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콰이트베이 성채(파로스 등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본문
알렉산드리아의 해안가 끝엔 15세기 이슬람 시대에 세워진 3층 구조의 카이트베이 요새가 자리하고 있다. 기원전 3세기 최초의 등대, 파로스 등대가 있던 자리라고 하는데 3층 구조의 요새엔 오스만 터키 시절에 쓰던 대포와 무기고가 남아있다.
우리의 목적은 성채가 아닌 파로스 등대가 있던 자리를 눈으로 보는 것이므로 성채 입장을 하지 않는다고. 흠... 살짝 아쉬웠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니 해안선 끝자락에 깃발이 있는 요새가 보인다.
콰이트베이 성채 - 파로스 등대 터 위에 파로스 등대의 잔해로 건축한 성채(요새)
콰이트베이는 알렉산드리아 북쪽 지중해 연안에 있는 방어 요새인데 1477년 당시 이집트 술탄인 콰이트베이가 요새를 건립했다.
제주도 우도에 있는 등대박물관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등대모형 속에서 세계 최초의 파로스 등대 모형을 찾아볼 수가 있다. 우도 등대박물관을 기억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저 관심 없이(?) 지나쳐서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 뿐이다. 제주도 우도등대박물관 외에도 파로스 등대를 언급한 곳은 여러 곳에 있다. 아무튼 세계 최초의 등대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는 파로스 등대가 이곳 알렉산드리아 동쪽 바다 끝에 있었다는 그 장소에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
파로스 등대가 세워진 파로스 섬은 바위가 돌출되어 모든 곳에서 잘 보이는 곳이다.
섬이라고는 하지만 파로스섬은 등대가 건설될 당시 이미 방파제로 연결되어 육지나 마찬가지였다.
파로스등대 건설은 기원전 290년경에 시작되었고 기원전 280~279년에 파로스 등대가 완공되었다. 3단으로 이뤄진 파로스 등대는 맨 밑 단은 4각, 가운데 단은 8각, 맨 위의 단은 원통형이었다. 등대 안쪽으로는 나선 모양의 통로가 옥탑까지 이어져 있는데 특히 옥탑에는 불을 태우는 설비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등대 높이는 135m로 대리석으로 지어졌는데, 956년과 1323년 사이에 일어난 세 번의 큰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때 파괴된 등대 터에 남아있던 돌로 등대가 있었던 자리에 1480년 콰이트베이 요새가 건립되었다.
파로스 등대의 잔재는 1994년 바다속에서 당시 옥탑에 있던 여신상 등 등대 잔해 수백 점이 인양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막연한 전설이 아닌 실제로 존재했었다는 확실한 물증이다. 당시 기술로 어떻게 이런 등대가 세워졌는지, 또 어떤 방법으로 불을 밝혔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참고 삼아 상상 속의 파로스 등대 사진과 오래전 제주도 우도등대에서 찍어온 파로스 등대 모형 사진을 첨부한다.
우리는 지중해 바다가 보이는 식당에서 생선요리를 먹었다.
푸른 식탁보가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상징하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지중해에서 잡히는 생선이라는데 우리에겐 낯선 생선이다. 바싹하게 튀겨 나온 생선은 비리지 않고 괜찮았으나 그다지 당기는 음식은 아니었다. 식탁 위에 다양한 소스들 중에 마늘이 들어간 소스를 생선에 적당히 발라 먹었다. 공갈빵처럼 부풀려진 빵은 이집트에서 늘 식탁에서 만날 수 있는 담백한 빵이다. 그냥 먹어도 좋았으나 소스를 발라 야채랑 같이 먹었다.
점심을 먹고 이번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으로 향했다.
화재로 사라진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기리는 의미로 2002년에 새롭게 개관한 도서관이란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과 유네스코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고대 도서관 자리와 가까운 해안에 건립하였다. 총 11개 층으로 이루어진 도서관 중 5개 층은 지하에 지어졌으나 자연광이 지하까지 비쳐 어둡지 않다.
도서관 외벽에 세계의 모든 글자들을 새겨 놓았다는 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월' 자와 한참 뒤쪽에 있는 '세' 자도 보인다.
원래 이집트의 프롤레마이오스 1세(기원전 367~기원전 283)가 열었다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헬레니즘 시대부터 세계 최대의 도서관으로 이름을 떨쳤다.
검색대를 지나 도서관 안으로 들어서니 천장의 자연 채광으로 밝고 확 트인 도서관 내부 공간이 편해 보인다.
조용히 공부하고 있는 이집트 학생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공부에 방해하는 것 같아 아주 조심스러웠다.
도서관 내부에는 아주 오래된 인쇄 기계류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디지털 코너도 있었고, 사진이나 그림 전시관, 사본박물관, 그리고 지하에는 고고학 박물관도 있다는데 거기까진 가보지도 못했다. 아주 조심스럽기도 하였지만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으므로 도서관 내부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돌아 나왔다.
알렉산드리아는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지들에 명명한 도시 이름으로, 고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학문적으로나 중요도로나 고대에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도서관이 있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롤레마이오스 왕조의 후원으로 발전했으며 기원전 3세기 건립된 이후 로마가 이집트를 점령한 기원전 30년까지 지식과 학문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정복 전쟁이 빈번했던 고대에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여러 번 불타고 약탈당했고 결국은 전소되어 사라졌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 이집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스완 미완성 오벨리스크 (16) | 2023.02.08 |
---|---|
야간 침대 열차를 타고 아스완으로~ (30) | 2023.02.02 |
지중해의 진주, 알렉산드리아 (25) | 2023.01.27 |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Egyptian Museum) (39) | 2023.01.24 |
이집트의 첫 일정, 올드카이로(성가정 피난성당) (22) | 2023.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