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순례 주택/유은실 소설 본문
책 소개 : 한국어린이도서상, IBBY 어너리스트 수상작가 유은실의 신작 청소년 소설 <순례 주택>
코믹 발랄한 캐릭터 설정과, 순례 주택을 둘러싼 한바탕 대소동은 기발하면서도 유쾌하다. 약간은 막 가는 수림이네 네 식구가 쫄딱 망한 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옛 여자친구의 빌라 '순례 주택' 으로 이사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책의 제목처럼 '순례 주택'을 둘러싸고 집 주인 '순례'씨와 그 빌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거북마을의 순례 주택은 몇년동안 대기를 걸어두어도 입주하기 힘든 빌라였는데 그 이유는 순례(건물주)의 좋은 인성과 말도 안되게 싼 월세와 보증금 때문이었다.
중학교 3학년 16세인 오수림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오수림의 집안에서는 20년 째 교수가 되지 못한 아빠와 주부인 엄마 그리고 전교 1, 2등을 하는 공부가 벼슬인 고등학생 언니가 있다. 오수림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할머니도 아닌 그저 할아버지의 여자 친구인 순례씨 손에서 키워졌고 자연스레 집보다 순례 주택에서 순례 할머니와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고 오수림은 자연스럽게 순례 할머니의 최측근(?)이다. 오수림의 부모는 순례를 할아버지의 재산을 탐내는 동거녀라며 욕하고 수림이의 양육비를 주기는 커녕 한 번도 찾아온 적도 없었다. 오수림의 가족은 할아버지가 거의 모든 생활비를 주었고 그들이 살던 집도 할아버지의 돈으로 만들어진 것이었으나 할아버지는 정작 좁은 빌라촌에서 독거노인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사업에 사기를 당해 빚이 생겼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막노동을 하다가 돌아가셨다. 결국 수림이네는 집과 모든 것이 경매에 넘어갔고 그들이 비웃던 빌라촌 마저 들어갈 돈도 없이 길에 나앉게 되었다. 순례 할머니 덕분에 순례 주택에 보증금없이 월 20만원의 월세로 입주하게 되었다.
솔직하지 못한 엄마, 누군가에게 얹혀사는 데 일가견 있는 아빠, 라면은 끓일 줄 모르고 컵라면에 물만 겨우 부을 줄 아는 고등학생 언니까지, 졸지에 망한 수림이네 가족은 평소 업신여기던 순례 주택으로 그렇게 이사 오게 된다.
"온실 밖으로 나와 세상에 적응하게끔" 훈련시켜 주려는 순례 씨의 원대한 계획이 시작된 것이다. 오수림네 식구들은 순례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학벌도 없는 상대하면 안되는 부류의 사람들이라 생각하였던 이들과 불편한 이웃이 되었다. 오수림네 식구들은 순례 주택에 살면서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순례 주택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들의 잘못된 가치관이 서서히 바뀌게 된다. 그렇게 서서히 스며들 듯 진정한 어른으로 변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묵직하지만 마음을 일깨우는 메시지들이 혼란스럽기만 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듯한 위로를 준다. 빨간색 벽돌 빌라 느낌의 바탕에 흰색 페인트로 칠한 듯한 제목 네 글자 순. 례. 주. 택.이 표지가 주는 이 느낌은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순례 주택의 단.짠.단.짠
청소년 소설 '순례주택'을 읽으며 가족 드라마를 보는 듯 미소짓게 만드는 흐뭇한 내용이었다.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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