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강풍과 비 그리고 울릉도 일주 관광, 나리분지 본문
독도에서 돌아온 후에 숙소가 있는 저동으로 이동을 하였다.
저녁은 자유식이었고 숙소 인근에 있는 일송정에서 저녁을 먹었고, 그 밤에 억수같이 비가 내렸다.
저녁을 먹고 일행들은 노래방으로 갔고, 나는 언니랑 선화씨랑 셋이서 소화도 시킬겸 동네 산책을 나갔다가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급히 숙소로 돌아왔다. 비스듬한 도로로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서 마치 시냇물 속을 첨벙거리며 뛴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잠깐 사이에 옷도 그렇지만 신발이 흠뻑 젖고 말았다.
선명한 불빛이 번쩍하더니 천둥이 한 번 더 쿠르릉 울렸을 때 비가 요란스럽게 퍼붓기 시작했다.
비가 무섭게 쏟아지고 무시무시한 천둥과 번개가 쳤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우르릉대고 번쩍거렸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렸다.
바람소리는 심난하였고 창문을 쉴 새 없이 흔들었다.
이 야단법석을 노래방에 있던 사람들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18일 20:30 '호우주의보 발령' 안전문자가 들어온다.
태풍을 피해 많은 배들이 일찌감치 저동 항구로 들어와 있다. 오징어잡이 배들이란다.
저동항 모습은 본격적으로 비가 오기 전 풍경이다.
10월 19일(토)
밤새 바람소리를 들으며 잠을 잤다.
오전 6시 30분에 아침을 먹으러 식당엘 갔다.
저녁은 자유식이지만 아침, 점심은 일정에 포함이라 여행사에서 식당을 지정해 준다.
오늘 아침은 엉겅퀴 해장국이다. 가시가 많은 보라색 꽃이 피는 그 억센 엉겅퀴가 맞나 싶은데 울릉도 엉겅퀴는 엄청 부드럽다.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엉겅퀴 해장국을 맛있게 먹었다.
울릉도 바람이 대단하다. 험한 날씨지만 울릉 육로 'A 코스' 관광에 나섰다. 지방도 제90호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것이라 한다. 원래는 어제 오후 일정이지만 독도를 먼저 갔다 오는 바람에 바뀐 일정이다.
울릉도 거센 바다를 차창으로 감상하며 저동을 출발하여 나리분지로 간다.
바람이 거세긴 하지만 잠시 차에서 내려 삼선암과 관음도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시간을 줬다.
기상악화로 모든 시설 입장은 폐쇄였다.
관음도는 독도와 죽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부속섬으로 사람이 살지 않은 무인도이다.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관음도는 2012년 보행 전용 연도교가 놓이면서 개방되었다. 억새의 군락지이며 깍새가 많아 깍새섬이라고도 한다.
울릉도 해상 비경 가운데 으뜸으로 손꼽히는 삼선암은 지상에 내려온 세 선녀가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제일 늦장을 부린 막내 선녀바위에만 풀이 자라지 않는다.
교통 통제구간을 우회하여 울릉도 전문 운전기사만 갈 수 있을 것 같은 가파르고 좁은 도로를 간다.
큰 버스는 갈 수도 없는 길이라 한다.
안용복기념관,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을 차창으로 보며 지나갔다.
반대편 교통 통제구간 해안도로로 내려왔다.
기사가 하는 말이 3분이면 될 거리를 우회하는 바람에 10분이 걸렸단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하게 수중에 있는 전망대로 계단을 따라 수심 6m까지 내려가면 통유리창 너머로 탁 트인 울릉도 바닷속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곳이다.
역시 당연히 폐쇄되어 차창으로 아쉬운 눈길만 주고 지나간다.
울릉도 내 유일한 평지에 속하는 나리분지는 울릉도 화산 폭발 때 중앙의 분화구가 함몰되어 형성된 칼데라 분지다.
울릉도 여행의 필수 코스이다.
나리분지에 들어서며 기사아저씨가 은근히 물어 본다. 나리분지에 왔으니 씨껍데기 술맛을 보겠냐고.
흔쾌히 울릉도 씨껍데기 술을 먹어 보기로 하였다.
울릉 나리 억새 투막집(국가민속문화재 제256호)
울릉 나리 너와 투막집과 억새 투막집(국가민속문화재 제256호)
이 집은 울릉도 개척당시(1883년)에 있던 울릉도 재래의 집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너와집으로 1940년대에 건축한 것이다.
이 집은 5칸 일자집으로 지붕은 너와로 이었다. 큰방, 중간방, 갓방은 전부 귀틀구조로 되어 있는데 큰방과 중간방은 정지에서 내굴로 되었고 갓방은 집 외부에 돌린 우데기를 돌출시켜 별도의 아궁이를 설치하였다. 집 주위에는 전부 우데기를 돌리고 앞부분에는 폭을 넓게 잡은 죽담이 있다.
거센 바람 불고 비 오는 특별한 날, 나리분지에서 씨껍데기술을 맛보고 다시 돌아 내려왔다.
해안도로를 달리며 기사아저씨가 말하길, 험한 날씨에 울릉도 관광하느라 수고들 하니까 이번엔 가수 이장희를 만나게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장희씨가 없으면 그와 똑 같이 생긴 동상은 만날 수 있단다.
살짝 썰렁한 멘트였으나 기대하며 다음 코스로 간다.
'우리땅 구석구석~~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릉도 일주 버스 관광 A코스 (0) | 2024.10.31 |
---|---|
이장희의 울릉천국 (27) | 2024.10.29 |
내 생애 두 번째 울릉도, 아름다운 우리땅 독도 (38) | 2024.10.25 |
영양 산해리 5층모전석탑(국보 187호) (26) | 2024.04.28 |
영양 일월면 주실마을 조지훈 고향 (20) | 2024.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