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백만 송이 장미 배경 도시 시그나기 본문
데이비드 가레자 수도원을 떠나 시그나기로 가는 길은 지평선만 보이는 멀고도 먼 길이다.
시그나기...
원래는 어제 왔어야 하는데 버스에 문제가 생겨 하루 늦게 시그나기로 간다.
여행 15일차인 오늘은 조지아를 떠나 카자흐스탄 알마니로 가는 날이라 밤에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러니 이 먼길을 다시 돌아 가야 한다.
먼길을 달려와 오후 2시 30분경에 시그나기 주차장에 도착을 하였다.
시그나기에서 1시간을 준다.
식사 주문하고 20여분이 지나서야 음식이 나왔다. 밥 먹느라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정작 시그나기 마을은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다시 차를 타고 이동을 하였다.
이게 뭐람?
밥 먹으러 시그나기까지 온 건가?
투덜투덜...
시그나기는 제대로 구경도 못하였지만 백만 송이 장미 일화로 유명한 곳이라 니코 피로스마니에 대해 찾아 보았다.
니코 피로스마니라는 아주 가난한 조지아 화가가 살았다. 원시주의 풍의 그림을 주로 그렸는데 살아생전에는 빛을 보지 못한 작가다. 하지만 현재 조지아 최고의 화가이며, 조지아 화폐 1라리에 그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상점의 간판을 그리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니코는 평소 짝사랑하던 프랑스 출신의 아름다운 여배우 마르가리타가 자신의 마을에 공연을 온다는 소식을 듣는다. 전 재산을 털어 백만 송이 장미를 사고, 그녀가 묵는 호텔 앞 광장을 온통 꽃밭으로 만들어 흠모의 마음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떠나버린 그녀를 평생 그리워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심수봉 가수가 번안해 부른 <백만송이 장미>가 바로 이 일화를 담은 노래다.
니코가 틀에 박히지 않은 이런 그림을 그린 것은 정식으로 미술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뛰어난 재능을 보였지만 열 살이 되기 전에 부모를 잃었다. 너무 가난해 그림 배울 엄두도 내지 못해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다. 50살이 돼서야 그의 미술을 인정한 유명 화가의 추천으로 화단에 정식 데뷔했다. 하지만 그의 화풍을 조롱하는 사람들한테 상처를 받고 57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오늘날 조지아에서는 5라리 지폐에 그가 그린 그림이 도안으로 들어가는 등 국민적 화가로써의 영예를 누리고 있지만 정작 생전에는 별다른 찬사를 받지 못했고 평생 가난하게 살다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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