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냥 좋아 본문

일상스케치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냥 좋아

다보등 2023. 4. 7. 06:13

예년보다 따뜻하던 3월에 남쪽에 온갖 봄꽃 소식에도 꿈쩍도 않던 벚꽃이 3월 말에 팝콘 터지듯 갑자기 팡팡 벚꽃이 피었다. 연분홍 벚꽃이 아파트에도, 동네 골목마다 거리마다 온갖 곳에 핀 벚꽃을 보며 집 주변에 벚나무가 이렇게나 많았나 싶은 생각을 하였다. 해마다 피는 벚꽃이건만 올해는 유난히 한꺼번에 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년에 비해 일주일 열흘 일찍 피어서일 지도 모르겠다.

벚꽃이 화사한 며칠 동안은 아침마다 일부러 동네 산책을 나갔다. 오후에도 산책을 나갔다. 벚나무 꽃그늘 아래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도 평화롭고 좋았다. 맡아질 듯 맡아질 듯 은은한 꽃향기가 무척이나 행복하게 해 주었다.
언제 이렇게 벚나무 꽃그늘 아래 앉아 멍 때린 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았지만 기억에 없다.
벚꽃은 아주 살짝 다가왔는데 나는 매우 들뜬 마음으로 마중 나와 있었다.
 

근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야외 수업을 하러 나온 듯, 싱그러운 모습
벚꽃과 목련이 피어있는 모습

 
 
오랜 가뭄 끝에 반가운 비소식, 제법 넉넉한 비가 내렸다.

그렇게 내린 비로 벚꽃은 완전히 져버렸다. 그래도 기쁘다.
며칠 행복한 산책을 하게 해 주었으니 벚나무는 할 일을 다한 것이리라.
여기저기 들려오는 산불 뉴스에 안타까운 것도 반가운 비가 내려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