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태화루, 울산시립미술관, 울산초등학교 터 본문

우리땅 구석구석~~/경상도

태화루, 울산시립미술관, 울산초등학교 터

다보등 2023. 10. 19. 11:23

엄마를 주간보호센터에 모셔다 드리고 기차시간까지 3시간가량 남아서
자투리 시간에 무얼 할까 잠시 궁리를 하였다.
친구 J가 울산대교전망대를 구경시켜 주겠다 하는데 그럴 시간이 안되어 사양했다.
리무진을 타고 울산역까지 3-40분은 가야하니 사실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멀리 갈 시간은 안되고 하여 성남동에 있는 울산시립미술관을 가기로 하였다.

언젠가 버들라인 님이 소개한 적이 있어 기억하고 있었다.
어떤 전시를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투리 시간을 보내기엔 적당한 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태화강 국가정원을 지나며 태화루가 눈에 들어왔다. 
태화루!!
마침 버스가 정류장에 멈추었고 나는 갑자기 버스에서 내렸다.

 

 
태화루는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후 2014년 5월에 지금의 태화루를 다시 세웠다. 
국가정원 십리대나무숲에서 멀리 보이는 태화루를 보기는 하였으나 이렇게  태화루에 직접 올라온 것은 처음이다.
 

태화루

 
태화루 2층 누각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있다.
태화루에 올라서니 태화강 국가정원 앞을 흐르는 태화강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막힘없는 풍경은 멍 때리며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풍경이다.
 

 
 
태화루에서 바라 보이는 태화강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런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여고시절 친구네 집이 태화루 이곳 어딘가에 있었다. 지금은 주변 주택들이 싹 다 없어졌다.
친구집에 가끔 놀러 가곤 했으나 집 주변이 나무가 우거져 시야를 막기도 하였지만 그땐 태화강에 관심이 없었다.
그 시절엔 태화강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강이 아니었다.
예전과 달리 수질도 좋아지고 주변 환경도 좋아져서 태화강은 울산의 자랑이 되었다. 
지금은 없어졌으나 태화강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쉽긴 하다.
 
 

태화루에서 보는 태화강

 
다시 버스를 타고 성남동 시계탑이 있는 곳으로 왔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옛날에 이곳은 울산의 중심가였다.
서울의 명동이나 강남쯤 되는.
 

 
 
울산큰애기가 새침한 표정으로 거리를 지키고 있다.
'울산 큰애기'는 한때 열심히 따라 불렀던 가수 김상희 노래제목이기도 하다.
 
울산 큰애기  -김상희 -
내 이름은 경상도 울산 큰 애기
상냥하고 복스런 울산 큰 애기
서울간 삼돌이가 편지를 보냈는데
서울에는 어여쁜 아가씨도 많지만
울산이라 큰 애기 제일 좋대나
나도야 삼돌이가 제일 좋더라~
 
내 이름은 경상도 울산 큰 애기
다정하고 순직한 울산 큰 애기
서울간 삼돌이가 편지를 보냈는데
성공할 날 손꼽아 기다려만 준다면
좋은 선물 한 아름 안고 온대나
그래서 삼돌이가 제일 좋더라
 
 

울산큰애기

 
 

김우진 <개>,2022
울산시립미술관

 
입장료 1,000원을 내고 들어갔다.
제일 먼저 만난 작품은 진 마이어슨, <일생에 단 한 번> 실감미디어 영상 작품으로 30분짜리였다.
그러나 차분히 30분을 볼 시간은 없었다.
 

 

강재원 <엑소2 크롭>

 
 
2층 전시실에서는 반/반이라는 작품이 전시중이었다.

<반/반>은 이동기 작가와 어린이들이 함께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참여형 전시이다.
 

 
어린이들이 나머지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볼 수가 있었다.
작품은 미완성인 채로 전시에 출품된다. 제목 그대로 작품의 '반'은 작가가 먼저 그리고 남은 '반'은 전시 동안 어린이들이 그린다. 다수의 어린이가 자유롭게 그리며 완성해갈 결과물은 물론 예측할 수 없는 과정까지도 작품이 된다.
 

