해 출항한 뒤 표류하여 3년 2개월 만인 1805년 1월 8일 무사 귀환하였다. 그 과정에서 오키나와, 필리핀, 마카오, 중국 등에서 다양한 세계 문화를 체험하였다. 표류 지역 중 필리핀은 당시 에스파냐의 식민지였고, 마카오는 포르투갈 사람들이 거주하는 국제 항구였다. 반면 조선에서는 서양 문물을 들여오거나 천주교를 믿는 것 등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서 문순득은 천주교 성당에도 가 보고, 국제 무역선을 타고 항해하는 등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였다.

 

문순득 여정 : 유구(오키나와), 여송(필리핀), 오문(마카오), 난징,북경,의주, 한양, 우이도 도착

 

문순득이 고향에 돌아왔을 때 정약전이라는 학자가 유배 와 있었다. 정약전은 문순득의 표류 경험을 듣고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표해시말>을 남겼다.

<표해시말漂海始末> : 바다를 표류한 경험을 처음부터 끝까지 적었다는 뜻이다.

또한 문순득에게 '천초'라는 별칭을 지어 주었다. 이는 '하늘 아래 처음으로 많은 경험을 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약전이 문순득의 경험담을 들으며 무엇보다 눈여겨보게 된 것은 새로운 세상을 대하는 문순득의 태도였다. 문순득은 여러 나라에 머무는 동안 낯선 문화와 풍습을 편견없이 받아들였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언어를 배우고(조선왕조실록에 문순득이 최초의 필리핀 통역사로 기록되어 있다), 마주앉아 밥을 먹고 대화도 나눴다. 눈과 귀와 머리는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을 기억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마침내 집으로 돌아온 문순득이 품고 온 이야기보따리는 조선 실학자들을 놀라게 할 만큼 엄청나고 대단한 것이었다.

실학자 정약용은 새로운 조선을 꿈꾸며 <경세유표>를 썼다. 그 중 표해시말을 통해 알게 된 문순득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약용은 새로운 화폐 제도를 구상했다. 장사꾼인 문순득이 마카오 시장을 눈여겨 보았다. 조선처럼 동전 하나만 있지 않고 금전, 은전, 동전으로 나누어 효율적으로 거래를 하였다. 당시 조선에서 쓰던 '상평통보'의 문제점을 개선할 방법으로 문순득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실학자 이강회 역시 장사꾼 문순득의 경험담에 귀를 기울여 <유암총서>를 집필하였다.

문순득표류기는 어른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몰랐던 역사속 인물을 알게 되었다는 뿌듯함이 있다. 쉽고 재밌게 읽으면서...

근데 정작 울손자 녀석은 그다지 관심이 없는 얼굴이다. 나만 재밌나보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