 

 
삶의 풍경 : 오늘도 안녕하세요?
우리는 매일 누군가와 마주하며 건강과 마음의 안부를 묻는다.
이것은 만남의 인사말이기도 하지만 진심으로 아무 탈 없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은 말이기도 하다.
'삶은 견디는 것'이라는 문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안녕을 묻는 것은 오늘도 잘 살아있고, 내일도 편안하기를 바라는 희망의 물음이다.
 
 

심윤 <디토> 연작, 2023

'마찬가지'라는 뜻을 가진 <디토>는 흑백의 거대한 화면에 현대 직장인들의 초상을 담아낸 것이다. 일터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하는 사람들의 짧은 휴식시간을 보여주는 듯한 화면에는 매일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비극적인 감정이 표현되어 있다. 정서적으로 고갈되고 항상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회의 단면을 드러낸 작품은 관람객 또한 그림 속 사람들과 같은 형편임을 드러낸다.
 

이우성 <붉은 벽돌 위에 앉아있는 사람들>, 2014

작가의 작업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벽과 그 위에 앉은 작가의 주변 사람들을 묘사한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모양새는 일상의 사회적 활동, 그리고 여기에서 오는 또 다른 관계들을 연결 지음으로써 삶이 주는 의미들을 포착하고자 한다.
 

 
의외로 이우성이라는 작가의 작품이 많았다.
이우성(1983~)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형예술을 공부했다. 작가는 일상적인 소재에 관심을 갖고, 이를 어떠한 사회적 사건들로 연결하는 회화 작업을 펼쳐 왔다. 최근에는 사회적 군상과 그 이면의 현실을 드러냄으로써 삶이 주는 또 다른 의미를 포착하고자 한다.
 

이우성 <야근 -종로구 수송동>, 2015

 

이재석 <나의 발>

'나' 자신이 살면서 겪은 일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데 집중하고자 한 작품이다. 수평으로 넓게 펼쳐진 적갈색의 완만한 산들 위로 거대한 발이 떠올라 있는데, 이는 작가 자신의 발이며 그가 살아온 삶을 회상하는 강렬한 이미지다.
 
 

알리시아 크바데 <듀오데큐플 비 -하이드>, 2020

 
알리시아 크바데는 폴란드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서독으로 이주하여 베를린 예술학교를 졸업했다.
<듀오데큐플 비 -하이드>는 색이 다른 돌 12개가 원형으로 놓여 있고, 그 사이에 거울들이 놓여 있는 형태이다. 관람객은 작품의 주변을 걸으면서 다양한 각도로 작품을 경험하고 거울과 돌들이 만들어내는 색색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여기에는 화강암이나 대리석뿐 아니라 청동으로 만들어진 돌도 섞여 있는데 자연물과 인공물이 어우러져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이질감은 사실과 거짓이 뒤섞인 정보를 매일 접하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생각의 계기를 선사한다.
 

 
미술관 길 건너 울산초등학교가 있던 자리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내가 다니던 시절엔 울산국민학교였다.
300년 된 회화나무만이 홀로 남아 힘겹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회화나무가 있는 오른쪽으로 학교 강당이 있었다.

교사도 강당도 흔적도 없고 회화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회화나무가 저리 잎사귀가 없는 나무가 아닌데 학교의 운명과 함께 힘겨운 듯 보이는 슬픈 회화나무이다.

 

 

 

회화나무 아래 교적비가 있어 학교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있어 고마웠다. 
울산초등학교 터
1907년 1월 10일  울산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하여
1955년 1월  1일  울산국민학교로 교명이 개칭되었으며
2014년 2월까지 졸업생 21,875명을 배출하고
2014년 3월 1일 혁신도시(유곡동) 내로 이전하였음.
 

 

 
 
성남동 버스정류장에서 리무진 5003번(?)을 타고 울산역으로 왔다. 
기차 시간은 14시 55분이다.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서 역구내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메뉴판에 '소고기찹쌀미역국'이 있다.
새알이 들어간 미역국이다.
서울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경상도 음식이라 반가워서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